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지도자에 대한 생각

2012.10.06 02:53 Favorite

며칠 전 안철수 출마 선언 이라는 뉴스가 각종 포털의 메인을 장식 하였습니다.

이로서 대선 주자는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라는 3각 구도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매우 흥미로운 판이 벌어 졌습니다.

(이글은 2012년 9월 작성 되었으며 당시 기준입니다. 추후 안철수 후보는 사퇴하였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훗날 가장 흥미로운 시대라고 생각되는 시대에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스의 폴리스들의 전성기에 살았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훗날의 일부 역사가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역사 시대로 평가 받을걸 알고 있었을까요?

 

이런 뉴스를 보고 생각하다 보니 문득 사람들은 어떤 지도자 유형을 좋아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지도자 유형은 사람마다 지역마다 시대마다 다른 것이고 너무 두리뭉실한 내용이 될 듯 하여 이 글을 쓰는 제가 좋아하는 지도자 유형을 써보려 합니다.

 

그래서 이글을 읽으며 제 생각에 공감이 안 되는 분들도 이런 생각도 있구나 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철수 원장의 출마 선언 : 사진 출처 -경제풍월-

 

 

 

역사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유형의 지도자는 로마 제정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카이사르 입니다.

그의 대한 기록 중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바로 사람의 마음을 알고 대처하는 능력과 그 대처 과정에서 보여주는 유머 입니다.

 

 

시민 여러분! (퀴리테스)

 

 

-카이사르 흉상-

 

이 유형의 지도자는 서구에서 가장 사랑받는 유형의 지도자라 생각 합니다. 반면 가장 증오 받는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이런 유형의 지도자를 실각 시키기 위해서는 브루투스의 암살 만이 가능한 방법이었던게 아닌가 합니다.

 

그는 '전우 여러분(콤밀 리테스)'이라는 말 한마디로 자신의 군단병들을 사지에 뛰어 들게 할 수 있는 매력과 통솔력을 보여주었고 종군 거부를 표명하며 제대를 요구하던 자신의 심복 군단병들을 단지 '시민 여러분(퀴리테스)'이라고 호칭함으로 종군 거부를 잠재웠습니다.

 

잠시 배경을 설명드리면 카이사르는 경쟁자 였던 폼페이우스를 파르살로스에서 격파 한 후 북아프리카에 집결한 폼페이우스군 잔당을 공격하기 위해 군단을 소집한 상태였습니다.

10군단은 카이사르의 심복 군단으로 북아프리카 전선에 반드시 필요한 군단이라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고 종군전 제대를 요구 하면 급료 인상등의 타협이 가능하다고 생각 하고 있었기에 쉽게 말하면 협상을 위한 파업을 한 셈이지요.

이에 대해 카이사르의 대응을 잠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대신 하려 합니다.

 

 

-로마인 이야기 5권 중 발췌-

 

"무엇을 바라는가?"

병사들은 저마다 제대시켜 달라고 외쳤다. 다음에 그 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북아프리카 전선이라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었다. 카이사르가 북아프리카에서 싸우기 위해서는 그들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제대를 요구하면 카이사르도 일시불이나 급료 인상을 약속하여 타협으로 나올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원래 그들에게는 카이사르가 전쟁을 계속하는 한 제대할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그런데 카이사르한테서 돌아온 대답은 천만 뜻밖이었다.

"제대를 허락한다."

예기치 못한 대답에 병사들이 치켜들었던 칼은 저절로 내려가고, 요란한 외침소리도 뚝 그쳤다. 무거운 침묵이 내리덮었다. 그런 병사들 위로 카이사르의 목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시민여러분(퀴리테스), 여러분의 급료도 보수도 모두 약속대로 지불하겠다. 다만 그것은 나를 따라와주는 다른 병사들과 함께 전투를 끝내고 개선식까지 끝낸 뒤에 지불하겠다. 그동안 어디든 안전한 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

카이사르의 심복 중의 심복이라고 자부하던 제 10군단 병사들은 카이사르가 그들을 '시민 여러분(퀴리테스)'이라고 부른 것에 이미 충격을 받았다. 이제까지 카이사르는 항상 '전우 여러분(콤밀 리테스)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지금은 이미 제대하여 카이사르와의 인연도 끊어진 보통 시민을 부르듯 '시민여러분' 이라고 부른 것이다.

카이사르가 자신들을 벌써 남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생각한 그들은 종군 거부도 급료 인상도 다 필요 없다는 심정이 되어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병사들은 저마다 외쳤다.

"병사로 돌아가게 해주십시오."

"카이사르 밑에서 싸우게 해주십시오."

여기에 대해 카이사르는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카이사르의 제 10군단이라는 자부심으로 우쭐대던 그들도 의기 소침 해졌다. 다음 전쟁터인 북아프리카로 가는 군단의 집결지가 시칠리아 섬의 마르살라로 결정된 뒤에도 제 10군단에만은 출동 명령이 하달되지 않았다. 제 10군단 병사들은 출동 명령을 받고 시칠리아로 가는 다른 군단을 풀죽은 개처럼 슬금슬금 뒤따라 갈 수 밖에 없었다. 카이사르가 그들에게 참전을 허락한것은 마르스 광장에서 '단체교섭'이 있었던 날 부터 두 달 가까이 지난 뒤였다.

