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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 Story of Kings

광복70주년 우리 사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 꼭 해야만 할 일들

 

임진왜란 직후 선조는 공공연히 "조선의 군사들이나 의병들이 세운 공은 거의 없다 모두가 상국 명나라가 구원해준 덕분에 조선이 살아남았다 재조지은 (再造之恩)을 잊어선 안 된다" 라고 말하곤 하였습니다. 분명 조선군과 광해군과 의병들의 활약이 왜란 극복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을 선조는 알지 못했기에 그와 같은 말을 했던 것일까요?


실제로 왜란후의 논공행상에서 선조는 자신을 의주까지 호종한 내관들까지 무더기로 공신으로 녹훈하면서 정작 노고를 위로하고 공을 기렸어야 할 의병장들을 외면하였습니다.


조선왕조실록 갑진년(1604년) 6월25일자엔 <대대적으로 공신을 봉하니 명칭은 호성 공신, 선무 공신, 청난 공신이다>는 제목의 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의주까지 거가(車駕)를 따르며 호종한 사람들은 호성공신(扈聖功臣)으로 3등급으로 나누고, 왜적을 친 제장(諸將)과 군사와 양곡을 주청(奏請)한 사신(使臣)들은 선무공신(宣武功臣)으로 3등급으로 나누고, 이몽학(李夢鶴)을 토벌하여 평정한 사람은 청난공신(淸難功臣)으로 3등급으로 나누어 차등 있게 명칭을 내렸다'고 돼 있는데 그 공신의 수가 백 명을 넘었습니다.


선조의 목릉

출처 : https://ko.wikipedia.org

 

피란길에 오르는 선조의 어가행렬

출처 : https://ko.wikipedia.org

 

그런데 왜적과 싸워 공을 세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무공신으론 이순신, 권율, 원균 등 장수 3명이 1등, 김시민 등이 2등에 녹훈됐을 뿐 곽재우(郭再祐)를 비롯 정인홍(鄭仁弘), 김면(金沔), 신갑(辛碑), 이일(李軼), 이주(李柱), 김덕령(金德齡), 조헌(趙憲), 우성전(禹性傳),서산대시(西山大師), 최경장(崔慶長) 최경회(崔慶會) 형제 등 많은 의병장은 녹훈에서 제외되어 공신의 호를 받지 못 했습니다.

 

공신의 호를 받지 못했을 뿐이라면 모르겠으나 전쟁이 끝난 후 이들 의병장들은 선조의 의심과 용렬함으로 인해 김덕령 장군은 역적으로 몰려 무고하게 옥사를 치루다 사망 하였습니다. 그의 부관이던 최담령도 고초 끝에 겨우 살아남아 재야에서 폐인 행세를 하며 숨어지내야 했습니다. 이산겸 장군 역시 송유진의 난의 수괴로 지목되어 실제로 그가 수괴가 아니라는 정황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역모의 죄를 뒤집어쓰고 처형되었습니다. 곽재우 장군 역시 이몽학의 난에 연루되었다 하여 문초를 받았으나 다행이 풀려나올 수 있었습니다. 동료 의병장 들의 참혹한 옥사를 본 그는 이후 낙향하여 재야에 묻혀 살며 중앙의 부름에 일절 응하지 않는 삶을 살았습니다.

 

이처럼 임진왜란 후 논공행상에서 선조를 따라 의주까지 도망을 갔던 대신들은 80여명이나 공신에 올랐지만 전투에서 피를 흘리며 목숨을 걸었던 전공자들이 공신이 된 것은 겨우 18명이었습니다. 이렇게 피로써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사람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핍박을 받는 상황은 이때 이미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이 되었던 것일까요. 이러한 역사는 40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러 일제강점기 해방 후의 독립투사들과 그 후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반복되게 됩니다.

 

독립투사들의 후손들의 수난에 대해서는 이미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될 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아래의 버락킴님의 블로그 내용과 그 블로그에서 소개한 기사링크로도 독립투사들의 후손들이 어떤 수난을 당했는지 예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억장 무너지는 이야기.
"나 사는 모습보면 누가 애국하겠나"…독립운동가 유족의 恨

정부 보조금 월 50만원…하루하루가 힘든 독립운동가 유족  - 이 링크 내용 중 독립운동 하면 3대가 망한다는데 라는 부분에서는 답답함만을 느낍니다.

