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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삼봉(정도전) 기념관

평택에 있는 삼봉 기념관은 사실상 조선이라는 나라를 여러 방면에서 설계하고 이를 개국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음에도 조선 말기까지는 그 대접이 애매했던 삼봉 정도전을 기리는 기념관입니다.

 

솔직히 기념관만 구경하러 또는 목적으로 삼아서 아이들과 움직이기에는 컨텐츠가 좀 부족한 느낌이 많습니다. 평택을 지나거나 가시는 경로에 있다면 들러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제 경우에는 평택 트리하우스에서 숙박하고 귀가하는 경로에 있어서 들렸습니다. 아이들 역사 교육의 목적도 있는데 항상 부모 마음일 뿐 안타깝게도 아이들이 큰 흥미를 느낀 것 같지는 않습니다.

 

조선이라는 나라의 틀을 만든 기획자 삼봉 정도전에 대해서는 예전에 다루었던 글이 있어서 링크를 남겨돕니다.

 

링크 :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와 정도전 그리고 역사의 라이벌 최영과 정몽주 1

 

 

정도전 사당

 

위치는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 은산리입니다. 평택에서 오산으로 향하는 방면에 삼봉 기념관이 있습니다.

 

삼봉기념관

 

삼봉 정도전 기념관

 

날씨가 마치 여름 날씨같이 무더웠지만 오랜만에 미세먼지 없이 무척 맑은 날이었습니다.

 

삼봉 기념관 문헌사 희절사

 

평택 삼봉(정도전) 기념관

 

삼봉 기념관이 있는 곳은 총 3개의 시설이 있습니다. 삼봉 기념관과 문헌사 희절사 입니다.

 

안내문에 있는 글을 부분적으로 옮겨 보겠습니다.

 

삼봉 기념관

삼봉 기념관은 문헌공 삼봉선생의 문집인 삼봉집의 목판이 1988년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32호로 지정되어 전시 보관하는 곳으로 2004년에 국,도,시비 10억 원으로 평택시에서 건축한 기념관이다.

삼봉집은 태조 6년 희절공께서 2책의 홍무초본을 간행하고 그 후에 삼봉선생의 증손되는 양경공께서 6책으로 증편 간행한 것을 1791년 정조 임금께서 규장각에 명하여 누락된 글을 보완 14권 7책으로 증편 간행하여 경상도 관찰사 정대용에게 명하여 목판으로 서각 한 것이다.

-후략-

 

문헌사

문헌사는 문헌공 삼봉 정도전 선생의 불천위를 봉안한 부조묘이다. 매년 음력 9월 9일에 평택시가 삼봉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추모제를 올리는 사당이다.

삼봉선생은 고려 말 난세에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개국하여, 순충분의좌명개국공신이 되고, 봉화백에 피봉되었으며, 조선경국전, 경제문감, 불씨잡변, 심기리편, 심문천답 등 많은 명저를 저술하여 인에 입각한 민본정치를 이상으로 하는 치국의 원리를 제시하고 이것으로 정치 경제 사회의 기준을 삼아 마침내 고려 시대의 불교가 국교였던 사회를 유교로 변하게 하였다.

태조 3년에 한양 천도가 결정되자 도성의 터를 설계하고 궁궐 전각 사대문과 사소문 및 한성부 52방의 이름을 지었다.

-후략-

 

희절사

희절사는 조선객국원종공신으로 자헌대부 형조판서를 역임하신 희절공 정진 선생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이다.

정진선생은 문헌공 삼봉선생의 장자로 1361년 출생하여 1393년에 판자재감사 1395년에 조선개국원종공신으로 도승지를 지내고 경흥부윤에 승진하였으며, 1397년에 영원주목사 1407년에 판라주목사 1416년에....

-후략-

 

즉, 이곳에는 삼봉집 목판을 전시 보관하는 삼봉 기념관, 삼봉 정도전의 부조묘(일종의 사당), 정도전의 장남인 정진의 위패가 봉안된 희절사등이 있습니다.

