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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Device Game

최근 사물 인터넷(IoT)에 대한 접근 방식의 차이를 보며 든 생각

이전 포스팅에서 KT의 복합 상품의 하나인  "All-IP" 광고에서 떠오른 사물 인터넷 (IoT)에 대해 언급한 일이 있습니다.

TV에서 All IP 광고를 보다가 연상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IoT(Internet of Things)에 대한 이야기까지 확장된 글이었습니다.

 

이전 글 : 2013/01/28 - [IT/Device/Game] - All IP 광고 속에 숨어 있는 미래예측과 이통사의 전략

 

최근에 Techneedle 에서 흥미로운 글을 보았습니다. 바로 영국의 한 디자인 회사가 선보인 제품인데 Pillow Talk란 베개입니다.

 

사물 인터넷(IoT)

Pillow Talk, 이미지 출처 techneelde.com

 

 

"베갯머리 이야기", "잠자리에서 나누는 정담" 이라는 뜻의 네이밍 센스가 돋보입니다. 이 베개는 멀리 떨어져 지내는 커플을 위한 베개입니다. 한쌍으로 된 이 베개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 두사람 중 한 사람이 베게를 베고 누우면 먼 곳에 떨어진 다른 한 베개에 은근한 조명이 들어와 상대방이 취침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떨어져 지내지만 취침시간에나마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고 합니다. 여기에 통화 기능까지 넣는다면 진정한 Pillow Talk가 되겠지만 그저 연결되어 있다는 감정적인 유대감 만으로 충분할 군더더기 없는 제품인것 같습니다.

 

이 제품은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대표적인 사물인터넷(IoT)의 사례로도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따뜻한 인간적인 기술 활용을 좋아합니다. 때때로 이런 류의 기술이야기를 하면 이런게 무슨 소용이야? 라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말입니다.

 

구한말 전화가 막 도입되던 시대를 살던 사람이나  집집마다 전화기가 없던 시절의 사람이 타임머신을 타고 현대로 온다면 도대체 공부에 매진 해야할 학생들이 뭐 그리 급하게 통화해야 할 일이 있다고 모두 "손전화"를 들고 다니는지 이해 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보여주기 위한 IoT

 

이른바 IT강국라는 한국에서도 최근에는 사물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기사들의 제목 입니다.

 

"사물인터넷 표준, 한국이 선도하자…협의체 출범"
"미래부, 사물인터넷 표준화 협의회 발족"
"사물인터넷(M2M) 국제표준화 한국이 주도"

 

글쓴이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기사의 제목만으로 보았을때 부터 느껴지는 생각은 IT 기술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는 항상 정부가 주도한다라는 느낌입니다. 몇번 재미를 봤던 과거의 사례로 부터 아직 활용되고 있지도 않은 기술의 표준 부터 제정하려 한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주요 IT 기술에 대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고 표준을 제정하여 한국이 선점함으로써 얻는 이득도 분명히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피나 와이브로의 사례에서 보는것처럼 스스로에 족쇄를 채우거나 국내만의 기술이 되어 빠른 기술변화에 도태되는 기술이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나마 와이브로 에그라도 활용되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위의 Pillow Talk가 간단하게 연인들을 위한 실제 제품으로 기획된 접근 방식과 차이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또 아래 이미지는 IoT 관련 트랜드 발표 문서에서 발췌한 이미지 들 입니다.

 

사물 인터넷(IoT)

KT의 Smart Home

 

사물 인터넷(IoT)

LG U+ 지능형 차량 관제 서비스

 

사물 인터넷(IoT)

SKT의 스마트 팜

 

위 이미지들은  "국내외 사물인터넷 정책 및시장동향과 주요 서비스 사례" 에서 발췌한 이미지 임을 밝혀 둡니다.

장원규 (방송통신융합진흥본부 융합진흥부 부장, jwg0619@kca.kr)
이성협 (방송통신융합진흥본부 융합진흥부 선임연구원, shlee@kca.kr )

해당 자료는 순수하게 국내의 동향을 소개한 자료로 글쓴이가 전개하는 생각과는 관련이 없음을 밝혀 둡니다.

 

위의 사례들 중 그나마 KT의 스마트 홈이 간략한 편에 속하긴 하지만 이른바 큰 그림에 해당되고 국내의 구상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항상 스케일이 크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번듯해 보이게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하는 일들이 추진됩니다. 그리고 정부나 대형 이통사 같은 대기업이 큰 그림을 그린 아이디어들이 대부분 입니다.

