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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 ETC

인터스텔라, 부성애와 사랑이라는 이해하기 쉬운 주제를 가진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는 inter(상호간, 사이)라는 단어와 stellar(별) 이라는 단어가 합쳐진 것으로 사전적으로는 항성간의, 성간을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먼 과거처럼 영화 제목도 꼭 번역하는 시대였다면 "항성 사이로" 또는 "별들을 지나" 정도의 한국식 제목이 붙지 않았을까 혼자 쓸데없는 상상을 해봅니다.


사실 글쓴이는 천체 물리학의 이야기를 좋아는 하지만 당연히 이해는 잘 못하는 극히 평범한 일반인 입니다. 그럼에도 영화 홍보 영상에 자주 등장하는 가장 이론적으로 완벽한 블랙홀의 모습을 묘사했다던가 착실하게 물리학적 이론을 검증을 통해 표현했다는 이야기들을 보면서 이 영화에 무척이나 끌렸던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사실 영화를 볼 시간을 따로 내기가 참 어렵습니다. 최근에 본 영화라면 아이들과 함께 볼수 있는 어린이 영화들이 대부분 이었습니다만 올해에는 개봉하면 꼭 보고 싶은 영화가 있었는데 그 영화가 바로 인터스텔라 였습니다.


이 영화는 아내가 먼저 아이들이 학교와 어린이집에 간 사이 동네의 절친한 엄마들과 영화를 감상하고 왔는데 제가 이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것을 알고 있었고 자신도 감동도 많이 받았는지 일요일 조조 관람 표를 예매해 두었습니다.


애들은 걱정말고 보고 오라는 배려덕에 오랜만에 혼자서 홀가분하게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사실 영화를 혼자 보러간건 제 인생에 처음 있는일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영화에만 집중해서 즐겁게 영화를 즐길수 있었습니다. 조조 시간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혼자 영화를 보러온 사람들도 많아서 그다지 어색하지 않게 버터구이 오징어를 씹으며 앉아있을수 있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 영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는 전혀 없으니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우선 제가 보기에 이 영화는 그 동안 쏟아져 나온 리뷰들과 홍보 영상등에서 다루던 우주와 천체 물리학에 대한 이야기보다 우리에게 보편적으로 다가오는 "부성애" 와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는 영화 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우주나 천체 물리학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도 거의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에도 몰입해서 볼 수 있는 감동을 주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 부분도 호불호는 있을듯 합니다.)

 

 

인터스텔라는 제 개인적인 기호를 모두 만족해주는 영화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우주와 물리학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를 가지고 있었고 어린 딸과 아들이 있는 아버지로서의 입장으로 조금 더 주인공에 몰입할 수 있었기 때문 입니다.


아이들을 가진 부모의 입장에서 쿠퍼의 대사들, 그리고 조금은 뒤틀린 인간상을 보여준 만 박사의 대사들이 깊은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습니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 추억이 되고 유령과 같은 존재가 되면 된다"는 쿠퍼의 대사는 부모가 된 후에야 어느 정도 이해할수 있게 된 감정들을 직설적으로 표현한것 같아서 가슴을 때립니다. 이 영화 인터스텔라는 "우리 모두는 탐험가였다" 와 같은 유난히 명대사가 많은 영화 입니다.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종류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장대한 우주를 배경으로 인류의 미래를 놓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함께 풀어나가는데 있습니다. 가끔 영화 리뷰 댓글란에서 일어나는 웜홀이니 블랙홀에 대한 논쟁은 영화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근원적인 내용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러한 부분들은 좀더 이야기에 흥미를 주고 더 큰 감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부수적인 장치일 뿐이지요. 그래서 저 같이 복잡한 물리학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약간은 호기심을 가진 사람도 우주와 천체에 한번도 관심을 가져 본적이 없는 사람들도 영화를 보며 가슴 찡한 감동을 느끼게 만드는데 성공한 영화 같습니다.