-이하 생략-

 

이 휴먼 코미디의 뒷 애기에서 물론 10군단은 전쟁터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싸웠다 일까요?

제가 생각 하기에 카이사르가 보너스도 주지 않고 급료도 올려주지 않고 종군 거부를 한 군단을 부탁도 아닌 자발적으로 참전하게 만든건 단 한마디였습니다. "시민여러분"

 

정확하게 파업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선택한 한마디의 말로 사태를 해결한 것 입니다.

이런한 능력이 현재의 대선 후보들에게도 있을까요?  이런 수준의 대처를 보여주는 후보가 있다면 두말 없이 표를 행사할 생각 입니다.

 

카탈리나 역모사건

 

 

급진적인 부채 탕감 정책을 내세워서 집정관에 출마 했던 카탈리나라는 원로원 의원은 원로원의 보수적인 세력의 방해로 당선에 실패하는데 이에 불만 세력을 규합해 쿠데타를 계획합니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사전에 누설이 되어버렸고 이에 당시 실력자인 크라수스와 함께 카이사르도 가담자라는 의혹을 받게 되었습니다.

 

원로원에서 이 사안에 대해 논의되고 있을때 카이사르는 자리에 않은채 노예에게 편지를 적어주고 지시를 내렸고 얼마 후 밖을 다녀온 노예는 주인에게 답장인듯한 편지 한통을 건내주었습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동료 의원 카토는 카이사르가 카탈리나 일당과 은밀한 연락이 있다는 증거라며 편지 공개를 요구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편지는 카이사르의 애인과의 연애 편지였고 원로원에는 폭소가 터져나왔으며 카이사르는 역모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털어 버립니다.

 

유머러스한 대처였지만 분명히 계획된 행동 입니다.

이러한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사람을 음모가라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을듯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지도자라면 저정도의 대처 능력은 있어야 한다고 보고 무엇보다 유머로 풀어낸 대처 능력을 높이 평가 합니다.

 

이런 유머스러운 대처가 상황을 반전 시킨 예는 현대에도 많이 존재 합니다.

제가 어릴적 TV에서 가장 많이본 인물은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같습니다. 재선을 하다보니 어린 시절에는 미국의 대통령은 당연히 레이건이 계속 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자주 방문하는 블로거의 글을 소개 합니다.

 

84년의 레이건 vs 먼데일 토론이다. 당시 73세의 고령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레이건대통령에 대해서 많은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대선토론진행자가 “극심한 스트레스속에서도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며 나이문제에 대해서 질문했다. 그러자 레이건은 “”I will not make age an issue in this campaign. I’m not going to exploit for political purposes my opponents youth and inexperience.”(나는 이번 대선에서 나이를 문제삼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내 상대의 젊음과 짧은 경험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조크했다. 순간 상대후보인 먼데일을 포함해서 폭소가 터지며 그 이후 더이상 나이문제가 대두되지 않았다고 한다. 나중에 먼데일후보는 “그때 이미 내가 졌다는 것을 직감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출처 : 에스티마의 인터넷 이야기 http://estima.wordpress.com/2012/10/01/tvdebate/ -

 

위의 예 에서도 나이에 따른 노쇠 대한 네거티브한 공격을 차단하고 오히려 재선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것은 유머러스 하면서도 날카로운 조크 였습니다.

 

적어놓고 보니 제가 좋아하는 지도자는 사람의 마음을 파악 할 줄 알면서 간결한 언어구사 능력과 유머가 있으면서도 미래에 대한 계획에 치밀한 사람을 좋아하는 듯 합니다.

 

한국의 지도자들 중 생각 없는 말 한마디로 매장당하거나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가장 경계 해야할 지도자

하지만 언어 구사 능력은 좋을지 몰라도아래 사진의 인물 처럼 외국, 외국인, 집시, 유태인, 자국내의 반대세력에 대 네거티브로 똘똘 뭉친 공격으로 정권을 잡은 지도자는 제가 가장 싫어하는 유형입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이런 유형의 지도자는 대부분 극단적인 공격성으로 상대를 공격하고 유머라고는 없지만 (히틀러가 유머러스하다는 기록은 못 본듯 합니다.) 어려운 시기에는 가끔 너무나 힘든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 들어 민심을 얻기도 합니다.

 

 

끝으로 카이사르의 유명한 말들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

 

1. 주사위는 던져졌다!

카이사르가 내전을 결심하고 루비콘강을 건너 로마로 진군 할때 던진 말입니다.

 

2.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

폰토스 왕 파르타케스를 격파한 후 원로원에 보낸 보고서의 시작 3마디

왔다, 보았다, 이겼다 이 3단어의 보고서 서두는 요즘의 장황하기만 한 보고서들도 본 받을 필요가...

 

3, 브루투스, 너 마저

자신을 암살하는 암살자들 중 브루투스(그의 공식적인 애인의 아들, 위의 편지 에피소드의 그 애인)를 알아보고 던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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