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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 Delicious

전주한옥마을 숙박, 연우당, 오목대, 자만마을 벽화, 전주향교, 남부시장, 청년몰

 

연우당 숙박

 

전날 간단하게 명소들을 돌아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있어서 일정을 느긋하게 잡은 건데도 좀 걸어 다녔더니 많이들 피곤한가 봅니다. 저녁 10시도 되기 전에 나도 모르는 사이 잠이 들었나 봅니다. 우리가 묵은 연우당은 한옥 숙박답게 바닥이 아주 지글지글 끓을 정도로 따뜻해서 동이 훤하게 터 오는데도 마치 바닥이 끌어 당기듯 일어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여행을 왔으니 아침 풍경도 찍어 둬야겠다는 일념으로 간신히 일어나 혼자서 해가 뜨기 시작하는 한옥마을 이곳 저곳을 산책해 보았습니다.

 

어제까지 사람들이 와글와글 하던 곳이었는데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고요하고 고즈넉한 느낌이 좋습니다. 아직도 해 대신 달이 보이지만 이미 하늘은 훤해지고 있었습니다.

 

차가운 가을 아침 공기가 목을 칼칼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서늘한 그 느낌이 싫지는 않습니다. 사람 하나 없는 거리를 거닐면서 이곳 저곳을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사진도 다 담고 제가 늦가을 아침 추위에 따뜻한 아랫목이 생각나 돌아가려는 찰나에 벌써 관광버스가 도착하고 관광객을 내려놓기 시작합니다. 아 중국어가 들리는 군요. 아무리 관광 여행이지만 이 시간에 벌써 일정이라니 정말로 강행군 입니다.

 

 

 

연우당은 아침에 따로 식사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토스트를 먹을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오늘이 귀가하는 마지막 일정이라 아이들을 깨우고 토스트를 굽습니다.

 

 

 

 

토스트 말고도 누릉지도 맛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토스트 만으로는 아침으로 좀 부족합니다. 옆방에서 묶으신 분들이 아이들이 귀엽다고 귤을 많이 주셨습니다. 슬로우 시티인 전주에 오니 다른 분들도 마음이 푸근해 지시는지 인심도 무척 좋습니다. 

 

 

서두른다고 했는데도 아이들 씻기고 연우당을 나선 시간은 벌써 9시 반입니다.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인 오목대로 향합니다.

 

 

오목대, 이목대

 

오목대 또는 이목대라 불리는 곳은 조선 태조 이성계와 정몽주와의 이야기가 얽혀있는 곳 입니다.

 

 

오목대로 가는 길은 가로수인 은행나무의 단풍이 한창 입니다. 

 

 

전주 한옥마을에는 수령이 오래되고 아름다운 나무들이 참 많습니다. 그 길들을 걷기만 해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오목대는 아주 약간 고갯길을 올라가야 합니다. 한 100미터 되는 짧은 고갯길이니 크게 힘들지는 않습니다.

 

 

-오목대, 이목대에 얽힌 이야기-

 

고려가 한참 기울어져 가던 14세기 후반, 왜구는 고려와 명나라를 번갈아 침범하며 마구잡이 약탈을 일삼았다. 강화도까지 왜구의 공격을 받고 선왕의 어진(御眞)까지 빼앗길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최무선이 화약을 개발, 1380년 진포(鎭浦,금강 하류)에서 왜선 500척을 격파하고, 왜구 수천 명을 죽이는 대승을 거둔다. 그러나 요행히도 목숨을 건진 왜구들은 배를 버리고 옥천, 상주 등의 내륙지역으로 침투, 계속해서 고려를 위협했다.

고려 조정은 이성계를 삼도도순찰사로 임명해 남쪽으로 파견한다. 이성계는 여진족 출신의 이지란과 함께 남원으로 내려가, 운봉지역에 진을 치고 있던 아지발도의 왜구를 완전 소탕했다. 이 전투가 바로 유명한 황산대첩(荒山大捷)이다.

이성계는 대승을 거두고 귀경하던 중, 선조들의 땅인 전주에 이르러 전주이씨 종친들을 불러 모아 오목대에서 잔치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이성계는 흥에 겨운 나머지 한나라 고조의 ‘대풍가(大風歌)’를 큰 소리로 불렀다. 유방은 숙적 항우를 타도하고, 통일국가를 실현시킨 뒤 유방은 고향인 패(沛)로 개선해 연회를 개최했다. 연회가 무르익자 유방은 스스로 악기를 들고 즉흥시를 읊었다. ‘큰바람이 일고 구름은 높이 날아가네. 위풍을 해내에 떨치며 고향에 돌아왔네. 내 어찌 용맹한 인재를 얻어 사방을 지키지 않을소냐(大風起兮雲飛揚, 威加海內兮歸故鄕, 安得猛士兮守四方)' 이성계는 연회장에서 대풍가를 통해 고려를 뒤엎고 새 나라를 세울 뜻을 은근히 내비쳤다.