 

그렇지만 인터스텔라는 우주, 그리고 천체 물리학에 대한 호기심도 불러일으키는 영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아마도 영화를 보고 극장문을 나서면 웜홀에 대해서, 블랙홀에 대해서 그리고 중력과 시간에 대해서 인터넷 검색 한번쯤은 해보시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부분들 때문에 제가 이 영화를 더 흥미롭게,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요즘 자주 SNS에서 링크가 되는 우주의 크기에 대해서 다룬 동영상을 보며 정말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내가 생활하고 있는 범위는 커다란 우주에서 티끌도 안되는 영역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NHK 다큐 "우주"에서 말했듯 언젠가는 인류는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진출하는 존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소름 돋는 우주의 크기

 

우리가 눈으로 확인 할수 없을 만큼 거대한 이 우주, 게다가 우리 사는데 아무 영향을 주지 않을것 같은 상상을 초월한 우주의 움직임도 사실은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얼마전 소개된 은하계를 공전하는 태양계의 움직임을 보면 우리 지구도 나선형의 회전을 하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몸속의 DNA도 이중 나선 구조이고 우리의 주변에서 항상 나선을 볼 수 있는것은 우연의 일치만은 아닐것 입니다.

 

태양계의 나선형 회전

 

오랜만에 이 영화는 우주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과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하고 인류가 가지는 보편적인 감성을 터치해 감동도 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데 성공한 영화인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극장 구경을 못했던 터라 감상이 길어진것 같습니다.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시가 영화의 내용과 적절하게 어울려서 아주 좋았는데 어떤분이 이미 전문을 번역해 놓았군요. 이 시를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딜런 토마스라는 시인이 죽어가는 아버지가 다시 일어나길 바라며 쓴 이시는 아버지라는 대상에 대입해도 또는 인류의 멸망이나는, 밤이라는 절망적인 상황에 대입해도 이 영화와 너무나 잘 어우러지는 시였던것 같습니다.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Dylan Thomas, 1914 - 1953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Old age should burn and rave at close of d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Though wise men at their end know dark is right,
Because their words had forked no lightning the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Good men, the last wave by, crying how bright
Their frail deeds might have danced in a green b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Wild men who caught and sang the sun in flight,
And learn, too late, they grieved it on its wa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Grave men, near death, who see with blinding sight
Blind eyes could blaze like meteors and be g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And you, my father, there on the sad height,
Curse, bless, me now with your fierce tears, I pra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노인들이여, 저무는 하루에 소리치고 저항해요
분노하고 분노해요, 사라져가는 빛에 대해

현자는 임종시에 어둠을 당연한 걸로 안다지만
그들의 언어는 이미 섬광을 잃었기에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선자는 마지막 파도 곁에 울지요
그들의 덧없는 행적이 푸른 강기슭에서 얼마나 밝게 물결칠까 하여
분노하고 분노해요, 사라져가는 빛에 대해

거센 사람은 나르는 태양 붙잡아 이를 노래하면서
때늦게, 태양은 간다는 슬픈 사실 알게 됩니다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근엄한 사람, 죽음을 맞아, 눈먼 시선을 뜨고
눈먼 눈은 운석처럼 불타며 즐거울 수 있는 법이니
분노하고 분노해요, 사라져가는 빛에 대해

그리고 아버지이신 당신, 저 슬픈 고대에서
격한 당신의 눈물로 날 저주하고 축복해주세요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분노하고 분노해요, 사라져가는 빛에 대해

 

 

영화를 보기전 알고 가면 좋을것 같은 중력과 시간에 대한 이야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인터스텔라가 사전에 물리학적 지식으로 무장하고 봐야하는 영화였다면 정말 지루한 영화가 될것 같습니다. 사실 그런것 전혀 몰라도 인터스텔라는 재미있게 즐기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영화속의 주요한 장치로 쓰이는 중력과 시간의 관계에 대해서 아래의 아주 간단한(내용도 짧습니다.) 상대성이론에 대한 내용을 그냥 그렇구나 정도만 이해하고 간다면 영화를 보는데 좀더 집중이 될수도 있을듯 합니다.