 

삼봉 기념관

 

삼봉 기념관

 

삼봉 기념관

 

문헌사, 희절사 모두 평소에는 문이 닫혀있어서 관람이 가능한 삼봉 기념관으로 향했습니다.

 

정도전

 

입구에는 국사책에서 한 번쯤 본 적 있는 영정이 보입니다.

 

삼봉집 목판

 

삼봉집 목판

삼봉집은 삼봉 정도전 선생의 시문을 모은 삼봉집의 목판이다.

-중략-

현재 보관된 삼봉집 목판은 정조 15년에 왕명으로 부록 사실과 제현의 서술을 첨부하여 당시 경상도 관찰사 정대용이 규장각에서 다시 편집하고 교정을 보아 대구에서 재간한 것으로 총 14권 7책, 268판의 분량이다.

-후략-

 

삼봉집 목판

 

실제 삼봉집 목판이 이처럼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관 내부

 

송경

 

여러 시가와 서간문 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떠오르는 삼봉 정도전은 마치 엄친아 같은 느낌입니다.

 

조선 건국의 당위성과 유교라는 사상을 확립한 일종의 사상가이기도 하고 도성을 설계한 설계자이기도 하고 조선의 정치 사회 제도를 기획한 기획자이자 입안자인데다 남긴 글들은 문학적인 재능까지 증명해 줍니다.

 

송경 (번역)

고국 땅에 봄바람 부니 보리는 무성한데

황성에 와서 조문하니 나그네 시름 일어나네,

흥망의 바뀜은 때가있어 구름인 듯 모두 덧없고,

번화한 시절은 자취도 없어 물같이 흘러갔구나.

서강아 물러간 조수를 당기려 하지 마라.

송악은 여전히 높고 운수는 이미 다 하였네.

아녀자들은 천고의 한을 모르는 듯.

버들가지 꼭대기로 다투어 그네만 보내는구나.

 

서간문

 

남아 있는 편지도 볼 수 있습니다.

 

서간문

세상 풍파가 참으로 매서운데 이제 생각해 보니 지금 같은 때에 사신의 길을 떠나는 것을 우러러 위로를 합니다.

내가 오랫동안 병석에 누어 있어서 오직 하는 일이라고는 신음하는 것이 고작인데 어찌 다시 일어나 여러분의 소망에 보답하오리까? 참으로 괴롭습니다.

나머지는 마음이 어지러워 감히 적지 못합니다.

 

서간문

 

조선시대 한양도성의 모습

 

직접 설계한 한양도성의 미니어처와 5부 52방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한양 도성

 

어록과 시조

 

삼봉 정도전이 남긴 시가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가는 선인교 나린물이... 입니다. 고려의 멸망에 대한 승리자의 감성과 어떤 한 조각의 아쉬움도 부정하려는 마음이 느껴지는 듯한 시라고 생각합니다.

 

선인교 나린 물이 자하동에 흐르르니

반천년 왕업이 물소리 뿐이로다

아희야 고국흥망을 물어 무엇하리오

선인교는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의 자하동에 있는 다리입니다. 500년 고려의 왕업이 망하고 이제는 물소리뿐인데 흥망을 물어 무엇하랴라는 의미의 시가입니다.

 

개인적으로 수백 년 전의 역사 속 인물의 심성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시라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입니다.

 

희절사

 

문헌사가 정면에 보이는 위치에서 사진을 담아보았습니다.

 

정도전이라는 인물은 조선 개국에서 거의 전방위에 걸쳐 활약하고 그 근간을 세웠다 보니 비록 이방원의 왕위 계승과 왕권 확립 과정에서 역적으로 규정되었음에도 오랫동안 그 평가가 애매한 부분이 존재했습니다. 결국 조선 말기 고종대에 많은 부분이 복권되었으나(조선의 시작과 끝에 족적을 남긴 것?) 그의 삶도 어쩌면 선인교 나린물이라는 시가와 일맥이 통해있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앞서도 밝혔듯 이곳만을 목적지로 여행하기에는 약간의 부족함이 느껴집니다. 평택의 여러 곳을 둘러보면서 경로상에서 함께 둘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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