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행사

2016.10.10 00:32 Favorite

수원에 살고 있지만 다른 지방 행사나 이벤트는 잘 찾아 보러 다니면서 의외로 정조대왕 행차 같은 문화 행사를 찾아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수원화성 문화제도 이런저런 바쁜 일들 때문에 찾지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제 53회 수원화성문화제의 일환으로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 행사가 오늘 집 근처를 지나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랴부랴 아이들과 함께 가 보았습니다.

 

이번 정조대왕 능행차는 8일 창덕궁을 떠나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수원화성 융릉까지의 능행차가 서울시와 수원시에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처음으로 전구간을 완벽하게 공동 재현 했다는 퍼레이드 입니다. 서울 창덕궁을 출발 9일 수원화성 행궁까지 총 46.7km 구간을 이틀에 걸쳐 3,069명이 참여하고 말 408필이 동원되었다는 역대 최대 규모의 블럭버스트 급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덕궁 앞의 출궁의식 후 배다리 도하, 격쟁 등 행사를 거치며 9일에는 시흥행궁, 안양, 의왕을 거쳐 수원화성 행궁에 도착하는 이 행사는 정조대왕 행차를 221년 만의 완벽 재현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마침 지지대 고개를 지나 수원화성으로 향하는 구간이 집 근처라서 이 행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참 재미있어하고 신기해 했는데 의상과 갑옷 소품들의 재현 상태가 이전에 보았던 비슷한 행사들에 비해 꽤나 퀄리티가 높았습니다.

TV에서 볼때에 비해 말들의 키가 엄청 커서 살짝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말을 탄 인원들이 많아서 더 볼거리가 풍부했다고나 할까요?

시민들의 환호성에 웃음으로 답해주는 분들도 많았지만 일부는 긴 장거리를 오느라 땡볕 더위에 지친 표정들도 보입니다.

 

 

 

 

 

 

 

수염을 달고 있지만 얼굴이 너무 곱상해서 자세히 보니 여자분이군요. 기마 행렬 중간 중간 여자분이 수염을 붙인 분들도 종종 보입니다.

갑주를 걸친 이들이 바로 장용영의 호위 병력일까요? 정조가 화성의 사도세자의 능을 찾은 이 행사에는 역사에 여러가지 사유가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사도세자의 능에 행차하여 그의 정적들에게 더 이상 자신이 죄인의 아들이 아니며 아버지인 사도세자를 왕의 아버지로 인정 받게 하려 하였습니다. 행차지에서 펼쳐진 장용영의 군사훈련을 통해 보여준 무력 시위는 정조 즉위초 몇번이나 그를 암살하려 한 세력들과 반정을 꿈꾸었을지도 모를 정적들을 숨죽이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정조대왕 능행차의 배경이 궁금하시다면 블로그의 이전 글들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전 글

정조, 조선의 22대 왕, 즉위까지의 험난한 길 -1-

정조, 홍국영과 규장각 -2-

정조의 업적과 그 죽음. 독살설에 대해서 -3(終)-

 

 

 

 

 

 

중간에 환호성이 들려 돌아보니 마침내 주인공인 정조의 등장입니다. 백마를 타고 만면에 미소를 띄고 연도의 사람들에게 손을 들어 답하며 등장 했습니다.

 

실제 역사상의 정조도 수원성의 백성들에게 환호를 받았을까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그에게 이 행차는 즉위 후 내내 인내심을 가지고 추진한 거대한 프로젝트의 일부이며 정적들에게 왕의 권위를 드러내었지만 결코 배척이 아닌 상생의 정치를 행하려 한 축제의 일환이었습니다.

 

 

 

 

 

 

 

 

 

 

 

이분만 복식이 독특한데 어떤 역활인지 궁금해 집니다.

 

 

 

 

 

 

 

 

행사에 참여하신 분들 대부분이 2일간의 먼 거리를 이동하느라 지칠만도 할텐데 밝은 리액션에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꼭 손을 흔들어 주시는 군요

 

 

 

이분은 "진짜 칼인지 한번 보여주세요" 어떤 꼬맹이가 외치자 칼을 뽑아서 보여주시는 군요. 말의 키를 보니 말위에서 내려치는 칼이 얼마나 위협적일지 밀리터리 매니아적인 생각도 해 봅니다.

