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도시가족 주말농부라는 농협에서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왔습니다. 참가비는 1인 기준 1만원으로 4인 가족 4만원에 참여 할수 있으며 체험과 중식이 제공되는 무척 저렴하면서도 알찬 프로그램 입니다.
이렇게 비용이 저렴할 수 있는 이유는 이 프로그램의 비용중 일부를 각 지역 지자체와 농협이 후원하고 있기 때문 입니다. 실제는 1인당 경비는 약 5만원으로 4인 가족 참여시 20만원 정도의 경비가 소요됩니다. 가족 체험 행사의 특징 상 반드시 5세~초등학생 까지 어린이가 있는 가정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우리 가족이 참여한 곳은 파주시 적성면 객현리에 있는 산머루 마을 입니다. 보통 2~3가지의 체험과 체험 과정의 결과물들을 받아오게 되는데 1만원이라는 참가비를 생각하면 토요일 하루 가족과 즐거운 체험으로 알찬 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이번 체험은 수원에 있는 경기도 인재개발원이 출발지 였습니다. 보통은 수원에 있는 경기도청이나 인재개발원 등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행사가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행사 신청은 www.식사랑농사랑.com 에서 각 지역별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접수를 하면 추첨식으로 참여할 가족이 선정되는데 생각보다 경쟁이 치열해서 제 경우에도 처음 신청에서는 대상이 되지 못했습니다. 다만 운이 좋게 목요일 즈음 참여를 포기한 가족들이 있어 대기자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매월 초에 행사 참여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비용도 저렴한 편이라 한번쯤 참여를 고려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선착순이 우선이다 보니 잘 기억하셨다가 월초에 신청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혹 선정되지 못해도 출발 2, 3일 전에 대개는 포기자가 나오니 마지막까지 기대를 해보시는게 좋습니다.
오랜만에 관광버스를 타고 가족이 함께 떠나 봅니다. 파주까지 약 2시간여를 달려 파주시 적성면 객현리 산머루 농원에 도착 했습니다.
우선은 감악산 둘레길에 있는 도예 체험장에 들려 컵에 그림그리기를 첫번째 체험으로 해 봅니다.
고온에 녹아서 도자기 겉면에 유착되는 특수 색연필로 컵에 들어갈 도안을 그리고 꼼꼼하게 색칠해 봅니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자신이 그린 그림이 들어간 컵을 너무 소중히 여깁니다. 예쁘게 컵을 만드는 비결은 꼼꼼하고 진하게 색연필로 칠해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종이에 그림을 그려 탁자에 놓아두면 머그컵 겉면에 테잎으로 종이를 붙이고 고온의 가마에서 가열해 그림이 컵에 녹아들도록 합니다.
엄마 아빠가 도와주는 것 보다 아이가 혼자 하도록 두는게 더 예쁜 작품을 만들어 줍니다. 참 글자는 꼭 반대로 써야 똑바로 나옵니다. 신이나서 이런 저런 그림을 열심히 그리던 아이들에 비해 이제 창의력은 어디론가 사라진 엄마 아빠가 더 그림을 그리기 어려웠습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별것 아닌 체험이지만 자기가 그린 그림이 컵에 있는것이 아이들에게는 너무 좋은가 봅니다.
들고 다니기 불편할텐데도 자기가 만든 컵이라고 계속 들고 다니려 합니다.
컵 만들기 체험이 끝나고는 곧바로 산머루 농원의 술 발효장치와 와이너리를 구경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척 무더운 날씨였는데도 지하에 위치한 저장고는 서늘하고 추울정도 였습니다.
산머루로 담근 와인을 저장하는 와이너리도 구경을 해 보았습니다.
이곳의 술들은 오크통과 병에 담겨서 저장을 하고 있었는데 그저 나무를 이어 붙인 통에서 와인이 새지 않는 이유는 바로 나무가 수분을 만나면 팽창하여서 통사이의 틈을 없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린시절 해적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식수를 저런 배위에 있는 나무통에 담는데 물이 왜 새지 않을까? 저 시대에 나무통 안에 바르는 방수재라도 있었을까? 하고 품었던 의문이 이제야 풀렸습니다.
오크통 뿐만 아니라 전통 방식으로 항아리에서 숙성 중인 머루 와인도 보입니다.
