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비가 와서 조금 아쉬웠지만 예정했던 태안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숙소 근처에 도착할 때쯤이면 점심시간이라 미리 괜찮은 식당을 검색해 두었는데 모항항에 있는 청어람이라는 곳이었습니다.
게국지라는 음식이 유명했는데 태안 주변 식당을 검색하면 이 음식명이 자주 나옵니다. 궁금해서 찾아보았더니 원래 게국지는 김치의 일종이었습니다.
<게국지>
충청남도 서산시, 태안군을 중심으로 나온 향토음식이자 김치의 일종. 원래는 절인 배추와 무, 무청 등에 게장 국물이나 젓갈 국물을 넣어 만든 음식이다. 대중에 게국지로 알려진 것들은 사실 꽃게탕이며 진짜 게국지는 게장 국물을 넣은 김치이기 때문에 상당히 비린맛이 강하다. - 나무위키 -
그런데 실제로 게국지로 검색되는 음식의 대중적인 의미는 원래의 뜻과 다르게 꽃게와 겉절이 김치를 넣고 끓인 일종의 꽃게탕이었습니다. 위의 김치를 넣고 끓인 김치찌개의 일종에서 꽃게와 김치를 넣고 끓인 음식으로 이름의 의미가 바뀐 경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어린이날에 어울리지 않게 이슬비가 내리는 날씨였습니다. 도착했을 때는 비가 그리 많이 내리지 않아서 우산을 쓰지는 않았는데 다 먹고 나올 때쯤은 좀 더 부슬부슬 비가 내렸습니다.
비 오는 날 먹기 좋은 음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청어람 식당을 정면에서 본모습입니다. 가게의 업력이 느껴지는 외관입니다.
제가 도착했을때는 점심시간은 좀 지난 오후 2시경이어서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모항항이 눈 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식당 앞에서 바라본 경관입니다.
메뉴판을 보고 게국지 2인을 주문했습니다. 아이까지 3인이었지만 3인분은 먹을 자신이 없었습니다. 생각보다는 소식 가족입니다.
식당 안은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늦은 점심시간을 감안해도 계속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게국지 밑반찬이 스펙터클합니다. 무엇보다도 밑반찬 맛이 좋아서 게국지가 나오기 전에 이미 아내가 무척 만족해했습니다.
밑반찬 중 생선구이는 구이라기보다는 기름에 바싹 튀긴 느낌으로 껍질이 바삭하고 고소한 속살맛도 일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메인인 게국지... 김치가 들어간 꽃게탕입니다.
꽃게다 보니 게 속살이 그리 알차지는 않았지만 담긴 국물과 김치가 진국이었습니다.
사리를 거의 다 먹고 나서 라면 사리를 넣었습니다. 칼국수가 더 어울릴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늦은 점심시간에 찾았다 보니 칼국수 사리는 품절된 상태였습니다. 다음 기회에 반드시 칼국수 사리를 먹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식사를 하고 나오니 날은 완전히 흐려졌고 빗줄기가 조금 은 더 굵어졌습니다. 비 내리는 항구의 풍경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들이 항구 풍경이 멋있다며 사진을 찍습니다.
총평
게국지 안의 꽃게 자체는 속살이 별로 없어서 국물맛을 내는 데 가깝습니다. 그런데 김치와 어우러져 사리가 밥 한 그릇 뚝딱하게 만들 만큼 맛있습니다. 두 번째로 밑반찬이 하나하나 너무 맛있습니다. 왜 태안에 게국지 맛집으로 유명한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밑반찬만으로도 만족스러울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