 

영화속에서 블랙홀과 같은 큰 중력의 영향을 받는 경우 시간이 천천히 가고 지구와의 시간이 차이가 나는 부분을 보여줍니다. 이 부분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표현 한겁니다. 이 이론은 실제로 입증된 이론입니다. 중력은 대개의 경우 푹신한 쿠션위에 무거운 쇠 구슬을 놓았을때의 모델로 비유적으로 설명을 합니다. 큰 무게를 지닌 물체는 주변의 시공간을 뒤틀리게 합니다. 쇠구슬 주변은 움푹꺼지게 될테고 그 주변에 다른 물건을 놓는다면 쇠구슬 쪽으로 마치 끌려가듯 천천히 흘러 떨어지게 되는걸 알수 있습니다.


무거운 질량을 가진 물체는 주변 시공간을 휘어지게 만든다.

 

이러한 중력에 의한 시 공간의 왜곡은 빛은 물론 시간 까지도 휘어지게 만듭니다. 이러한 상대성 이론을 발표 할때 아인슈타인은 아래 3가지 사실을 예측 합니다. 

 

1. 중력은 질량으로 인한 시간과 공간의 곡률이므로 질량이 무거운 태양 주변에서 빛이 휘어질것이다.

일단 직진한다고만 알던 빛은 1919년 영국의 애딩턴이 상대성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남아프리카에서 개기 일식때 태양 근처에서 빛이 휘어짐을 관측하여 확인함으로써 입증됩니다.

 

2. 태양과 가장 가까운 수성은 태양의 중력의 영향으로 1만년에 1도 차이로 태양 주변을 회전 할것이다.

1819년 프랑스의 르 베리에의 관찰로 수성의 근일점 이동은 이미 확인된 사실로 상대성이론은 이 운동의 원인을 설명해 줍니다.

 

3. 중력장에서는 시간이 느려질것이다

이 부분은 세슘 원자시계로 높은 고도에 두었다가 가지고 내려와 지상에 있던 시계와 확인하는 간단한 방법으로도 확인이 됩니다. 즉 지구의 중력과 가까운 해수면 주변에 사는 사람이 높은 고도에 사는 사람들보다 표가 나지 않을 만큼 아주 미세하지만 더 천천히 늙습니다.

 

위의 3번이 블랙홀 주변에서 시간이 왜 느려지는지를 설명할수 있는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론이니 미리 그렇다는 사실만 간단하게 이해하고 간다면 영화 감상이 더 즐거울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상대성이론은 우리 실생활과 먼 과학적 이론만은 아닙니다. 특수상대성 이론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은 천천히 갑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GPS의 경우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인공위성은 지구의 중력과 먼 높은 고도에 있기 때문에 앞서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위성안의 시계는 하루에 45ms 시간이 빠르게 흐릅니다. 단 위성은 지구주위를 빠르게 돌고 있기 때문에 특수상대성 이론에 의해 하루에 7ms 시간이 느려집니다. 즉 일반상대성이론과 특수상대성 이론을 합치면 하루에 38ms 로 지상보다 시간이 느려집니다. 이는 한달에 약 1초의 시간 차이를 유발하고 위치값으로 생각하면 약 3m의 오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가 GPS를 이용하기 위해서 상대성이론에 따른 오차를 보정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여담. 첫번째 별에서 이는 거대한 파도는 가까이에 있는 블랙홀의 중력(인력) 때문입니다. 지구에서도 매우 가까이에 있는 달의 인력 때문에 바다에서 조수 간만의 차가 발생합니다. 달보다 엄청나게 무겁고 커다란 중력을 가진 블랙홀이기에 그처럼 큰 파도를 만들어내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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