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한 꼰대라는 현상을 벗어나기

은근한 꼰대라는 현상을 벗어나기

2018.07.27 21:00 My Story & ETC

내 나이 대를 단순화해서 정의하라면 이제 이미 꼰대라면 꼰대라고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고 아니라면 아닐 수 있는 사람들이 섞여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드라마에서 내 연배에 보통 갖게 되는 차장, 부장 직급들이 젊은 주인공 직원을 억압하는 꼰대로 등장을 하는 모습을 보면 불과 몇 년 전까지 저 역시 회사에서 마주치는 꼰대들을 부정하고 싫어했던 터라 뭔가 복잡한 마음도 들고 “뜨끔” 하는 조금은 부분도 있습니다.


1970년대 중반 생으로 항상 나는 거대한 세대의 충돌의 중간에 끼여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종종 해봤습니다. 나를 기점으로 나보다 더 많은 연배와 그 아래 연배의 성향이나 생각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을 종종 경험해 왔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그런 나의 개인적인 경험들을 통한 다양한 인간상을 통해서 흔히 꼰대라는 현상에 대한 생각을 한번 가볍게 정리해 보려 합니다.


꼰대란 무엇일까?


흔히 우리가 말하는 꼰대 또는 꼰데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꼰대라는 단어에 대한 역사를 살펴 보면 다음과 같이 의미가 변화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61년 2월9일자 동아일보 – 꼰대는 “영감 걸인”을 가리키는 걸인 집단의 은어


1966년 3월8일 동아일보 연재 소설 <서울은 만원이다> - 꼰데는 “나이 많은 남자”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됨


1966년 12월24일 경향신문 – 꼰데는 탈선 10대들이 자신의 아버지를 가리켜 쓰는 또래 사이의 “은어”


1970년 11월13일 경향신문 - <KBS연속극 수다스런 계절> 선생님을 낮추어 부르는 말로 쓰인 후어린이 사회에서 유행되고 있다며 매스컴의 영향력을 지적
-출처 위키백과-


꼰대는 본래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 많은 남자를 가리켜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쓴 은어였으나 이들이 가진 공통점, 즉 빠르게 변화해온 사회에서 과거 자신이 살아온 방식 또는 과거 경험에 근거한 구태의연한 사고 방식을 강요하는 직장상사나 나이든 남자를 지칭하는 용어로 변화해 왔습니다.


왜 나이든 남자에게 쓰였냐 하면 과거에는 자신의 사고 방식을 다른 이에게 강요할 수 있는 힘이 특유의 연공서열 문화로 나이가 들었을 때와 남성중심사회에서 가부장적 지위에 의해서 쉽게 표출될 수 있었기 때문 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회가 점차 변화하면서 최근에는 여자꼰대, 젊은꼰대라는 단어도 등장하는 걸 보면 궁극적으로 “꼰대”란 자신만의 사고방식을 일방적으로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람이라고 정의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꼰대는 나이에 기인하지만은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꼰대 기질을 표출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이지 사실 꼰대는 나이에 기인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나이보다는 개인의 성향인 것 같다는 주장을 해봅니다. 


왜냐하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젊은 꼰대도 결코 드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젊어서는 직급이 낮고 발언력이 낮아 그런 성향이 두드러지지 않다가 나이가 들고 직급이 올라가고 밑에 직원이 생기게 되면 서서히 그런 성향을 드러내어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기 시작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젊어서 살아낸 시기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나이든 사람에게 훨씬 더 많이 나타나는 성향이기도 합니다.


옛날 동화나 설화를 보면 나이든 노인의 지혜와 경험이 젊은 주인공이 위기를 헤쳐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전통적인 시대에 크게 변화하지 않는 사회에서 노인의 경험은 큰 사회적 자산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불과 수십 년 새에 급격히 산업화가 되고 역동적으로 가치관이 변화해온 한국 사회에서 2, 30년전의 가치관이라면 현재와는 전혀 맞지 않는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될 수 있는 차고도 넘치는 시간입니다. 더구나 최근의 세대는 교육도 아직 미약하긴 하지만 수동적인 받아들임이 아닌 논리와 토론을 통해 받아들이고 스스로의 생각과 주장을 표출하는데 거리낌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나는 어떤 유형의 꼰대 인가?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많은 분들이 자신은 꼰대 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할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아주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뛰어난 사람도 젊은 직원들이 자신을 꼰대라고 지칭하는 걸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접 면전에서 듣지 못했다고 꼰대가 아닌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직급이 높고 팀장이나 부장이라면 아무도 당신의 면전에서 당신을 꼰대라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정 합시다 우리 모두는 조금씩 꼰대 입니다.


물론 이렇게 글을 늘어놓는 저도 사실 자유롭지 않습니다. 제가 꼰대가 아니라면 이렇게 블로그에 이런 자기 사고방식을 늘어놓으며 글을 읽는 여러분을 호도하려 할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자기 주장을 펼치는 것과 강요하는 꼰대의 차이를 혼동해서는 안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꼰대는 자기 주장을 펼치는 게 아니라 남에게도 무조건 수용하도록 강요하면서 자신은 새로운 생각이나 흐름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을 말 합니다. 애매해 보이지만 좀 더 사족을 달자면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거나 토론을 통해 이해시키고 받아들이게 하는 것과 유, 무형의 힘으로 굴복시켜 듣게 하려는 것과의 차이 입니다.

