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 스트로브(플래시)는 캐논 430EX II 입니다. 가이드 넘버가 작고 캐논 스트로브 중에서는 저렴한 편인 장비이긴 합니다. 하지만 아빠 사진사가 취미로 쓰기에는 차고 넘치는 스트로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EOS M 때 싼맛에 구입했던 90EX도 보유하고 있긴 한데 방향 조정 되지 않고 EOS M에서 써 봤을때 결과물도 만족스럽지 않아서 한 동안 잊고 지내다 보니 최근 낮에 가볍게 사용하는 용도로 이용하기 전까지는 기억조차 희미해져 가던 스트로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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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90EX 스트로브와 옴니 바운스로 헝그리 천장 바운스 제작
그런데 우연히 모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이 90EX 스트로브가 무려 무선동조 마스터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430EX II 조차 슬레이브 기능 밖에 없는데 이 작은 스트로브가? 하는 의외의 생각이 들었는데 사실이라면 90EX를 마스터, 430EX II 는 슬레이브로 무선 동조 촬영이 가능해 집니다. 사실 이 정보는 반사 우산으로 집안에서 쓸 촬영 조명을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으로 동조기나 스트로브를 추가 구입할 요량으로 정보를 검색하다가 찾게 되었습니다.
반사 우산과 엄브렐러 어댑터 가격은 저렴 하지만 다소 비용이 들 것 같은 무선 동조기를 구입하거나 또는 580EX II 정도의 마스터 기능을 가진 스트로브를 하나 더 구매해야 할것 같아서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무선 동조기도 요즘은 중국산의 저렴한 제품도 있는 모양인데 사실 카메라 장비는 여러번 싼 맛에 덜컥 지른 물건들은 결국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전례를 경험 하면서 물건을 살때는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제품을 구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동조기 가격도 그렇고 580EX II 가격도 만만한 가격이 아니었습니다. 동조기 구입하면 20만, 마스터 기능 가진 580EX II 를 구입하면 50만원 정도 예상이 됩니다.
그러던 차에 비록 작긴 하지만 스트로브 기능도 있으면서 무선 동조시 마스터 기능을 가진 90EX를 이미 가지고 있으니 한번 테스트 삼아 사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오 신기하게도 정말 잘 됩니다. 이제 반사 우산과 엄브렐러 어댑터만 장만하면 되겠군요. (우산+어댑터 구입, 스탠드는 기존 삼각대 활용, 약 3만원 지출 예상... 돈 왕창 굳었습니다)
무선동조로 촬영해 본적이 없어 처음에 설정을 잘 몰라 애를 먹었습니다. 90EX 는 비교적 싼 가격(약 3만원 ~ 5만원 대, 병행 수입, 벌크 기준. 2016년)에 장만할 수 있어 동조기 대용으로 장만하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지 같습니다. 거기다 아마도 캐논 미러리스를 서브 카메라로 장만하신 분이라면 하나 쯤 가지고 있을 확률도 높을것으로 예상됩니다. EOS M~M3 까지 워낙 사은품으로도 많이 풀렸기도 하니까요.
90EX 요 작은 녀석이 어디에 쓸모 있을까 하시겠지만 행사나 실내, 어두운 환경에서 본격적으로 스트로브를 써야 하는 경우외의 여러 케이스에 유용합니다.
보통 내장 플래시가 없는 중,고급기에서 내장 플래시 처럼 사용하기도 하고 환한 낮에 얼굴에 그늘을 지우는 이른바 필인플래시를 사용하기 위해서 부피도 크고 무거운 430EX II 대신 종종 사용합니다. 워낙 크기가 작아서 이 녀석은 카메라에 마운트해도 부담이 덜 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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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은 대낮에 왜 카메라에 외장 스트로브(플래시)를 달고 다닐까?
90EX 자체는 고속동조를 지원하지 않지만 애초에 발광량이 크지 않아서 대낮에 사용시에는 자신의 발로 거리및 광량을 조절하면 됩니다.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430EX II 까지 오막삼에 달고 장시간 사진을 담다 보면 때때로 팔목이 너무 아플때가 있습니다.
