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글쓴이의 매우 개인적인 생각을 짧게 적은 글입니다. 일반적인 핀테크 흐름과는 역행되는 생각도 포함되어 있으니 걸러서 보시길 바랍니다.
사실 기술적인 부분만 따져 본다면 자기띠가 둘러쳐진 카드를 긁는 MS(Magnetic Stripe:마그네티 스트라이프) 카드 결제 방식은 이미 진즉에 과거속으로 사라졌어야 할 기술 입니다. 이미 마그네틱을 사용했던 대표적인 기술들은 모두 그 다음 기술들에 자리를 넘기고 사라졌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 가장 흔하게 보았던 마그네틱 테이프는 CD로 대체 되었다가 어느 순간 디지털 데이터로 메모리와 같은 저장공간에 저장되는 형태로 변했고 입출입 시스템 등에 사용되던 보안 카드도 최근에는 대부분 RF나 NFC 기반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이 플라스틱에 마그네틱 스트라이프가 부착된 카드는 왜 아직도 여전히 일상적으로 많이 이용되는 걸까요?
현재 흔히 보는 마그네틱 띠를 가진 카드는 1960년 IBM에서 자기 테이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플라스틱 카드에 마그네틱 스트라이프를 붙이는 방식을 이용해 미국 정부와 보안 시스템 계약을 맺으며 시작된것을 시초로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www.wikipedia.org
위의 사진은 1960년대 후반 IBM에 의해 만들어진 마그네틱 스트라이프 카드의 첫번째 프로토타입 입니다. 이 사진은 뒷면을 찍은 것으로 마그네틱 테입이 투명한 접착 테이프를 이용해서 뒷면에 고정되어 있는 점이 프로토타입 답습니다. 문제는 이런 형태로는 플라스틱 자기띠를 신뢰성 있게 고정시켜 둘 수 없었고 결국 개발자인 포레스트 페리(Forrest Parry) 는 신뢰성 있는 접착을 보장할수 있는 접착제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집에서 고민을 하던중 다림질을 하던 아내의 제안으로 다리미로 마그네틱 띠를 가열해 녹인 다음 붙여보게 됩니다. 결국 이러한 방식으로 마그네틱 스트라이프에 열을 가해 녹인 다음 붙이는 방식으로 플라스틱 카드와 마그네틱 스트라이프의 신뢰성 있는 접착에 성공하였습니다.
출처 : www.wikipedia.org
이 아이디어를 이용한 최초의 마그네틱 신용 카드는 IBM 정보 기록과에서 2년간의 개발이 진행되어 1971년 2월 24일날 발표되었고 Arthur E. Hahn Jr에 의해 이를 검증하고 판독하는 터미널도 같이 선 보였습니다.
최초의 마그네틱 신용카드는 사진에서 보시듯 지금보다는 상당히 좁은 띠를 가지고 있었고 카드의 전면에 부착되었습니다. 현재는 마그네틱 띠가 더 넓어졌고 그 위치가 대부분 카드 뒷면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이러한 모양의 마그네틱 신용카드는 이후 현재인 2015년 까지도 카드를 이용할때 카드정보를 인식시키기 위해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중 하나 입니다. 비록 유럽등의 지역에서 카드 복제 등의 문제들로 선행해서 IC칩 형태의 접촉식, NFC 비 접촉식 방식과 같이 IC 칩 카드 결제 방식으로 전환이 이루어졌지만 미국을 비롯해 우리나라 같이 아직도 많은 지역에서 이 마그네틱 띠가 둘러진 카드는 여전히 카드 사용을 위해 긁혀지며(SWIPE)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미 40여년이 넘어선 이 마그네틱 카드는 왜 아직도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걸까요? 사실 기술 개발의 영역에서 어떤 기술이 40여년에 걸쳐 명맥을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나 그 40년 간에 일어난 우리손에 들려있던 휴대 기기들의 변천을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피상적으로는 여러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새로운 방식의 정보 인식을 위한 리더기 같은 인프라 확산의 문제도 이야기 할 수 있고, 생산 단가나 칩 가격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결제 업계의 보수적인 행태를 꼬집을 수도 있겠지만 글쓴이가 생각하기에 아직도 MS 신용카드가 살아남은 것은 누군가가 말한 바 있는, 바로 아래의 말 이 답을 주고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오프라인 거래에서는 마그네틱 카드가 이미 간편 결제다."
개인적으로 볼 때 참 공감하는 말 입니다. 현재 우리는 결제를 하기위해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어 내밀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카드를 받아서 긁고는 알아서 영수증 까지 떼어다 건네 줍니다. 소액 거래의 경우는 서명도 불 필요한 경우도 많습니다. 앱을 실행시킬 필요도, 지문을 인식하거나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도, 카드를 슬롯에 꼿을 필요도 없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기만 해도 되는 NFC도 편리는 합니다만 스마트폰에 카드를 발급받고 USIM에 기록하는 발급 행위는 일면 쉬운듯 하면서도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모두가 다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마그네틱 카드는 칠순 넘은 노인도 아직 어린 아이도 그저 내밀기만 하면 됩니다. 교통 카드등에 많이 쓰였던 기존 RF는 쉽다는 점에서 예외긴 하지만 보안적으로는 기존 방식과 별반 차이가 없고 신용카드 결제 보다 소액, 선불 이나 교통카드 등에 많이 쓰이는 이유는 조금만 생각해 보시면 아실듯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그 동안의 불편한 장벽들을 허물고 일부의 보안성을 희생하면서도 편의성을 추구하는 이른바 간편결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오프라인에서 가장 간편했던 이 "간편결제"는 이제 곧 역사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2015년 7월 21일 부터는 국내에서는 여신전문금융법의 발효로 신규로 설치되는 신용카드 단말기는 IC카드를 우선 인식 하도록 법제화 되었습니다. (이 일자도 연기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만 일단 원안대로 본다면...) 물론 한꺼번에 모든 인프라가 바뀔 수는 없으니 기존에 사용되던 단말기 인프라는 2017년 말 까지 유예가 적용됩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으시는 몇몇 분들도 보유하신 신용카드를 IC카드로 교체하라고 권하는 카드사의 SMS나 우편을 받으신 경우가 있을 듯 합니다.
최종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예측 불가이지만 아마도 법령에 의해서 이와 같이 IC카드를 이용하는 방식이 순조롭게 정착이 된다면 앞으로는 카드를 긁는 모습도 옛 영화에나 등장하는 모습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쩐지 호쾌하게 카드를 긁는(응?) 허세남의 모습은 볼수가 없을듯해서 아쉽기도 합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gnomi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