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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코딩교육 도구 엔트리(entry), 소트프웨어 교육 도구에 대한 생각

초등생 이상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라면 요즘 관심사 중 분명 코딩교육을 어떻게 준비할까에 대한 관심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듯 합니다. 저 역시 초등학생인 아이 둘이 있는 부모로서 작년부터 코딩 교육 의무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2018년부터 코딩 교육이 의무화 되면서 의무 교육이 된다는데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준비를 시켜야 할까? 도대체 코딩 교육이란건 무엇을 어떻게 미리 대비 시켜야 하는 거야? 또 한국과 같은 무한 경쟁 사회에서는 당연히 내 아이가 두각을 드러내고 더 잘해야 할텐데 하는 욕심과 걱정도 많을 듯 합니다.


최근 2, 3년은 주로 개발 매니징 업무를 하고 있지만 13~4년 가까이 실제로 코딩을 하는 개발자로 밥을 먹고 살았던 개발자 입장에서는 처음에 어린이들에게 코딩 교육을 의무화하고 학교에서 가르친다는게 탐탁치 않게 다가 왔습니다. 하지만 실제 많은 현장에서 개발 관련 지식이나 베이스가 전혀 없는 사람은, 거의 모든것이 IT로 이루어지는 요즘의 업무 환경에서 꼭 개발이 아니더라도 서비스를 기획하고 만드는데 얼마나 무능한 모습을 보이는지 많이 봐왔던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교육이 필요한 것도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특정 사이트에 관련된 개발 업무를 한다면 실제 코딩을 하지는 않았더라도 어느정도 개발의 과정을 이해하는 기획자나 영업 담당자와 일을 할 때 훨씬 일이 수월하고 커뮤니케이션도 잘 되며, 결과도 좋았던 경험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많은 부분들, 글이나 언어, 기초적인 수학 등이 산업화 시대에 숙련된 기능인력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이제 세상의 많은 일이 IT개발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 만큼 의무 교육에 코딩이 포함되는 것도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되었던 2018년도 부터 중학교는 3년간 34시간 이상 소프트웨어교육이 필수화 되었고 초등학교도 내년부터는 총 17시간 이상 코딩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 됩니다.



아주 다양한 교육용 코딩 도구와 다양한 솔루션들이 저마다 코딩 교육툴은 "바로 나"라며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거기다 코딩교육을 위한 인원과 준비가 부족하고 학부모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보니 그저 이 새롭게 생경한 새로운 교육 과정에 대해 사교육 시장만 더 크게 열리는 혼란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내가 코딩교육 사교육을 하느니 직접 한번 가르쳐 보는게 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와 같은 실제 개발자 출신들이 코딩 교육에 대해 많은 오해를 하는 것이 지금 내가 사용해오고 있는 개발 언어를 아이들이 배우는 것이라는 착각을 많이 합니다.



제 경우에는 UNIX 서버에서 C개발을 주로 해왔고 IDE 환경에서 클라이언트 개발도 조금 걸쳐 보기는 했지만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대부분 저런 암호같은 코드를 타이핑하고 로그로 결과를 확인해 보는게 대부분의 코딩 업무이고 개발 입니다.



게다가 서버 개발자의 경우는 그저 검은 화면에 흰 글자로 된 터미널에서 VI 와 같은 편집 툴로 주로 개발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이런 환경으로 이런 걸 아이들에게 가르치라고? 하는 생각에 암담했던게 사실이었는데 실제 교재를 한번 구해보고 나니 그런 우려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초등학교 소프트웨어 교육툴이 무엇이 될지는 아직 정확한 정보가 없지만 몇몇 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 학습도구로 "엔트리(ENTRY)" 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서점에서 엔트리 교육용 교재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사실 아이들 있는 집은 주말도 바쁜일(?)이 많다보니 차일피일 미루다가 두 달 전 부터 주말중 하루만 아이에게 엔트리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가르치려면 나도 알아야 되기에 나이들어 배우는게 쉽지 않은데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사실 책 내용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물론 이건 개발을 해봤던 개발자이기에 쉬운 걸 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보면 요즘 모바일 게임 개발에서 핫한 유니티(UNITY)의 어린이 버전이랄까? 그러면서도 개발을 위해 들어가는 LOOP와 IF구문과 개념 등은 충실히 배울 수 있습니다.


사실 책이 너무 쉽다보니 굳이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을까 했지만 그건 개발을 해봤던 성인 개발자에게나 쉬운거지 초등학생 아이에게는 그렇게 쉬운건 아니구나 하는 걸 가르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책에서 설명이 빠져 있는 부분도 있다보니 개발 경험이 있으면 이른바 "통밥"으로 아 요게 바로 그거려니 하는데 아이는 몇 시간을 고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 같은 구시대 개발자(?)가 타이핑으로 주로 코딩을 했었다면 아마도 미래의 우리 아이들의 시대에는 이와 비슷하게 블럭을 쌓고 결합하는 형태로 개발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갑자기 문득 대학 때 어셈블리 명령어를 잠시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이렇게 불편하고 많은 계산이 필요한 명령어로 사람이 프로그램을 짠단 말이야? 하는 생각을 했고 그에 비해면 C언어가 정말 고급 언어고 터보C라는 막강한 통합 개발환경도 있구나(물론 지금의 IDE 개발 환경과 비교도 안되지만)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사실 이제는 C언어 조차도 대학에서도 잘 배우지 않는다고 합니다. 개발 언어는 점점 더 쉬워지고 더 대중들이 접하기 쉽게 발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큰 아이에게 4번 정도 가볍게 책 내용을 가르치고 기본 코딩 방법을 알려주고 나니 기특하게도 스스로 뭔가를 만드는 재미를 느낀 것 같습니다. 어느날 회사를 다녀오니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뭔가를 기획하고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게 프로그래밍을 처음 접했을때 저도 가졌던 뭔가를 만드려는 열망, 의지 같은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무척 피곤 했지만 아이가 원하는대로 동작할 수 있도록 일부를 고쳐주고 아직 배우지 않았던 기능도 알려주어 완성하게 하였습니다.


코딩 교육이 소프트웨어 교육에 정말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스스로 무엇을 만들것인가 기획하고 구현을 하면서 실행해보고 예상과 다른 부분은 수정하고 더 좋은 방법을 찾는 과정은 배운다는 점 입니다. 사실 이게 대부분의 개발자가 코딩을 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가 앞으로 어떤 소프트웨어 개발 언어를 쓰게 될지 무엇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결국 소프트웨어 교육, 이른바 코딩 교육은 그 근원적인 과정을 가르치는 교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발도구가 이렇게 점차 쉬워지고 누구나 의무적으로 코딩 교육을 받게 되면 미래에는 우리가 사무에 엑셀이나 워드를 쓰듯히 개발도구를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 보다 더 먼 미래에는 사실 사람은 어떤 개발을 할 것이다 정의를 하고 모든 코딩 과정은 AI가 하게 될수도 있겠지요.


아이의 3번째 실습 작품 : https://goo.gl/yTck5j


엔트리로 아이에게 책의 예제를 가르치고 나면 그 동안 배운걸 활용해서 스스로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게 해보고 있는데 나름 장면까지 바뀌는 짧은 스토리가 있는 걸 만들어 보았습니다. 몇시간이나 집중해서 만드는 모습이 부모 입장에서는 흐뭇하기도 합니다.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한데 저도 엔트리를 좀 더 배워서 제 2의 인생 준비로 아이들 모아서 코딩교육 선생님이나 해 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는 요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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