 

물론 이러한 큰 그림들도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만 이러한 대형 구축이 필요한 프로젝트성 아이디어들은 같은 그룹 안에 모든걸 갖춘 대기업이라도 많은 부문의 협조가 필요하고 기반시설을 구축하는데 대규모 투자를 해야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이 비용이 때때로 엄청나서 성공이 확실시되지 않는 사업에 대해서 대규모 시설 구축에 대한 투자를 했다가는 큰 손해를 보기 십상이기 때문에 많은 사업들이 "XXX 시범사업", "XXX 시범구역" 에서 그치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XX 프로젝트 시연"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문에 실제 괜찮은 아이디어로 생각되는 것들이 진행하다가 중단되어 버리기도 하고 정부 정책에 맞추어 무리인걸 알면서도 일단 시범사업까지만 해보고 발을 빼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설령 실제 적용이 되어도 빠른 변화의 시대에 그 과정이 느리기 짝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사업이 때때로는 이른바 보여주기용 사업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질적인 제품위주의 IoT

 

하지만 해외의 경우는 현재의 구축된 시스템 안에서 실질적인 제품 개발에 더 주력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종종 해외의 기업들도 새로운 큰 그림을 그리거나 때로는 커다란 삽질도 하지만 국내 처럼 보기에 번듯한 시스템을 무조건 만들어야 되는 것들은 아닌것 처럼 보입니다.

 

큰의미로 웨어러블 컴퓨팅도 IoT의 큰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에 나이키의 건강 관리용 팔찌인 퓨얼밴드나 사실 관심을 많이 받았던 구글 글래스도 그 일종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아직은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아이와치(iWatch)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물 인터넷(IoT)

구글 글래스

사물 인터넷(IoT)
사물 인터넷(IoT)

애플의 2011년 특허(미국 특허 20130044215) ,

완전히 평평해지기도 하는 플랙스블 디스플레이룰 손목에 착용하는 시계 라기 보다 밴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아이와치가 이렇게 나올것 같진 않습니다.

 

디즈니랜드의 미키마우스 인형은 코와 눈, 팔들에 센서와 스피커등이 내장되어 디즈니랜드의 중앙센터와 통신을 하며 관람객에게 어디의 줄이 더 짧은지 산책코스로 어디가 적당할지등의 정보를 알려줍니다. 사용자가 먹는것을 감지하고 칼로리둥을 관리해주는 스마트포크와 같은 제품과 처음에 소개한 Pillow Talk처럼 비교적 작고 현재의 환경에서도 적용가능한 실질적인 아이디어 상품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크고 번듯해 보이는 IoT관련 시범사업, 표준제정 등이 진행되는 국내와 실질적인 비교적 작고 실용적인 제품위주의 해외(정확히는 미국, 영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차이는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요?

 

개인적으로는 크게 세가지 정도의 이유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첫번째는 주목받는 IT기술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나치게 주도 하려고 하고 방향성도 제시하려 한다는 점 입니다. 그러다 보니 무언가 번듯하고 크고 있어 보이는 사업들이 진행되고 높은 분 나왔을때만 준비시켜서 동작하는 시연회 수준의 "시범 사업" 에 인력과 자원이 투입 될 뿐 입니다. 물론 IT산업 초창기에 정부의 역활이 긍정적이었던 부분이 분명 있었지만 기술 환경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 되는 요즘은 외려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실패하면 재기가 불가능한 국내 환경의 문제 입니다. 한번 망하면 다시는 재기하기 힘든 스타트업이나 기업가의 경우에 한해서만 이야기를 하는것이 아닙니다. 회사에 속해서 이러한 제품 개발이나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시행한 회사원들도 실패하면 작게는 당장 승진이나 회사내에서의 커리어의 미래가 끝나버립니다. 숨죽이며 조용히 남은 회사 생활을 하거나 비자발적인 이직을 해야 될지도 모릅니다. 이런 문화 속에서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미래가 불투명한 도전적인 것을 하기보다는 그저 복지 부동을 택하게 됩니다.

 

세번째는 주기적으로 IT 경력자들이 유실되는 한국 기업 환경상의 문제 입니다. 경력을 쌓은 IT 기술자, 개발자들은 나이가 들면 그 분야의 그 경험을 살리고 지속적으로 배우고 연구해서 스킬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닌 살아남기 위해서 관리업무를 배우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내 정치에 몰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실 개발자에 걸맞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이런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 드물기 때문에 개발 또는 연구 외길을 걷다가 도태되어 버립니다. 크고 넓게 생각할 시니어가 없다 보니 무언가 연구되기 보다는 그저 기술적으로 배껴서 빠르게 따라할 수 있는 패스트팔로우 만이 판을 치게됩니다.

 

 

맺으며

 

다행스럽게도 이런 국내의 환경도 최근에는 조금씩은 변해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그래도 불 필요한 제약 사항들이 과거보다 빠르게 폐지가 되고 있고, 충분하진 않지만 사업 실패자나 실직자가 재기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도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에 따라서는 기술직에 대한 별도 관리체계를 마련하여 지속적인 개발이나 운영에 몰두하게 도와 주기도 합니다. 다만 이러한 변화들은 좀 더 빠르게 변하지 않으면 어쩌면 자칭 "IT강국" 이라는 용어도 쓰기 멋적어 질지도 모르겠습니다.

 

IoT 관련 국내 기사를 보다가 문득 최근에 느낀 한국의 IT환경과 연관되어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글쓴이는 IT 전문가가 아니고 그저 IT 이야기를 좋아하는 IT관련 개발직에 종사하는 평범한 직장인일 뿐입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생각이나 논리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댓글로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실 납득이 되는 지적을 받으면 글 논지를 수정하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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