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지후대디는 생각보다 사교적인 사람은 아닙니다.
아주 조금 나이가 들면서 성격이 조금은 유해지긴 했지만 원래 지금보다 더 예전에 연예시절 아내가 말한 제 매력은 일단 매우 까칠함, 절대 물어보지도 않고 마음대로 데이트 장소 정해서 통보하는 패기(?), 그나마 데이트도 정해진 시간안에 계획대로 해야 하는 하드한 일정표, 간혹 컴퓨터나 전자기기에 대한 특유의 아는체, 잘난체 (응? 장점이라며?)등이 포인트 였습니다.
특히나 회사에서 업무를 할때는 무척 까칠해 지는데 보통 삶에서의 이런 저런 행동들은 덤벙 덤벙 하면서 대충 사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조금 민감한 업무만 맡았다 하면 완벽주의에 가까운 예민함이 표출되는 성격이라 불과 2, 3년 전까지 제 까칠함에 데이거나 다툰 사람들도 꽤 많았더랬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 무던해진것은 40대가 되어서 인것 같기도 하고 특이 하게도 블로그를 시작한 한 2년여 전부터의 변화로 생각됩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많은 다른이의 블로그 글들을 보고 서로 참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다른 생각도 읽고 또는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머리가 굵어지다 보니 서로가 어울려 사는 세상 살이, 일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서로 죽일듯이 대하고 살 필요가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들었던것 같습니다.
물론 해야하는 일 중에는 정말 크리티컬하고 예민해야 하는 중요한 일들도 있지만, 80~90% 이상의 일들은 다른 사람도 배려해줄 버퍼도 있고 그 사람의 사정도 한번쯤은 공감 해주는 충분히 융튱성을 발휘해 줄수 있는 일에도 제 일정이나 계획과 조금만 틀어져도 화를 내거나 다그치거나 꽤나 다투었던 성격이었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다행히 제 주변에 항상 참 좋은 분들이 많이 계셨고 좋은 인연도 지속되어서 인복은 타고 났다고 감사히 여기고 있습니다. 올해 이직을 해서 회사를 옮긴 후 만난 사람 중 한 사람은 제가 티스토리 블로그를 소개해서 요즘 열심히 블로그를 하고 있습니다.
Orangeline(블로그 필명)으로 블로그를 운영 중인데 굉장히 사교적인 성격으로 제 블친 분들과도 금방 친해지는 놀라운 친화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사실 저는 거의 2년에 가깝게 블로그를 통해서 알고는 지내는 분들이지만 오프라인에서 한번 만나볼까? 하는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만날 약속을 덜컥 잡았다고 합니다.
유쾌하게 얼굴 공개를 허락하신 두 분
연배야 저희보다 훨씬 더 많으시지만 블로그 만은 그 누구보다 청춘인 두분, 바로 포장지기 (http://samilpack.tistory.com/) 님과 늙은 호텔리어 몽돌(http://lee2062x.tistory.com/) 님이었습니다.
아시는 많은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포장지기님은 여전히 종종 남자들의 원성(?)을 사는 유명한 애처가 님이시고 몽돌님은 호텔 이야기라는 독특한 주제로 블로그를 운영 중이신 호텔리어 입니다.
잠실 방이동의 먹자골목에서 조촐하게 막걸리를 마시며 자리를 했는데 제가 그 자리를 기념하기 위해 아이폰으로 사진을 몇장 찍었습니다.
그날 따라 약간의 사정으로 전날 밤 잠을 잘 자지 못했는지라 별로 상태가 좋지 못했고, 이 자리를 주선하고 예약했던 Orangeline 님은 하필 금요일에 업무때문에 붙잡히는 바람에 늦어져 결국은 먼저 도착한 제가 대화를 나누는 중 틈틈히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일단은 가장 가까운 곳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깔끔하고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다른 두분들도 괜찮으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술을 많이 드는 분위기는 아니라 막걸리 두병과 수육, 그리고 전으로 안주를 하며 담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실제로는 처음으로 만난 사이지만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삶의 이야기, 그리고 결코 빠질 수 없는 블로그 이야기, 그리고 카메라와 사진 이야기, 때때로 이번 연말 정산과 정치, 세금 폭탄에 분노하기도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 시간이었습니다. 모두 블로거다 보니 이야기의 많은 부분에 블로그 운영에 대한 이야기들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요즘의 블로거들의 구독자 확보 수단은 SNS로 옮겨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두분 모두 구독자 확보에 비장의 고급 노하우가 있으셔서 아주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SNS 활용은 어느 정도 알면서도 매너리즘 때문인지 좀 게을리 한 부분들이었는데 두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저도 훨씬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블로거가 아니었다면, 또 블로그를 하지 않았다면 전혀 인연을 맺지 못했을 분들과 이렇게 인연을 가지게 된것이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비록 온라인이고 세대도 다르고 직업도 제각각 이지만 우리 모두는 젊고 열정이 불타는 블로거 였습니다. 이래 저래 즐거웠던 금요일 저녁 모임에 대한 보고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