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화창한 날씨는 햇볕이 조금 따갑기는 해도 선선한 바람도 불고 아이들과 야외에 나가기 너무 좋은 계절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주말이면 무조건 아이들과 함께 이곳 저곳을 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아이 둘을 데리고 나가면 최대의 수혜자는 역시 아이들 엄마인데 오랜만에 아주 호젓한 시간을 보낸다며 항상 5월이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합니다. 제 블로그 포스팅도 당분간은 아이들과 이곳 저곳 다닌 이야기가 주가 될것 같습니다.
이번에 아이들과 가본 곳은 수원에 있는 일월 호수 공원 입니다. 살아 보니 수원은 도시 주변에 호수나 하천이 참 많고 공원들이 정말 잘 꾸며져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북 수원은 왕송 호수, 일월 저수지, 야경이 아름다운 광교 호수공원, 서호천 공원, 만석거. 반월 호수, 시민 농원의 저수지 등 모두 물을 끼고 있는 장소들 입니다. 도시의 이름의 유래(모수국: 물이 많은 곳) 처럼 물이 참 많은 도시 입니다.
일월 호수 공원도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데 집 바로 앞에서 버스를 타면 일월 호수 공원 근처에 내리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물과 가볍게 먹을 간식을 사들고 아이 둘과 소풍을 떠나는 기분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아담한 크기의 주차장이 있는데 그리 크진 않습니다 약 30여대 정도 주차가 가능해 보입니다. 그래도 대부분 근교에서 걸어서 오거나 대중 교통으로 차를 가지고 공원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호수 공원 주변 이곳 저곳 주차할 곳은 여기 저기 많으니 주차 걱정은 크게 하지 않으셔도 될듯 합니다.
주차장 근처의 나무 다리에서 왼편으로 직진하면 넓은 잔디밭과 작은 규모 생태공원이 있어 걷기가 싫다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아이들을 놀려도 됩니다. 저는 아이들과 호수 주변을 한 바퀴 돌 계획이라서 오른 편으로 크게 도는 경로를 택했습니다.
주차장 근교에는 하얀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습니다. 바람이 불면 꽃 비가 내리는데 제가 카메라만 꺼내면 바람이 잠잠 해집니다. 사진 찍는것 보다 아이들과 산책이 우선이라 아쉽지만 그냥 지나쳐야 했습니다.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라는 동요가 묘사하는 전경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알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길을 접어들어 산책로를 걷기 시작하니 뻐꾸기 한 마리가 마치 따라오듯 "뻐꾹", "뻐꾹" 한참을 울어 댑니다.
주차장으로 부터 바로 입구에는 생태 공원이 꾸며져 있는데 여기저기 물 거품이 보글 보글 올라와서 유심히 보니 생각보다 물고기들이 꽤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아직은 어리다 보니 그리 길지 않은 둘레 길도 자주 쉬엄 쉬엄 쉬어가며 물도 먹이고, 특히 아직 5살인 둘째는 종종 안아줘야 했습니다. 5세 이하 아이와 온다면 유모차 같은 태울 것이 필수 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둘레길 한 바퀴 돌았을 뿐인데 팔에 잔 근육이 늘어나는 걸 경험하게 됩니다. 허리 통증은 덤이 구요.
어릴때는 5월에도 집에서 게임 하느라 대학 때는 야행성 동물처럼 밤에만 소굴을 벗어나 술 먹느라 잘 몰랐었는데 이제 조금 나이가 들고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을 하다보면 5월의 아름다움을 부쩍 느끼게 됩니다. 꽃 들이 만발하는 4월과 달리 봄과 여름에 끼어 있는 5월은 만물에서 싱그러운 느낌이 생생하게 전달되어 옵니다.
어릴때 시골에서 종종 보았었는데 그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소금쟁이 입니다. 여전히 물위를 미끌어지는 그 모습이 오랜만이라 그런지 무척 반갑습니다.
잠시 아이들의 시선을 빼앗은 녀석인데 이름을 모르겠군요 오늘 밤에 열심히 도감을 찾아봐야 아이들을 실망시키지 않을것 같습니다.
"아빠 큰 새가 날아가~"
길가에 떨어진 걸 주워도 남자아이는 장난감 칼 삼아 놀려고 부러진 나무 가지나 작대기를 줍고, 딸 아이는 떨어진 꽃을 줍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런걸 보니 참 재미 있습니다.
둘레길 주변은 잔디밭으로 아이들이 뛰어놀기 딱 좋은 공간도 있고 시민들에게 제공되는 텃밭도 보입니다. 산책길 옆으로는 논도 있어서 모내기를 하는 분도 있습니다. 아파트가 늘어선 주변에서 채소를 키우거나 모내기를 하는 모습이 참 안 어울리는 듯 잘 어울립니다.
일월 호수 둘레길 남쪽의 잔디 밭에서는 주변 어린이 집에서 봄 맞이 운동회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우리 아이들도 어리지만 그래도 벌써 둘째도 유치원생입니다. 그래서 더 어린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들을 보니 무척 귀엽습니다. 총각 시절에는 시끄럽고 빽빽우는 모습만 연상하며 아이들을 싫어했었는데 역시 여성 호르몬이 늘어난 40대임이 틀림 없습니다.
호수가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는데 걷느라 이마에 돋아난 땀을 날려주어서 한 참을 멍하게 앉아서 시원한 바람을 맞았습니다. 매일 이렇게 산책이나 하면서 산다면 좋을텐데 주말이 지나면 다시 생활의 전장으로 출근을 해야지요.
일월 호수 주변길은 어른들에게는 한 30분 휙 한 바퀴 돌만한 길이 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조금 긴것 같습니다. 초반에는 이런저런 곤충이나 새, 자연을 만나며 신나 했는데 둘레길 한 바퀴가 다 돌아갈 때쯤에는 조금 무더운 날씨에 엄마 아빠를 닮은 저질 체력으로 급격하게 힘들어 합니다. 아직 어린 둘째는 나중에는 결국 업혀서 완주 할 수 있습니다.
물가에는 생각보다 큰 물고기들도 많이 보입니다. 낚시하는 분들이 안 보이는 걸 보면 아마도 대부분 공원이 그렇듯 낚시는 금지 겠지요?
일월 호수의 동쪽 산책로는 그리 길진 않지만 그래도 메타세콰이어 길이 꾸며져 있는데 아직 수령이 작아서 유명한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 처럼 멋지지는 않지만 이 곳도 세월이 흐르고 나무 들이 장대하게 자라나면 미래에는 멋진 메타세콰이어 숲길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아이들과는 약 한시간 반을 걸었는데 중간중간에 자주 쉬어서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더운 날씨 때문에 아이들 에너지를 소진시키는 충분한 운동이 된 듯해서 보상으로 아이스크림 가게로 직행 했습니다. 산책 후에 아이들과 먹는 팥빙수와 아이스크림은 꿀 맛이군요. 집에 돌아오니 생각보다 힘들었는지 아이들은 연신 하품을 하며 일찍 잠이 듭니다. 이로써 오늘 하루도 아내와 저는 평온한 주말 저녁을 맞이하게 될 것 갑습니다.
여느때 처럼 일월 호수 공원의 풍경과 아이들을 사진으로 담고 동영상으로 만들었습니다. 5월의 일월 호수 공원의 풍경이 궁금 하시다면 그리 길지 않은 사진 동영상이니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5월의 일월 호수 공원의 풍경 - BGM 비쥬 누구보다 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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