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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 Delicious

행궁동 문화재생공간 대안공간눈, 수원화성 아이파크 미술관

수원시 가족스토리북 만들기 두번째 시간으로 지동 벽화마을을 둘러본 후 들린 곳은 행궁동 "대안공간눈" 입니다. 원래 대안공간은 미술관ㆍ화랑의 권위주의와 상업주의에서 벗어나 미술가의 제작 활동과 유기적으로 결부된 비영리적인 전시공간을 이르는 말인데 제가 들려보고 나중에 이곳의 사연을 검색을 통해 확인해 보니 또 다른 의미의 대안공간으로 이곳이 자리잡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행궁동 벽화마을 초입에 있는 화려한 색체의 벽화가 있는 건물, 이 곳은 이윤숙(안나, 56) 대표와 김정집(바오로, 60) 관장이 운영하는 비영리 전시공간입니다. 입구는 좀더 직진해서 행궁동 벽화마을 입구로 들어서면 됩니다.

 

수원화성이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고 한동안은 이 지역의 큰 자랑거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를 보존하기 위해 주변의 개발이 엄격하게 제한되면서. 사람이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몇 년째 주민을 위한 정책은 전무한 상태이고 일단 개발이 제한되자, 행궁동 주변은 대책 없이 낙후되어갔고 허물어가는 집들과 쓰레기, 빈집을 아지트삼은 비행청소년들이 동네의 치안을 위협했다고 합니다.

 

조각가이자 미술학원 원장으로 오랜 시간 학생들을 가르쳐온 아내 이윤숙 씨를 보며 미술관이 생기면 사람들이 모일 거라 믿은 김정집씨는 1960년대에 지은 북수동의 집을 개조해서 대안공간으로 미술전시가 가능한 공간인 "눈"을 만들게 됩니다. 아내의 제자들이 미술을 전공하고도 일자리는 물론 전시할 공간마저 마련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기 때문인 이유도 있었다는군요.

 

이제는 유명해진 행궁동의 벽화들도 이곳에서 시작한 "이웃과 공감하는 예술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안공간 눈이 자리잡은 행궁동 벽화마을 벽화들은 일부가 붉은 칠이되어 훼손되는 등 분명 어떤일이 있었는듯 합니다.

 

호기심에 뉴스를 찾아보니 다음과 같이 시의 문화시설 지정과 관련된 일부 주민들과의 갈등이 있는 듯 합니다. 다만 라켈 셈브리(브라질) 작가의 ‘금보여인숙 물고기’ 같은 희소성 있는 유명한 벽화의 훼손은 개인적으로도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뉴스링크 : 수원 행궁동 벽화마을 문화시설 지정 갈등

 

뉴스 내용중 문화시설 지정과 관련된 벽화 훼손에는 개발업자들이 빌라를 지으면 돈을 벌수 있다고 일부 주민들을 부추겼다는 주장도 있듯이 그 동안의 개발제한 때문에 사유재산권이 침해 당했던 주민들 입장도 한번쯤은 생각 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화시설 지정이 재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희망이 사라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더래도 충분히 다른 방법으로 의지를 알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벽화의 훼손과 같은 과격한 행동은 필요한 주변의 지지도 얻지 못하고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짧은 생각으로 이루어진 무분별한 테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훼손되기 전의 금보여인숙 물고기, 라켈 샘브리(2010)

이미지 출처 : https://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683721

 

 

 

개발제한으로 낙후되어 가는 동네를 살리고 위해 대안공간을 통해 문화의 공간을 만들어 사람이 모여드는 공간을 만들려 했던 의지와 문화시설 지정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의 벽화 훼손같은 일들이 작은 동네, 거의 같은 공간이나 다름없는 좁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마치 현실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는것 같아 씁쓸함이 느껴집니다.

 

이 좁은 공간에도 스스로 담벼락을 헐어서 공연 무대를 만들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주민이 있는가하면 희소성 높은 벽화에 붉은 페인트를 뿌려 훼손하며 자신의 이익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도 같이 사는것이 마치 인간 세상의 축소판 같기도 합니다. 

 

 

사실 방문했을때는 위의 사실은 잘 모르고 방문했기에 낙후된 공간을 예술적으로 꾸민 이 공간에 그저 감탄하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더 이상 갈등없이 이 곳의 시도가 더 성공적으로 자리잡길 바래 봅니다.

 

 

행궁광장에서 길을 건너 조금 걸어가면 눈에 딱 들어오는 대안공간눈의 독특한 벽화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이곳이 입구인줄 알았습니다만 멋진 색상의 벽화로 꾸며진 이곳으로는 입장을 할 수는 없습니다.

 

 

행궁동 벽화마을에 들어서 아주 조금만 걸어들어가면 기존 집의 벽과 구조를 그대로 살린, 작지만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집이 보입니다. 이곳이 대안공간'눈'의 입구 입니다.