 

 

정조가 생각한 개혁의 완성은 연산군처럼 왕 한사람을 위한 절대 왕권의 확립과 피의 복수가 아닌 상생과 화합을 이루는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당시의 노론을 설득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였습니다. 비록 유교는 종교라기 보다는 학문적인 사상에 대한 신봉에 가까웠지만 어느 시대나 그 어떤 말도 통하지 않는 광신이 존재하는 법입니다.


이 때문에 정조는 노론을 학문만이 아닌 권위로도 누르고자 모종의 계획을 세우게 되었고 그 일환으로 융릉과 가까운 수원 화성의 축조와 행궁 건설을 명했습니다.


1795년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환갑을 화성에서 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혜경궁 홍씨와 사도세자는 동갑이었기에 이 회갑잔치는 세상에 없는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한것이기도 했습니다. 즉 즉위 20년을 맞은 정조는 화성행차를 통하여 더 이상 죄인이 아닌 왕의 아버지로써 사도세자를 인정받게 하려했던 것입니다. 회갑연을 위한 출발일은 혜경궁 홍씨의 생일이 아닌 사도세자의 생일인 1월 21일로 부터 49일(49재를 고려한)이 지난 2월 9일이었습니다. 연회는 총 8일에 걸쳐 진행하였는데 이 8일은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있던 기간과 일치 합니다.

 

이 행차는 115명의 악기연주자, 238명의 기수를 비롯해 1,779명의 수행인원과 779필의 말이 동원된 화려한 어가행렬이었다고 합니다. 혜경궁 홍씨만이 아닌 사도세자까지 고려한 이 부모님을 위한 회갑연이 만 백성의 축제가 되기를 바랬습니다. 이때문인지 오늘날에도 위의 사진들에서 보시듯이 정조의 화성행차를 재연한 행사가 수원 화성 주변으로 매년 커다란 축제의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저와 아이들이 이런 행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정조는 이 화성행차를 통해 신하들에게는 임금의 권위를 보여주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화성에 도착한 직후 진행한 실전을 방불케 하는 장용영의 군사훈련은 정적들이 숨죽이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군사 훈련을 통해 정조가 창설한 장용영의 위력을 가감없이 확인한 노론들은 두려움에 할말을 잃었습니다.

 

치밀하게 이 행차를 처음부터 끝까지 구상하였던 정조는 궁으로 돌아온뒤 그 위력 과시를 바탕으로 노론을 축출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탕평의 정치를 펼쳤습니다. 정조가 원한 것은 당쟁으로 인하여 죽고 죽이는 비극이 아니라 상생을 통한 국가의 발전이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정조가 노론벽파의 핵심인 심환지에게 보낸 297통의 어찰은 어제의 정적을 오늘의 동지로 품어 더 나은 조선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져 있습니다.

 

불통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듯한 요즘의 정치권을 바라보면서 현재의 정치인들도 이 행차가 시사하는 바를 다시 한번 돌아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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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조대왕 행차를 221년만에 완벽재현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이 행사를 직접 보셨군요.^^
    저도 창덕궁에 가서 보고 싶었는데...
    이날 약속이 있어서 많이 아쉬웠답니다.
    덕분에 멋진 구경 잘하고 갑니다. ㅎㅎ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미리 알았다면 수원 화성에서 열리는 공연도 봤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좀 있습니다.
  2. 종로가 직장인데 토요일에도 일해서
    창밖으로 보이더라구요 ㅎㅂㅎ!
    우째 수원까지 걸어가느뇨...
    궁금해서 알아봤더니... 시민자원봉사자가 돌아가면서 걸어가는거더라구요 ^-^!
    • 무더위에 힘들어 보이기는 했지만 즐기는 분들도 많아서 좋아 보였습니다.
      저도 직장생활만 아니면 이런 이벤트에 참여 하면서 놀아보고 싶은 1인 입니다.
  3. 수원가면 꼭 보고 싶었던건데 매번 축구보며 치킨만 먹고 오네요 ㅎㅎ 다음에 기회 닿는다면 꼭 보고 싶네요.
    • 매년 행차는 있지만 올해는 서울에서 부터 긴 거리를 재현한 행차라 미리 알지도 못했는데 우연히 보게된게 행운이었습니다.
  4. 마지막 문장이 포인트군요.
    요거 신문에서 봤는데 장관이던데..어느덧 수원까지 갔군요.

    수원이라는 도시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행사같아 좋네요
    • 내년에는 날짜를 확인해 보고 꼭 화성에 가서 즐기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