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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슈빈 내안의 물고기, 우리 몸 안의 물고기의 흔적을 찾아서

과거의 BBC였나? 어딘지는 기억 나지는 않지만, 닐 슈빈도 직접 출연했던 걸로 기억하는 "내안의 물고기" 다큐멘터리를 본 이후로 언젠가 이 책을 꼭 읽어 봐야지 하고 마음 먹고 책은 구입을 했는데 계속 펴 보지도 못 하고 있다가 이번 폭염에 어쩔 수 없이 강제로 에어콘 아래에만 머물며 겨우 이 책을 완독 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인 닐 슈빈은 북극 엘스미어 섬에서 발이 있는 물고기 화석 "틱타알릭"(Tiktaalik)을 발굴해 유명해진 고생물 학자 입니다. 해부학 강의를 한 이력이 있는 그는 바로 "사지" 와 같은 생물 공통 설계의 유사성 들에 주목했던 학자 입니다. 틱타알릭은 물고기에서 육상 동물로 나아가는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 책의 제목 "내 안의 물고기"로 유추하면 물고기와 포유류인 우리의 생명 설계의 유사성에 대해 다루고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이 책의 내용은 좀 더 나아가 곤충이나 무척추 동물, 단세포 생물, 박테리아의 DNA 와 우리와의 유사성 까지 넓고 더 깊이 주제를 파고드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생명이 출현하고 35억년 동안 진화를 거쳐 현재의 동물들과 인간이 출현 했고 너무도 달라 보이는 이 다른 생물들과 우리 신체기관이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이 닮아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또 박테리아 마저도 우리 세포 안의 미트콘드리아와의 유사성이 있을 정도로 지구 상의 모든 생물의 특징이 우리 몸 안에 많은 흔적을 남기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 입니다.




이 책은 우리 몸에 남아 있는 신체 기관과 다른 포유류들, 파충류, 양서류, 상어와 같은 어류, 더 원시적인 어류, 곤충, 단세포 동물, 박테리아에 이르기 까지 거슬러 가며 우리 몸에 남아 있는 이들의 흔적들을 해부학적으로 때로는 DNA 연구를 통해서 상세하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책의 처음 부분은 물고기에게서 생겨난 다리 또는 팔뼈의 기원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물고기에게 처음 생겨난 지느러미 뼈는 습지를 기던 물고기,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의 팔뼈의 근원이 되었고 인간의 팔뼈 역시 이 유사성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합니다.


모든 척추동물의 다리뼈는 어떤 형태이든 하나의 뼈가 두개로 이어진 뼈로 이어지고 여기서 갈라져 나오는 손가락 뼈 라는 해부학적 유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리 뼈가 퇴화하여 다시 지느러미 형태로 재 진화한 펭귄이나 고래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한때 아무도 머리라는 기관이 없었던 원시 생물들 중에서 현재는 많은 생물들이 가진 머리가 생겨난 근원을 5억년 전의 활유어와 같은 벌레에게서 그 근원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또 이 벌레의 몸안의 척삭이라는 신경삭을 통해서 먼 미래의 척추로 발전하는 기관의 초기 모습까지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와는 너무나도 달라 보이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 처럼 보이는 곤충인 파리 조차도 그 유전자를 들여다 보면 우리 몸의 부위의 유전자상의 위치와 파리의 몸의 구분이 거의 동일하게 대응이 됩니다. 애초에 몸, 즉 신체 기관의 탄생 이후에 동물의 몸은 그 탄생 시점 부터의 설계에서 생각보다 크게 달라지지 않았나 봅니다.

달라졌다기 보다는 생물의 공통의 설계도, DNA 가 이리 저리 다양한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의 압력으로 분화를 일으킨 것이 현재의 우리들의 모습 일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코와 호흡기 마저 우리는 그 근원을 턱이 없는 원시적인 무악 어류에서부터 그 근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 의하면 사람을 다세포 생물이라는 커다란 계통수 안에서 분류하면 그 계통수는 해파리 까지 분류 계통을 거슬러 올라 갈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신체의 근원은 상당히 비슷합니다. DNA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고려하면 더 멀리 올라 갈 수도 있습니다.



책의 말미는 우리 몸에 남아 있는 여러 질병의 원인을 과거의 우리의 기원에서 찾고 있습니다. 비만과 심장질환, 치질과 같은 질병은 "수렵채집인" 이라는 우리의 과거 모습에서 기인합니다. 풍족한 시기 자원을 저장하기 위해서 우리몸은 여전히 지방을 쉽게 축적 하도록 되어 있고 이는 언제든 기름진 음식을 구할 수 있는 오늘 날에는 커다란 재앙이 되었습니다. 물론 제게도 큰 재앙이 되었습니다


늘 뛰고 걷던 활동적이던 우리의 과거에 효과적인 장치였던 판막들과 정맥이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진 오늘날의 우리에게는 적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활동성이 줄어들자 정맥의 울혈을 일으키고 이 울혈은 다리의 부정맥이나 치질과 같은 괴로운 질병을 가져다 주는 근원이 되었습니다.



음식을 먹다가 음식이 기도로 넘어가 숨이 막혀본 기억이 있다면 왜 이렇게 우리 몸이 불안하게 설계되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번 쯤은 해보셨지 않은지요? 우리는 영장류의 목과 기도에서 언어라는 능력을 얻음으로 인해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위험 요소를 안게 되었습니다. 또한 더 잘 말하기 위해 유연해진 목구멍의 특성은 이후 우리에게 "질식" 이라는 등가 교환을 제의한 샘 입니다.



우리가 딸꾹질을 하는 이유도 우리 안의 물고기와 올챙이의 모습 때문이기도 합니다.



남자 아이들에게 흔한 서해부 탈장은 내 안의 상어의 과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눈으로 보이는 해부학적 특징 외에도 최근의 고생물학 연구는 세포 단위에서 일어나는 우리의 질병의 원인을 미생물이었던 과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처럼 내안의 물고기는 우리 몸속에서 35억년 진화가 남긴 흔적들을 따라가면서 태초의 설계에서 부터 비롯된 우리몸안의 여러 생물들의 모습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현재의 생명들이 그 모습이 어떻든 모두 뚝 떨어진 낯선 존재가 아님을 상기시켜 주고 있습니다.


우리 몸, 즉 사지라는 것을 모든 동물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다는 것에서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 사실들이라고 해도 이 책이 풀어내는 이런 흥미로운 우리안의 과거의 모습들은 생각 보다 큰 흥미를 가져다 줍니다. 특히 DNA 분석 등을 통해서 밝혀지는 곤충, 미생물에게서 조차 우리 안에서 그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어떤 신비로운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무더운 여름 에어콘 바람 아래서 머리를 식히며 읽어 볼 만한 교양 과학서 "내안의 물고기" 읽고난 후기 였습니다.


  • 인간이 물고기의 후손?? 좀 엉뚱하다고나 할까요

  • 하나부터 열까지 그림까지 첨부하니 이해가 잘 가네요.
    은근 충격적이기도 하고요.
    물고기와 인간은 다른 시작일줄알았는데...^^

    몇만년이 흐르면 인간의 몸도 더욱 변해있겠죠? 몇만년가지고는 어림도없을려나?

    • 우리몸의 생명의 설계의 유사성이 물고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내용들도 재미있지만 세포 단계의 유사성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부분도 참 흥미로운 부분 이었습니다.
      35억년 우리는 이렇게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지능을 가진 생물까지의 탄생의 경로가 참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