 

 

입구에는 봄눈 카페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꿈다락 프로그램 주관 선생님들이 이곳에서 지동에서 스탬프를 3개이상 받은 경우 커피와 음료를 받을 수 있게 조치해 두어서 이르게 다가온 무더위에 느끼던 갈증을 조금 해소 할 수 있었습니다.

 

 

예술 작품들을 상시 전시하는 "예술공간 봄"이 꺽어지는 맞은편 건물을 돌아나가면 마주 칠 수 있습니다.

 

 

이곳을 돌아보며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뭐랄까 기존의 틀과 구조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이런 공간을 꾸밀수 있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유럽의 오래된 가옥들을 신식의 멋들어진 콘트리트 건물로 바꾸지 않고 다소 불편한 그 공간을 잘 활용해 멋드러지게 꾸미듯 말입니다.

 

사실 기존의 제 취향이라면 동아시아 신흥국들 주요도시에서 볼 수 있는 우뚝솟은 높은 고층건물들과 화려한 조명의 야경라인으로 비유 할 수 있습니다. 그 생각이 좀 바뀐건 아마도 TV등에서 볼 수 있는 유럽의 도시들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가득찬 거리등을 인상깊게 보면서부터였나 봅니다. 어느순간 부터 화려한 도시의 고층 빌딩과 스카이라인이 마치 졸부의 과시 같이 가벼워 보이기 시작한 것은 나이가 들어서이기 때문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분명 반지하방이나 지하실 같은 공간이었던 곳도 이렇게 전시공간으로 재탄생되어 예술이 숨쉬는 공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입구에 걸린 옛사진속에는 이제는 훼손되어 볼 수 없는 금보여인숙 물고기 같은 휘귀한 외국 얘술가들의 작품도 보입니다. 지금와서 이사진을 보니 다시 한번 큰 아쉬움을 느낍니다.

 

 

카페앞의 정은은 자그마한 정원이었지만 편안함과 소탈한 멋스러움이 있는 공간 이었습니다.

 

 

시원한 커피와 음료를 마시며 자연스럽게 일행들과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좀 이른 초여름의 햇빛은 너무 덥지않고 가끔은 골목길을 스쳐가는 바람이 불어오는 잠시의 평화로운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늦어진 레고 택배 소식에 얼굴이 어두어진 아들이 좀 짜증을 부리기 시작해서 아주 잠시 누리고 깨어진 평화이긴 했습니다.

 

 

우리가 참여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수원시 가족스토리북 만들기 프로그램으로 한번에 꽤 많은 사람이 방문해서인지 아니면 원래 있는 정기공연인지 골목길안에 있는 노천무대에 클래식공연이 있었고 파전과 김치전을 구워서 음악을 들으며 즐기는 시간도 마련되었습니다.

 

클래식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도 마치 왁자한 동네잔치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대안공간 눈 다음의 코스는 수원행궁광장 한켠에 자리잡은 아이파크 미술관 입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코스는 벽화마을 같은 과거 쓰임의 용도가 다한 공간을 문화예술 복합 활동지로 사용하는 재생공간, 그리고 기존 미술관과 같은 체계를 벗어난 실험적인 대안공안 , 마지막으로 일반적인 미술관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군요. 잘은 모르지만 수원 가족스토리북 주최측에서는 분명 의도하는 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날 아이파크 미술관에서는 두가지 주제의 전시회가 메인으로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 두가지 중 하나의 주제를 선택해서 도슨트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구조의 건축"이라는 주제로 동양 성곽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수원화성을 키워드로 수원화성이 지닌 미학적 가치를 건축과 시각예술의 시선으로 선보인 전시회이고 다른 하나는 "금하는 것을 금하라" 라는 주제로 수원의 여성시인 "나혜석" 타계 70주년을 맞아 여성과 관련된 금기와 고정관념에 대한 주제의 전시회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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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전시회는 미술관 도슨트 설명을 통해 진행이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나혜석 시인의 생애를 표현한 사진 합성 작품을 관람했고 이어서 현대사회에서 여성에게 원하는 마치 화장품 모델 사진같은 정형화된 모습, 여자 아이는 핑크, 남자 아이는 블루로 대표되는 색상의 고정관념, 여성 가극단으로 남자 연기를 해야 했던 여배우에 대한 전시까지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흥미롭게 전시물을 구경하였는데 아직 어린 둘째의 관심은 페타이어를 재 활용한 미술관 안팎의 조형물에 더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도슨트 관람이 끝나자 바로 폐타이어 조형물을 보러갔습니다.

 

 

최근 봄날(사실 초여름 날씨였지만)중에 오랜만에 미세먼지가 나쁨이 아닌 맑은 하늘이 보이는 날이었습니다. 행궁광장앞에 자전거를 타는 분들도 많이 보입니다. 이르게 찾아온 더운 날씨라 아이들이 살짝 지치기도 했지만 바로 가까이에 있지만 평소에 잘알지 못했던 수원 주변의 대표적인 지역을 예술/미술을 주제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프로그램들이 모두 무료로 진행되니 더 즐거운(응?)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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