 

그외 몇 가지 기사를 더 찾아봐도 마찬가지 입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 생활고에 시달려

대한민국에서 독립운동가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것!! 하면 대대손손 고통

 

제목만 봐도 정말 억장이 무너지고 답답함 마음만이 몰려오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위의 기사들 중 "독립 운동가 후손들 생활고에 시달려" 라는 기사중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들이 있습니다.

 

안중근 의사

출처 : https://ko.wikipedia.org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안중근 의사의 일가들은 독립운동에 투신한 사람들만 해도 40명이지만 안의사의 맏아들은 겨우 6살에 일제 밀정에게 독살을 당했고 그의 부인은 상해에서 명을 다했습니다. 사촌 동생인 안경근씨는 4.19 이후 민주 정치를 위해 나섰다가 5.16 쿠데타 정권에 의해 7년동안 투옥당했고 조카 안민생씨 역시 5.16 정권에 의해 10년을 투옥 당했습니다. 이후 그의 일가는 해외로 뿔뿔이 흩어졌다고 합니다.

 

단재 신채호

출처 : https://ko.wikipedia.org

 

단재 신채호 선생의 아들인 신수범씨는 신채호 선생이 임시정부 시절 이승만의 정책에 반대했던 일 때문에 자유당 정권의 눈밖에 난 직업을 잃고 넝마주의, 부두 노동자로 떠돌이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기사들을 보면서 놀라웠던 일은 단재 신채호 선생의 국적이 아직도 회복되지 않고 무국적자로 남아있다는 사실 입니다. 일제의 호적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며 망명을 떠났기 때문인데 광복 후에도 호적에 없다는 이유로 그의 선생의 국적은 회복되지 않았고 선생 명의 집과 땅도 같은 이유로 인정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신채호 선생의 며느리 이덕남씨는 과거 발언에서 나라를 되찾은지 65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아버님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가지고 국가와 싸워야 한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자부심을 갖는것은 이땅에선 사치이다"와 같은 취지의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2009년 4월 13일에야 신채호 선생의 국적이 회복되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역사시간에 배우고 너무나도 잘 알려진 독립운동가의 후손들도 이럴진데 수 많은 독립운동가들 후손의 삶이 어떨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방 이후 이념대립과 청산되지 않은 과거로 인해서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수 많은 독립 운동가들이 많습니다.

 

 

고교때 읽은 소설 중 이젠 제목이 기억나지 않던 소설의 내용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같은 동네 친한 친구였던 고등학생이던 두 주인공, 부자집 아들이 대학에 합격한 날 조금 가난한 집 아들이 너무나도 친한 친구 사이였던 부자집 아들의 멱살을 잡고 평소 피우지도 않던 담배를 피우며 그에게 욕설을 하며 절교를 선언합니다. 알고 보니 독립군이었던 가난한집의 할아버지가 친일파였던 친구네 할아버지에게 죽음을 당했던 일을 알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사실을 알게된 부자집 친구는 집에서 나와 대학을 다니며 운동권에도 기웃거리며 저항하지만 결국 너무나도 비참한 가난에 굴복해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후 산부인과 의사가 된 부자집 아들은 산후통으로 죽어가는 아내를 리어카에 싣고 달려와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하는 공장 노동자인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세월이 오래되어 정확히 옮기지는 못하지만 소설의 내용 중 이러한 말들이 어린 제게도 너무나 와 닿는 말이었습니다.. "독립군은 뺑끼쟁이(페인트공) 아들을 낳고 뺑끼쟁이는 미싱공 아들을 낳고, 친일파 경찰은 국회의원 아들을 낳고 국회의원은 의사 아들을 낳고......"

 

그야 말로 소설 속의 이야기들이 그대로 재현된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임란 후의 선조가 그랬고 건국 후의 이 땅의 지도층들이 그랬듯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과 그 후손들에 대한 대우는커녕 핍박을 가했던 역사는 이제는 끊어내고 바로잡아야 할 역사의 부분 입니다.

굳이 프랑스의 반민족행위 청산과 유공자 대우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이러한 일들의 바로잡음이 없다면 앞으로 국난이 닥쳐왔을 때 그 누가 나라를 위해 험난하고 어려운 길을 가려는 결정을 하겠습니까?

 

1945년 8월 15일 광복

출처 : https://ko.wikipedia.org

 

올해 8월 15일은 광복 70주년 입니다, 아직도 늦지 않았습니다. 과거를 청산하고 국가 유공자를 제대로 지정하고 이들 후손에 대해 충분한 대우를 해주어야 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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