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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주제에 대한 고민관련 단상

최근 주변에서 가끔 블로그 주제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는 이웃 블로거들을 봅니다. 자신의 블로그의 주제가 시대가 변하고 유행이 변하면서 더 이상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거나 또는 본인이 흥미를 잃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주제를 변경 하자니 이제까지 그 주제로 쌓아온 포스트들이 아깝기도 하고 주제를 달리하여 새롭게 블로그를 구성하기가 망설여집니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공들여온 블로그를 접어 버리기는 싫고 어떻게 해야할까? 같은 고민을 토로하는 포스트를 본 적도 있습니다.


제 경우에도 블로그를 첫 시작한 계기는 아이폰 3GS를 회사에서 받으면서 생긴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블로그를 시작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의 특성이나 사양등에 관심을 가지고 아이폰이나 태블릿 스마트기기에 대해서 다루는 포스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분야로 따지자면 IT 블로거로 분류 할 수 있습니다. 2012년 10월에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으니 벌써 3년하고도 6개월 정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에 스마트폰은 그놈이 그놈인 스펙 평준화가 되었고 더이상 스마트기기나 태블릿 등이 어느 시점 부터 제 관심을 사로잡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그 부분 때문에 블로그 주제에 대해서는 똑 같이 고민하는 시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블로그가 어느정도 성장할 당시 네이버 오픈케스트, 다음뷰나 다음메인 같이 포털메인에 종종 오르던 글들은 모두 IT 기기나 ITC 산업에 대한 글들 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부터 이 주제에 대해서 제 관심이 식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좋아하던 것들도 더이상 취미가 아닌 일로 하면 싫어지는 법이긴 합니다. 그래서 어떤때는 IT 관련 글을 써야 하는데 하는 의무감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한동안 블로그에 글을 쓰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다행히 제 경우에 고민이 적었던 부분은 애초부터 제 블로그 제목이 나타내듯 Favorite, 즉 좋아하는 대상을 다루고자 하는 것이었기에 굳이 IT 관련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마음 편하게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블로그에는 좋아하는 역사 이야기도 다루고 최근에는 사진에 빠져 들면서 글의 많은 부분이 사진카테고리에 할애되고 있습니다.


아산 현충사의 낙수


하지만 분명 정통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들의 경우를 보면 한 블로그에는 한가지 주제로 심도 있게 운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IT이면 IT블로그, 맛집블로그, 여행블로그, 요리블로그, 시사/정치 블로그, 낚시 블로그, 사진 블로그 등등 정확한 주제를 가지고 블로그의 정체성을 확실히 드러내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제가 명확한 블로그들은 확실한 구독자 층을 만들기에 유리한 점이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블로그는 분명 2년차 정도 시점까지는 IT 블로그로 확실히 분류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여행이야기도 많이 담고 굳이 분류하자면 사진 블로그에 더 가까워져 가고 있기도 합니다만 그렇다고 또 사진을 아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지도 않습니다. 어쩌면 이젠 더 이상은 어떤 영역의 블로그다 라는 정체성을 나타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이것 저것 다루는 잡 블로그가 된 것인데 이런 포지션이 되기까지 사실 고민을 해보긴 했습니다. 일부 주제를 떼어내서 따로 블로그를 운영할까? 하는 생각도 안 해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늘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이 블로그를 주제별로 운영할 만큼 여유 있지도 못했습니다.


결국 처음 생각대로 제가 좋아하고 관심있는 것들을 다루는, 제 블로그 명칭 "Favorite"에 충실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살아가면서 뜨개질(?)에 관심이 생기면 한동안은 뜨개질 글이 올라올것이고 요리(?)에 관심이 생기면 요리글을 쓰게 될것입니다. 골프에 빠진다면 골프글을, 낚시에 빠진다면 낚시 글을 쓰겠지요. 그렇다면 또 어떻습니까 "무슨무슨 영역 블로그" 이련 명칭이 블로깅을 하는데 정말 중요할까요? 남들이 정해주는 영역에 굳이 묶여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분명 블로그는 글을 봐 주는 구독자도 참 중요합니다. 구독자를 생각하면 주제성을 드러낸 블로그가 분명 더 낫고 효율적인 전략입니다. 관심이 없는 분야의 글을 구독자가 굳이 읽을 필요는 없기 때문에 특정 주제가 명확한 블로그를 구독하는게 구독자 입장에서도 훨씬 좋습니다.

그렇지만 주제성만 중요하게 생각해서 이제는 관심도 사라진 분야의 주제를 단순히 블로그 유지를 위해서 꾸역꾸역 써야 한다면 그 것도 고역입니다. 블로그는 독자도 중요하지만 블로그를 쓰는이 Writer 도 중요한 주체입니다. 2013년 즈음 본 기억이 있는 설문조사에서 실제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왜 블로그를 운영하는가?" 라는 질문해서 그에 대한 답변의 80% 이상의 블로거가 어떤 목적 없이 그저 자신만의 만족을 위해서 블로그를 운영한다고 답변한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수익을 위해서 같은 구체적인 목적을 위해서 운영한다는 답변은 겨우 7%도 비율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블로그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스스로가 재미있고 만족스러워야 하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 부분 이라는 생각입니다. 본인이 즐겁고 관심이 있어야 글도 더 디테일하고 충실한 내용을 담게 됩니다. 억지로 주제에 맞추어 쓰는 글들은 아무리 장문을 쓰고 화려하게 꾸며도 티가 나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블로그에 분명한 주제성을 가지고 Writer가 그 주제에 관심이 많고 흥미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포스트를 작성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실 그런 경우가 가장 운이 좋고 바람직한 멋진 일이지만 가끔은 내 블로그는 이 주제로 그나마 유명해졌어,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기대하는 그 주제로 글을 써야해 라고 본인은 관심이 없는 분야에 글을 억지로 쓰다가 그만 블로그에 흥미를 잃고 아예 접어버리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어떤 주제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몇년이 지나도, 아니 평생동안 즐겁고 관심을 가지는 블로거라면 아주 운이 좋습니다. 하지만 내 블로그는 특정 분야로 이름을 얻었는데 난 이미 그쪽에는 흥미가 사라졌어라고 한다면 더 이상 억지로 글을 쓰거나 구색을 맞추어 유지하려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눈치보지 말고 본인이 적고 싶은 주제를 다루고 운영해도 좋습니다. 그것이 블로그를 접어 버리는 것 보다는 낫습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블로그도 영원하지는 않을것 입니다. 인생도 영원하지 않은데 그깟 주제를 영원히 붙들고 갈 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블로그 정도는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아도 좋지 않을까요?


오늘 글은 어떤 주제에 흥미를 예전에 잃었는데 억지로 블로그를 유지하려고 글을 쓰다가 결국은 접어 버린 이웃 블로거를 보면서 드는 짧은 생각을 한번 풀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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