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는 요즘 대란으로도 여러 블로그 글에 많이 등장하는 캐논 EOS M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할 당시에 초기 가격으로 아주 비싸게 샀습니다.
카메라에 대해서 잘 모를때라(지금도 잘 모르지만) 사고나서 후회도 좀 했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블로그용으로는 잘 이용하고 있는 카메라 입니다.
조금 아쉬운 점은 구입했을때 스트로브를 구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인데 최근에 와서 야간에 몇번 촬영을 해보고 하나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난달 블로그의 구글 애드센스 수입으로 EOS SPEEDLITE 90EX를 하나 장만 했습니다.
박스가 있는 정품 제품은 아니고 저렴한 맛에 박스없는 벌크로 장만을 했습니다. 가격은 박스정품이 11~9만원대였고 벌크는 5만원대 였는지라 싼맛에 벌크를 선택했습니다. EOS SPEEDLITE 90EX 스트로브의 경우 EOS M 미러리스 카메라에는 마치 구성품처럼 포함되는 셋트이기도 했는지라 별다른 고민없이 구입했는데 아뿔사 각도 조절이 안된다는 걸 배송 받고야 알았습니다. 작은 물건을 사더라도 이것저것 열심히 따져보지 않고 충동 구매한 댓가 입니다.
스트로브를 구입한 이유는 최근에 야외에 많이 나가면서 야간에도 아이들 사진을 촬영할 일들이 많았는데 야간에 찍은 사진이 하나도 건질게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부터입니다. 물론 EOS M도 욕은 많이 먹고 있지만 엄연히 카메라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카메라 보다는 밝게 사진이 나오긴 합니다. 위의 사진도 사실 해질녁 컴컴하던 시간에 찍은 사진인데 얼핏 보면 낮에 찍은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확대해 보면 역시 낮에 찍은 사진과 달리 엄청난 노이즈를 확인할수 있습니다. 이게 스마트폰으로 옮겨서 작은 화면에서 보거나 잘 모를때는 그러려니 하지만 요즘은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이나 TV같은 과거보다 큰 화면으로 사진을 보는 일이 늘어나다 보니 이런 노이즈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이게 한번 보이고 나서도 비교 대상이 없다면 또 그러려니 했을겁니다. 하지만 똑 같이 야간에 촬영을 했는데 고가 DSLR로 찍은 한쪽의 사진은 거의 노이즈 없이 깨끗하고 제 사진은 건질게 없다고 느껴지면 장비병이 도질수 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저는 실용주의 된장남이다 보니 어떻게든 있는 카메라로 커버하려고 노력중입니다. 밤에도 잘 나오는 고급기종의 DSLR 은 가격대를 보고는 바로 쇼핑몰 창을 닫아 보았습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미러리스로 커버를 할려다 보니 야간 사진을 거친 흑백 필터로 촬영하고는 원래 그런것이라고 우겨보기도 합니다.
아래 사진도 한밤중에 플래시 없이 찍은것 치고는 잘 나왔다고 생각했지만 TV로 보면 아래처럼 보입니다. 꼭 야밤이 아니라도 실내에서 촬영한 사진들 중에는 이런 현상들이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고화소에 높은 ISO 설정이 가능하면서도 노이즈가 거의 없는 고가의 카메라를 사기에는 외벌이 가장의 어께가 무겁습니다. 또 비록 된장남을 자처하지만 앞에 "실용주의" 를 붙일만큼 짠돌이에 속하는 저로써는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이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스트로브를 구입해서 해소해보는 방향으로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과거에도 플래시를 쓰면 사진이 하얗게 나오거나 번들거림을 경험했는지라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각도를 잘 조정해서 천장 바운스등을 이용하면 되지 않을까? 하고 좀 쉽게 생각했습니다.
벌크다 보니 박스 없이 둘둘 말린채로 도착한 EOS SPEEDLITE 90EX, 겉 모습이 무슨 상관이야 플래시만 잘 터지면 되지 하고 포장을 뜯었습니다.
스트로브 치고는 워낙 사이즈가 작다보니 요렇게 작은 파우치에 쏙 들어가는 군요
그런데 아뿔사, 앞서도 이야기 했듯이 이녀석은 각도 조절이 되지 않습니다. 직사만 가능한 스트로브였던 것이었습니다. 무선 동조기능이 있다고 하는데 내장 플래시나 다른 플래시가 없는 제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인 기능 입니다.
크기는 정말 작고 컴팩트 합니다.
어쨋든 플래쉬를 터트리고 사진을 촬영해 봤는데 역시나 입니다. 직사다 보니 대낮같이 환하게 나오는 군요. 노이즈는 없지만 이런 사진을 원했던게 아닌지라 부랴 부랴 검색을 통해서 광량을 좀 퍼트리는 옴니 바운스라는 녀석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격은 35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보니 일말의 희망을 안고 구입했습니다.
이런 흰색의 반투명한 플라스틱 덮개로 플래시의 지나친 광량도 출여주고 빛도 분산을 시켜 줍니다.
EOS M 에 캐논 SPEEDLITE 90EX 스트로브와 옴니 바운스까지 장착한 모습인데 꽤 우스꽝스럽긴 합니다. 옴니 바운스 역시 스트로브 모델별로 동일한 모델명을 사용하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 사진은 플래시 없이 밤에 형광등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한 사진 입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외부의 불빛이 조금 있는 상태였습니다. 사진의 거친 노이즈들은 굳이 확대하지 않아도 보이실것 같습니다. 색상도 어딘가 원래의 사물의 색과는 많이 다른 색이 나옵니다.
플래시 광량을 -1(EOS M에서 90EX의 경우 -2 에서 2 까지 표시된 단계로 광량 조절을 할수 있스니다.)로 줄인 상태에서 촬영해 보았는데 역시 원래 색상보다 훨씬 밝은 노란색이 나옵니다. 거기다 번들 거리는 느낌도 남아 있습니다. 아마 이정도면 사람을 촬영하면 얼굴 역시 허옇게 나올겁니다.
마지막 사진은 광량은 -1 로 동일하게 두고 옴니 바운스를 씌웠을때 입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그나마 가장 원래의 색상에 가깝고 번들거림도 좀 덜한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90EX에 3,500원짜리 플라스틱 쪼가리를 더하면 야간에도 사진을 촬영해 볼수는 있을듯 합니다.
스피드라이트 90EX 처럼 각도 조절이 되지 않거나 내장 플래시만 있는 경우라면 제가 이용한 옴니 바운스를 쓰신다면 조금 나은 사진을 얻을수 있을것도 같습니다. 90EX의 경우에 무선동조 기능이 있어서 보조적인 플래시로 구입하시는것을 고려하는 것은 나쁘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이번에도 느낀 교훈은 물건은 기능을 정확하게 잘 보고 사야한다는 것과 역시 너무 싼것만 찾으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그나저나 저렴하게 장비병을 일단 잠재우기는 했으나 한번 일어난 DSLR 고급 기종에 대한 열망이 쉬이 사그라 들진 않는것 같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로 만족하는것은 아마도 올해가 한계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