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던 지난 주말. 집에서 해 먹기는 너무 귀찮고 서양 요리는 최근에 자주 먹어서 좀 질려서 인지 머리속에 한상 가득차려진 한식이 자꾸 생각나서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다 보니 백운호수가에 있는 토속 한정식 예원과 가수 최진희씨가 운영한다는 최진희 퓨전 한정식 두 곳을 물망에 올려놓고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전화를 해 보니 최진희 한정식의 경우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거의 식사하기 어렵다는 걸 알게되어 결국 토속한정식 예원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백운 호수가에야 워낙 많은 음식점들이 있다보니 아마 수도권에 사는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들려보셨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족도 백운호수에서 외식을 한것은 한 4번 정도 인데 한정식은 한번도 가보지 못한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는 무척 가까워서 차로 20분 정도 걸려 도착 했습니다. 바로 길가가 아니고 살짝 골목으로 들어가야 해서 네비를 찍어두고도 진입로를 몰라서 조금 헤메었습니다.
메뉴는 달랑 3가지 입니다. 아내와 저는 대하장을 먹어보고 싶었는데 딸아이가 불고기가 먹고 싶다고 해서 불고기 한상 차림 2인분을 시켰습니다. 모든 상차림은 2인 이상 기준으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요즘 살이 좀 쪘습니다. 평소에 먹는양은 꾸준히 줄었는데 왜이리 살이 찌는 건지 모를 일 입니다. 아 그리고 노파심에서 말씀 드리면 딸아이 얼굴이 작아서 대두처럼 나온 겁니다 ㅜㅡ.
블로그에 얼굴 공개한건 아마도 처음인듯 합니다. 별로 귀한 얼굴도 아닌데 그동안 얼굴은 꼭꼭 숨겨왔습니다.
생각이 조금 바뀐건 최근에 가본 유명 블로그에도 주인장 얼굴이 떡하니 담으시 더군요. 그리고 이제는 다 늙어서(?) 어떠랴 싶기도 하고....
저보다 더 나이든 세대께는 이런 푸념이 죄송합니다. 어느새 세월이 무상하게 흘러서 슬프게도 마음만 20대인 4학년이 되어 버린지 오래 입니다. 요즘 머리는 매달 염색을 안하면 반백이 되어 버리고 얼굴에 흰수염이 자라 나오고... 코털마저 흰털이 자라 나오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충격적인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한 손에 막대잡고 한 손에 가시쥐어(한 손에 막대, 한 손에 가시를 쥐고)늙난 길 가시로 막고, 오난 백발 막대로 치려터니(늙는 것은 가시로 막고, 백발은 막대로 치려했더니)
백발이 제 몬져 알고 즈럼길노 오더라(백발이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우탁 탄로가 2수-
위 시조에 고개가 주억거릴 정도로 흰머리가 좀 빨리 왔습니다. 아마도 어느정도 유전도 있을듯 하고 그 동안 개발직에 종사 하면서 지나치게 날서고 예민했던 업무 스타일에도 원인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족끼리 사진찍고 한 10분 정도 노닥거렸나 마침내 한상 가득 불고기 한상차림이 차려졌습니다.
메인은 특이하게도 야채와 버무려진 불고기 였는데 살짝 새콤한 맛이 감도는 야채에 끼얹어진 소스와 불고기 맛이 어우러져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족들 모두가 맛있어 했던 버석 탕수육 입니다. 버섯을 탕수육 형태로 튀긴 음식인데 개인적으로 새콤한 소스와 어우러져 고기 탕수육보다 더 부드러운 식감에 맛도 너무 좋았습니다.
역시 한 정식은 다양한 반찬을 즐길 수 있어서 좋은것 같습니다.
한식을 정말 좋아하고 잘 먹는 큰 아이는 어른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웁니다. 이럴 줄 알고 공기밥을 추가 했습니다. 물론 둘째는 아직은 무엇을 먹이든 식사에 집중하길 어렵게 만듭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그냥 가기에 아쉬워 근처에 있는 커피볶는 자유2 로 향했습니다.
백운 호수에서 조금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있는데 부러 따로 소개하는 이유는 이곳의 아메리카노가 그 동안 마셔본 아메리카노 커피중에서 가장 맛있었다고 느껴질 만큼 맛이 좋았기 때문 입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아이들을 위해 주문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탄맛이 나지 않고 연하면서 부드러운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데 딱 그 개인적인 취향을 만족시켜주는 커피였습니다.
둘째를 위해 주문한 초콜릿 밀크 입니다.
크리스마스가 이제 바로 다음주로 다가왔습니다. 별다른 계획이 없으시다면 의왕 백운호수에 있는 맛집들에 들려 가족과 함께 맛있는 시간을 가지시는 것도 좋은 계획이 될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