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1년 8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최근에는 조금씩이나마 성장하던 일 방문자가 6개월 가까이 제자리 걸음이라 조금 답답한 마음이었습니다.
트래픽 폭탄이라는 방문자의 집중 유입 현상을 유발하던 것들도 그 경로였던 다음, 네이버 포털들이 개편되고 점차 노출 영향이 약화되는 경향이 있다보니 오히려 월 방문자는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게다가 블로그 유입에 그 동안 꽤 많은 도움을 받았던 마지막 메타블로그인 다음 뷰도 내달이면 폐지된다니 힘이 좀 빠지는 느낌입니다.
이럴때는 종종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게 경험상 좋았던것 같습니다.
홈페이지를 대신하는 용도로 개설하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처음 개설한 것은 2010년 5월의 어느 날 이었습니다. 이미 티스토리 블로그를 가지고 있는 지인에게 초대장을 받았는데 대개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개설만 해두고 화면 좀 꾸미다가 그대로 잊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제대로 해봐야 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1년 8개월전인 2012년 9월 말의 어느 날 이었습니다.
2010년 5월에 개설하고는 2012년 10월까지 방치되었던 현재의 블로그
제 블로그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처음 이 블로그를 개설한 것은 단순히 제게 흥미롭거나 관심사를 모아두는 창고의 용도 였습니다. 그 이전에 홈페이지를 별도로 호스팅 서비스를 통하여 운영하고 있었는데 지극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의 홈페이지였고 점차 매년 내는 도메인과 호스팅 비용 3만원이 아까워져서 티스토리 블로그를 홈페이지 대신 이용 하려는 의도였습니다.
2005년 즈음부터 1년에 약 3만원의 호스팅 비용과 도메인 비용을 지불했던 개인 홈페이지
그래도 어디선가 주어들은 풍문은 있어서 블로그가 홈페이지와는 어떻게 다른지 글 두어개 정도를 적어두기도 했지만 아는 것과 실천은 항상 다른법 입니다. 여전히 블로그란 제게 개인적인 용도의 정보를 저장해두는 온라인 창고에 불과했습니다.
블로그 초기에 적었던 글
초기 홈페이지에서 일부 글들을 옮겨오고 당시만 해도 신청만 하면 쉽게 발급되던, 그냥 홈페이지에 멋으로 달려있던 항상 수익 '0 $'의 애드센스와 구글 어날리스틱스까지 옮겨와 놓고는 2012년 9월까지는 오랜 시간 잊혀져 쓰여지기를 기다리던 티스토리 블로그 였습니다.
2012년 8월의 어날리스틱스에 잡힌 블로그 방문자 수는 '0'
아무리 방치되었다지만 참담했던 방문자 수
블로그를 제대로 해보려는 마음을 먹게 된 계기
오랜 시간 방치 되었던 제 블로그는 월 방문자가 200명이 되지 않는(주의! 일이 아닌 월 방문자 입니다.) 사실상 거의 검색엔진의 로봇, 크롤러 외에는 일 3~4명이 방문하는 한적하고 잊혀진 공간이었던 셈입니다. 그런 블로그에도 2012년 9월 말에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날짜를 기억하는 이유는 그날이 바로 제 생일이었기 때문 입니다. 9월의 거의 끝자락의 어느 날 저는 당시 아이폰의 페이스타임이 3G에서도 가능해졌다는 알게 되었고 이걸 어딘가에게 기록해두고 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오랜만에 티스토리 블로그가 떠올랐고 당시의 초기 티스토리 블로그앱이 아이폰에서 간단하게 나마 포스팅이 가능했기에 아이폰에서 스크린샷을 첨부하고 끄적 끄적 몇자 적은 글을 발행했습니다. 지금 보면 참 쑥스럽고 부족한 글이기도 합니다.
블로그의 출발점이 된 글
그런데 이 글 하나로 인해서 2012년 9월 말부터 지나치게 한적하던 블로그에 갑자기 하루 200명 정도의 방문자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일 방문자가 10명을 넘지 못하던 블로그의 변화에 깜짝 놀랐던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그 글 하나로 급증한 방문자는 제게 "블로그를 좀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어 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블로그에 대해서 열심히 검색 해보고 다른 블로거들의 글들을 보면서 부족하나마 나름 열심히 포스팅을 하기 시작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대부분 그렇듯 다음뷰도 알게 되었고 블로그라면 어디나 달려있던 다음뷰 손가락도 달게 되었습니다. 다음뷰의 베스트와 다음 메인 노출로 인한 트래픽 폭탄의 힘을 알게되고 다음 뷰 가입 초기에는 글마다 베스트에 자주 채택되면서 다들 그렇듯 블로깅에 점차 빠져 들었었던 것 같습니다.
미흡하지만 블로그는 분명 성장 했나?