제 생각의 대한민국의 모든 상사나 나이든 남자는 예외 없이 어느 정도 꼰대라는 개념에 발을 걸치고 있습니다. 꼭 나이든 사람뿐만 아니라 젊다고 하는 많은 이들도 그렇습니다. 다만 이게 남들을 괴롭힐 정도로 심하냐 받아들여질 만 하나의 문제로 생각합니다.


앞서 저는 종종 앞뒤 세대의 틈바구니에 끼여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썼습니다. 저는 대학을 다녔지만 전공 학과의 1기로 선배가 없어 이른바 똥군기를 겪지 않았습니다. 제대 후에는 학부로 개편되며 선배가 생겼지만 1기 대다수는 타 과를 선배로 인정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진정으로 폭력적인 억압을 마주한 것은 군대가 최초였고 좀 더 세련된 억압은 회사를 다니면서 겪게 되었습니다.


때때로 나는 회사를 위해서 어느 정도 개인을 희생한다는 내 선배들의 생각에 공감도 하지만 이른바 “워라밸”,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아래 연배 동료들의 생각에도 공감을 합니다. 황희정승 같이 “너도 옳고 나도 옳다”라의 흉내 질이 아니라 그러한 각자의 삶과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 입니다.


꼰대라는 현상을 벗어나기


삶을 살아오면서 정립되는 가치관과 사고방식 때문에 우리는 나이가 들면 조금씩 꼰대 성향을 가지게 됩니다. 이건 나이가 들면 주름이 생기는 것처럼 어느 정도 피할 수 없는 자연적인 현상이라 생각이 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상종하기 싫은 “무거운 꼰대”와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는 꼰대를 자연스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대부분의 40대는 받아들여지는 꼰대일 것 입니다. 좀 더 세분화하자면 받아들여지는 꼰대 들 중 “미약한 꼰대”들이 있을 것이고 제 표현으로 “은근한 꼰대”들이 사실 우리 주변에서 더 높은 확률로 마주치는 문제가 되는 경우 입니다.

상종하기 조차 싫은 “무거운 꼰대”들은 제 개인적으로 어차피 변화하는 사회에서 자연히 도태가 됩니다. 힘과 권력을 가져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누구나 그 사람이 다루기 힘든 꼰대라는 공감대를 가지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참을 수 있거나 그 사람 주변을 아예 떠나게 됩니다.

제 생각에는 그 보다는 “은근한 꼰대”가 실상에서는 더 많은 괴로움을 줍니다. 많은 경우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았거나 주요한 자리에 있고, 때로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는 그를 꼰대라 싸잡아 매도하기 힘듭니다. 어떤 직원은 그를 꼰대라 생각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마저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 더욱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사람을 관찰하기 좋아하는 저로써는 의도치 않게 많은 이직을 경험하며 많은 유형의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예를 들자면 예전 근무했던 대기업에서 본적이 있는 한 영업 팀장은 나름의 카리스마와 열심히 일하며 회사에서도 직원들에게도 인정 받던 분이었는데 술자리에서 이런 어려움을 토로한적이 있었습니다.
“꿈을 함께하고 열심히 일하고 보람도 같이 느끼고 소통하며 달렸는데 아래 직원들이 자꾸 그만둔다. 이유를 모르겠다.”

어떤 사람들이 미생의 “오과장” 같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할 만큼 열정적이고 부하직원들과 교감하고 청렴하며 열심히 달리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저는 영업이 아닌 IT부서였지만 만약 그의 밑에서 일하라고 하면 아마 심각하게 퇴사를 고민 했을 것 입니다.

그는 워크홀릭이었고 그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은 무척 고달팠습니다. 남들보다 2배 노력하고 더 야근하고 더 열심히 달려서 해냈을 때 성취감과 동기부여도 되지만 그 것도 한 두 번이지 이게 몇 년이나 지속되면 그야말로 흔히 말하는 워라밸이 붕괴됩니다. 하지만 그건 그 개인의 영달이나 영예를 위한 욕심은 아닌 것을 알기에 참고 참고 버티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2, 3년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거나 부서를 바꿔서 떠나갔습니다.

“나는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제안사 PT를 하느라 가보지도 못했다. 우리 팀 직원들은 휴가도 자진해서 반납하고 출근해 나와 같이 가맹점을 방문했었다. 우리는 항상 이겼다.” 가끔 이런 자랑을 했는데 나는 쉴 새 없이 떠나고 다시 채워지는 그의 팀의 인사변동의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당연히 그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아무도 그를 꼰대라고 부르지 않지만 저는 그를 당연하게 “은근한 꼰대”로 분류했습니다. 다만 힘이나 권위가 아닌 유대감, 연대감과 꿈을 매개로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시대가 변했고 가치관도 변했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이 일을 시작하던 때의 분위기 및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게 문제라는 인식도 없었습니다. 자연히 그의 아래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면서도 떠나갔고 나 역시 그가 뛰어난 일꾼이란 걸 인정하지만 동시에 “은근한 꼰대”로 분류하였습니다. 전 젊은 세대는 아니지만 제게도 가족과의 시간과 제 자신을 위한 시간도 소중하니까요.

이러한 꼰대라는 현상을 피하기 위해서 “무거운”, “은근한” 꼰대기 보다는 “미약한” 꼰대가 되기 위해서 저의 소견으로는 타 세대의 가치관을 이해하는 것부터가 시작인 것 같습니다. 무거운 꼰대의 입버릇이 “요즘 애들은…” 이라면서 무조건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것부터 벗어나야겠지요.

사실 이런 개똥철학을 늘어놓는걸 보면 저도 어쩌면 “은근한” 꼰대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최대한 미약해지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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