무선동조시에는 슬레이브 장비가 고속동조를 지원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빠 사진사로는 좀 많이 나간것 같긴 한데 종종 천장 바운스를 쓸 수 없거나 빛의 방향이 카메라가 아닌 곳에서 비추어지게 인물을 촬영해 보고 싶어질때가 있어서 아래 그림과 같은 반사우산과 삼각대, 스트로브를 이용한 촬영을 한번 해보고 싶어서 입니다.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snake130/80183454716
집에서 스튜디오 같은 느낌의 인물 사진도 담아볼 수 있을것 같고 무선동조를 이용하면 아래 작가 분들 같은 응용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제 욕심이기는 합니다. 참을성 많고 아빠의 모델 노릇을 나름 재미있어 하는 딸을 모델로 한번쯤 이런 느낌의 스트로브로 빛을 활용한 촬영 시도를 해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아마도 좀 더 커서 사춘기 오면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출처 : http://sawtiger.blog.me/220629677414
출처 : http://www.strobistkorea.com/bbs/board.php?bo_table=strobist_gallery&wr_id=57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lst1000&logNo=220758473248
또 무선동조를 통해 빛을 조절하게 되면 야외에서 카메라 방향에서만 스트로브를 이용할 수 있는 지금과는 달리 좀 더 다향한 표현을 할 수 있게 될것 같은 망상 중 입니다. 일단은 무선동조를 해야 하는데 우선 제가 가진 것은 캐논 90EX 와 430EX II 스트로브 입니다.
사실 크기로만 봐도 90EX는 정말 작은 스트로브 입니다.
90EX 이 작은 녀석이 무선 동조 마스터 기능이 있다니 원래 동조기 대용으로 쓰라고 만들어진 컨셉일까요?
테스트를 위해서 처음으로 430EX II 를 거치대로 세워 보았습니다.
우선은 바디에서 마스터를 설정해야 하는데 사진은 오막삼의 메뉴를 기준으로 간단하게 설정 방법을 남겨 보려 합니다.
우선 외부 스피드라이트 제어 메뉴를 선택 합니다.
해당 메뉴에서 플래시 기능 설정을 선택해 줍니다.
무선 동조는 기본적으로 OFF 상태인데 해당 메뉴로 진입 합니다.
무선 광학 전송의 번개 표시를 선택하면 됩니다.
아쉽게도 마스터 플래시 발광 선택은 메뉴에는 있지만 조정 할 수는 없습니다. 즉 90EX는 슬래이브 플래시가 터트려 질때 마스터도 무조건 동시 발광을 하게됩니다. 제 경우에는 동시 발광해도 크게 워낙 90EX의 광량이 적다보니 그다지 크게 불편하지 않을것 같습니다. 다만 정말 마스터 발광이 없어야 하는 촬영이라면 바디에서 광량 조절을 하거나 90EX에 검은 종이를 씌워 막을 수도 있긴 합니다. 기존에 굴러다니던 옴니 바운스를 검게 도색해 90EX에 씌우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디에서 설정을 마쳤다면 슬레이브 스트로브인 430EX II 를 설정할 차례 입니다. ZOOM/번개 표시 버튼을 2초 정도 길게 눌러 슬레이브 모드가 표시되도록 합니다.
그 다음은 채널과 그룹을 설정해야 하는데 처음 하시는 거라면 디폴트로 그대로 두셔도 됩니다. 만약 채널등을 변경해야 한다면 ZOOM/번개 표시 버튼을 다시 눌러 깜빡이게 한 후에 + - 버튼으로 변경 하면 됩니다.
바디와 슬레이브 스트로브의 설정이 끝났으면 이제 테스트를 해 볼 시간 입니다.
슬레이브 설정된 430EX II는 플래시를 터트릴 준비가 된 상태에서는 AF보조광이 계속 깜빡 입니다.
셔터를 누르니 우측에서 제대로 잘 발광합니다. 무선 동조 촬영은 제게는 처음 이다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어쩐지 신세계를 열은 기분 입니다.
목욕 마치고 나오는 아이를 불러세워서 시험삼아 담아 보았습니다. 아이가 예상치 못한 방향의 플래시에 조금 깜짝 놀랐습니다.
90EX와 430EX II의 조합으로 무선동조를 통해 앞으로 다양한 아이디어와 활용법에 따라 독특한 사진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