이렇게 과거를 돌아보고 긴 페이즈(phase)로 방문자수를 통해 블로그를 본다면 0명에서 하루 200명 정도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 까지 블로그가 분명히 성장해 왔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비록 지금 정체되어 있는 느낌이지만 이 또한 언젠가는 돌파구를 찾을수 있겠지요. 아이들이 성장기에는 살이찐 뒤 갑자기 키가 쑥 자라듯 내적인 성숙함을 더 갈고 닦아야 하는 기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을 작성하고 있는 2014년 6월 1일, 누적 방문자가 16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블로그 주변 환경의 변화
주변의 오래된 블로거 분들에 비하면 1년 8개월의 블로그 운영은 참 짧은 편 입니다. 그런데 그 짧은 기간에도 블로그의 세상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시작 할때만 해도 이미 메타블로그들은 점차 사라지는 추세였고 다음뷰 만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6월31일 다음뷰 마저 사라지면 사실상 메타블로그의 종말 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다음뷰의 수혜를 어느 정도 입어왔던 제 블로그의 글 들도 한동안 메타블로그의 편집자들이 좋아할만한 유형의 글과 형태를 취한 포스팅(물론 제 관심사와도 겹쳤지만)이 많았습니다. 꽤 오랫동안은 SEO니 검색엔진 상위노출 등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메타블로그로 부터의 유입이 이러한 부분을 신경쓰지 않게 만든점도 있습니다. 올해 부터는 좀더 검색에 적합한 글들을 쓰려 노력중입니다. 또 대부분 독자의 글 읽는 성향도 변해서 글이 짧으면서 재미있는 이미지나 유머가 있고 축약된 글들이 힘을 얻는것 같습니다. 장황한 글들은 여전히 제 성향이라 앞으로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최근에는 글을 좀더 요약하고 절대량을 줄이려고 노력 중입니다. 유머는 선천적인 무뚝뚝함에 노력해도 잘 안될듯 합니다. 뭐 사실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포스팅이 길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 글만 해도 이미 길어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다음뷰나 포털 노출로 인한 이른바 트래픽 폭탄이라고 불리던 현상들도 이제는 제가 블로깅을 시작하던 시기 보다는 점차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미 제가 블로그를 시작하던 시기에도 오래된 블로거 분들로부터 과거보다 트래픽 폭탄이 약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동안에도 그런 선물 같던 트래픽 폭탄의 파급력도 점점 줄어드는 흐름인것 같습니다. 다음은 지난 메인 개편에서는 한때 아예 VIEW 영역을 삭제했다가 블로거들의 반발로 마지 못해서 메인상에 유지를 한 전례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음뷰 종료 예정 때문인지 기존 VIEW 영역이 사라지고 블로그라는 새로운 영역이 생겼지만 선정 기준도 앞서 말씀드린대로 좀더 일상과 가벼운 이야기들을 선호하는것 같고 과거와 같은 규모의 트래픽 유입을 기대하기는 이제 힘든듯 합니다. (물론 다음 메인은 여전히 종종 몇만 단위 트래픽을 주기도 합니다. 과거에 비해서 줄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꿈의 트래픽 폭탄이라던 네이버의 오픈캐스트 영역 또한 사실상 정보플러스 같은 직접적인 메인 노출 영역은 사라지고 기존 오픈캐스트의 노출의 일부였던 간접 메인노출만 남았습니다. 그것도 이제는 오픈캐스트 노출 영역 자체가 다른 많은 영역들중 일부가 되어서 더 영향력이 줄어든것 같습니다.
이제는 다시 보기 어려운 네이버 메인 노출의 트래픽 폭탄 사례
네이버발 2차 트래픽폭탄, 네이버오픈캐스트는 우선 발행해두고 볼 일
메인에 노출되거나 많이 읽히는 글도 좀더 엔터테인먼트 분야 주제를 다룬 글들이 강세를 띄는 것 같습니다. 영화, 드라마, 특히 예능을 다룬 글들의 유입력은 갈수록 커지고 실시간 이슈의 많은 부분들도 사실 예능과 관련된 키워드들이 많이 보입니다. 또 여전히 어느정도 영향력을 유지는 하고 있지만 시사 등을 다룬 블로그들도 이제는 정말 그 분야의 고수분들을 제외하고는 과거에 비하면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최근은 선거와 이슈가 많다보니 꽤 많은 시사 글들을 볼 수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시사 주제를 다룬 영향력 있는 포스팅들이 (다음 아고라 같은 서비스들의 전성기에 비해서) 줄어들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어떤 마이너한 주제라도 일반 레벨 이상의 포스팅을 뽑아내는 분들은 사실 그런 변화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듯 합니다.
결국 세상의 모든 것은 변화하기 마련이고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블로그도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가 되겠지요.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과거의 영광을 기억하며 (또는 미개한 인터넷 문화를 개탄하며) 지나치게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할 필요도, 현실을 무조건 따라서 오랫동안 운영해온 블로그를 뒤흔들 필요도 없을듯 합니다. 인생에 부침이 있듯 블로그를 둘러싼 환경도 계속 변화 합니다. 그때 그때의 변화에 긍정적인 부분은 충분히 받아 들여서 스스로를 향상시키고 꿋꿋하게 지킬 부분은 지킨다면 언젠가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맞는 시기가 돌아오는 법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뭐 설령 그런 시기가 영원히 돌아 오지 않는다 해도 긴 시간을 두고 그만 두지만 않는다면 블로그를 통해 글을 쓰고 싶었던 자아의 실현이라도 이루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낙천적인 예상입니다.
개인적으로 낙천적인 생각을 하는 이유는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해진다" 라는 어디선가 들은 말이 블로거들에도 그대로 통용되는 것을 평소 목도하고 있어서 입니다. 글쓴이가 다른건 잘할 자신이 없지만 오래 오래 블로그를 할 마음이 조금도 사그라들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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