이성계의 종사관으로 함께 온 정몽주는 마음이 착잡했다. 그래서 남고산 만경대(萬景臺)에 올라가 개경이 보이는 북쪽 하늘을 바라보며 시 한 수를 읊고는 한 숨을 쉬었다. ‘천길 높은 산에 비낀 돌길을 홀로 다다르니/ 가슴에는 시름이여 청산에 깊이 잠겨/ 맹세턴 부여국은 누른 잎 휘휘 날려 백제성에 쌓였네/ 9월 바람은 높아 나그네 시름 깊고/ 백년의 호탕한 기상, 서생은 그르쳤네/ 하늘의 해는 기울고 뜬구름 마주치는데/ 하염없이 고개 돌려 옥경(玉京.개경)만 바라보네/

1900년 고종은 태조를 기리기 위해 오목대 정상에 비석을 세우고 ‘태조고황제주필유지(太祖高皇帝駐畢遺址)'라고 친필로 썼다. 여기서 ‘태조고황제'는 고종이 1897년 황제 위(位)에 오르면서 태조에게 올린 시호(諡號)이다.

 

출처 : http://www.s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45277

 

오목대는 낮은 동산에 불과하지만 한옥마을 내려다 보이는 전경을 찍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옥마을에도 높은 전망을 제공하는 카페들이 있지만 오목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반대편인 전주 향교 쪽 마을과 태조로가 있는 한옥마을 양쪽을 모두 조망 할 수 있습니다.

 

 

 

 

 

 

자만마을 벽화

 

오목대 까지 오르셨다면 바로 옆에 있는 자만마을도 들리시길 바랍니다. 산꼭대기에 지어진 이곳은 부산의 감천마을처럼 마을을 벽화로 꾸민 산위에 자리잡은 작은 마을 입니다. 자만마을의 벽화도 예쁘고 그 주변의 수목이 울창한 산책로는 너무 아름답지만 아이들이 힘들어하고 춥고 배고프다고 난리여서 일단 자만마을 까지만 둘러보고 내려와야 했습니다.

 

 

 

 

 

그리고 간 곳은 콩나물 국박집. 전주에 왔는데 안 먹어 볼 수 없는 음식 입니다. 새우젓과 김가루를 솔솔 뿌려서 먹는 남부 시장식 콩나물 국밥은 아주 바닥을 싹싹 긁어 먹을 정도로 마약 같은 국물 맛이었습니다.

 

 

콩나물 국밥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나니 추위도 가신 느낌 입니다.

 

 

전주향교

 

배도 채웠으니 휘적휘적 걸어서 전주향교로 향합니다. 늦가을 낙엽과 함께 시골스러운 풍경이 정겹게 느껴지는 길 입니다.

 

 

 

 

 

 

 

 

향교로 가는 길에 있는 한옥들이 태조로와 그 주변의 한옥마을 중심지의 한옥들 보다 오히려 더 고풍스럽고 돌담 길들이 아름답습니다. 

 

 

길을 터벅터벅 걸어 도착한 전주 향교 무슨 행사가 있는 것인지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향교 내 나무들은 수령이 기본 350년 400년된 나무들이었습니다. 참 이곳은 성균관 스캔들이라는 드라마가 촬영된 장소이기도 합니다.

 

 

 

 

 

 

 

남부시장, 청년몰 

 

향교를 나와 마지막 목적지인 남부시장으로 향합니다.

 

남부시장으로 향하는 길도 한옥마을의 일부를 지나게 되는데 전날 가보지 않았던 남쪽 길을 크게 돌아서 가게 되어서 결국 한옥마을을 한바퀴 다 돈 것 같습니다.

 

 

 

와 오랜만에 보는 일명 똥차, 화장실 정화차량 입니다.

 

 

감자나 김. 호박들을 취긴 티각을 파는 가게에서 맛을 보고는 맛있어서 한 봉지를 샀습니다. 할머니가 아이들이 있다고 인심 좋게 많이 담아 주셨습니다.

 

 

 

 

전주 한옥마을에 올 일이 있으시다면 남부시장과 청년몰은 저녁으로 일정을 잡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원래 야시장으로 밤이 더 활기찬 곳입니다. 늦은 밤 12시까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인데 조사가 부족해서 낮 일정으로 잡았습니다. 낮의 시장은 한적해서 좀 아쉬움이 남습니다.

 

 

 

 

남부시장은 야시장도 유명하지만 이 시장 안에 있는 청년몰은 젊은 청년들이 창업을 많이 하는 장소 입니다. 시장 안에 젊은 상인들을 불러 모으고 이를 통해 젊은이들을 끌어 모은다는 시장 상인들의 전략이 먹혀서, 오래된 재래시장인 이곳은 밤이면 젊은이들이 북적이는 야시장으로 변모했습니다.

 

 

 

 

 

 

남부시장에 오셨다면 유명한 남문 피순대도 맛을 보셔야 겠지요?

 

 

어느듯 오후 1시가 다 되어 갑니다. 지친 다리를 쉬려고 야시장 안에 있는 카페에서 달달한 핫쵸코 한잔을 아이들과 함께 즐겼습니다.

 

 

 

 

 

이제는 모든 여행 일정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입니다. 어쩌다 보니 짧은 여행에 포스팅이 5개나 나올 정도로 알찬 일정을 보냈습니다.

 

 

 

 

막상 전주 한옥 마을을 떠나며 다시 북적이는 태조로를 보니 여행이 끝나가는 것이 살짝 좀 아쉽기도 합니다. 인생을 여행만 하고 산다면 얼마나 낭만적일까요? 하지만 이제는 현실과 생활로 돌아가야 할 시간, 즐거웠고 아이들과 추억을 많이 만든 가족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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