솔직히 저도 도시출신이라 산머루는 어릴적 삼촌들이 따다준 것을 먹어본 기억은 있지만 포도와 어떻게 다른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냥 산에 있는 야생포도? 라는 생각정도 밖에 없었는데 포도와 비슷하게 생긴 머루는 대표적으로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며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시력개선에도 좋고 관절염, 당뇨에도 효능이 있어 건강 식품으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pajuvitis/120208738578
머루는 넓은 잎을 가진 포도과의 넌출성 낙엽식물로 우리나라, 일본, 중국, 만주 등지의 산간 숲 속에서 자생하고 있다. 머루란 산포도의 총칭으로서 과실을 식용하는 머루속과 식용할 수 없는 개머루속으로 크게 구분된다. 왕머루, 새머루, 까마귀머루 등이 머루과에 속한다. 머루속 식물은 줄기의 골속이 갈색이며 수피에는 피목이 없고 세로로 벗겨지며 꽃이 원추화서인 것들이고, 개머루속 식물은 줄기의 골속이 백색이며 수피에는 피목이 있고 벗겨지지 않았으며, 취산화서인 것 중에 덩굴손이 흡반상이 아닌 계통의 것들이다. 꽃은 5~7월 사이에 황록색으로 피는데 과실은 장과로 구형이며 9~10월에 검게 익는다. 어린 순과 열매는 식용하며 옛날 구황식의 하나인 물곳의 재료로 쓰였다. 과실에는 주석산과 구연산 등이 함유되어 있어 머루주, 주석산 제조의 원료로 쓰인다. 보통은 머루주나 머루정과를 만들어 먹는다. 민간에서는 보혈강장제로 알려져 있다.
머루 (식품과학기술대사전, 2008. 4. 10., 광일문화사)
와이너리 주변 벽은 재미있는 벽화들이 그려져 있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들 녀석이 모자를 저렇게 얼굴로 쓰는건 한창 아이언 맨에 빠져 있어서 입니다. 이 맘때 남자아이들이 그렇듯 저렇게 앞도 안보이게 얼굴을 가리고 뛰어다니는 천방지축이지요.
와이너리를 구경하고 나서는 점심 식사 입니다. 사실 워낙 참가비가 너무 저렴해서 점심 식사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정말 과식을 부르는 비빔밥이었습니다. 계란 국수도 일 품이었구요. 입맛 까다로운 아이들도 너무 잘 먹었습니다.
식사를 하고는 느타리버섯 채취를 체험했는데 사실 이 체험은 버섯을 쑥 뽑기만 하면 되는 워낙 간단한 체험이라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채취한 버섯을 1인당 300g 씩 나누어 주는 알찬 체험이기도 합니다.
우리집은 4인 가족이라 꽤 많은 양의 버섯을 받았습니다. 막내가 들기에는 꽤 무거운데도 본인이 들고 가겠다고 고집합니다. 아이들은 자기손으로 따고 만들고 한 것에 애착이 많이 가나 봅니다.
버섯 채취 후에는 마지막 체험인 산머루 잼 만들기를 하기 위해서 산머루 농원으로 향했습니다.
농원 곳곳에는 아직 익지 않은 산머루가 달린 덩쿨들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익으면 포도처럼 갈색이 됩니다.
오늘의 마지막 체험인 산머루 잼 만들기 입니다. 채취한 산머루를 믹서기에 갈아둔 팩을 설탕과 꿀을 섞어 끓이기만 하면 잼이 완성 됩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다소 심심한 체험도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열심히 주걱으로 잼이 끓을때 까지 저어주는데 사뭇 진지합니다.
잼이 끓고나면 뜨거운 상태에서 바로 병에 담게 됩니다. 남은 잼은 이곳에서 제공하는 크래커에 찍어 먹어서 정리하게 됩니다.
평소에는 잘 먹지도 않던 크래커 자기가 만드는데 참여한 잼이라 그런지 열심히 찍어 먹습니다.
우리집은 4인 가족이라 직접 만든 잼 150g 1병씩 4개를 챙겼습니다.
이렇게 마지막 체험 행사가 끝나면 머루 주스와 머루 포도주를 맛 볼 수 있는 시음시간이 주어집니다.
물론 이곳 매장에 있는 술이나 주스등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굿~ 첫 맛은 좋았는데....
뒷맛은 너무 셔~
머루쥬스는 아이들에게는 좀 많이 시었나 봅니다. 이렇게 시음을 마치고 나면 도시가족 주말농부 체험 일정은 끝났습니다.
농원안에 이쁜 곳이 많아서 이곳 저곳 사진을 담으며 천천히 버스로 향했습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돌아오는 길 차가 살짝 막히기는 했지만 대부분 시간은 피곤함에 잠이 들어서 인지 금방 돌아온것 처럼 느껴집니다.
집에와서 짐을 풀어보니 뭐가 많습니다. 1인당 참가비 1만원, 즉 가족 참가비 4만원에 시골 공기를 마시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아이들은 체험도 시키고 얻은 머그컵 4개와 느타리버섯 1.2kg, 150g 들이 머루잼 4병. 수확이 쏠쏠 합니다. 여러모로 참 괜찮은 행사 같습니다.
주말에 아이들과 갈 곳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신청하시고 한번쯤은 참여하는 걸 고려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