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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숨은 비경 사려니 숲길(한라산 둘레길)

제 개인적으로 제주도에 가면 꼭 들려봐야지 하는 곳 버킷 리스트에 벌써 2년 전부터 들어있는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제주도의 숨은 비경이라 불리는 사려니 숲입니다.


우연히 블로그를 통해서 이곳 사진을 접했을 때 직접 가보고 싶고 또 가족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은 비경이라는 생각이 들었었기에 제주도로 여행을 오게 되었을 때 이곳을 반드시 들릴 여행지로 잡았습니다.


과거에는 특정 시기만 개방을 한다는 이야기도 어디선가 읽은듯합니다만 지금은 특별히 출입할 수 있는 기간이 따로 있지는 않은 듯합니다. 이곳을 가보려는 마음이 있으시면 일반적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사려니길 주차장이 아니라 "사려니 숲길 붉은 오름" 으로 찾아가시는걸 권해드립니다.


대부분 사진과 블로그로 접하는 사려니 숲의 모습은 바로 붉은오름 입구 주변에서 담은 것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사려니 숲길 주차장 쪽은 좀 더 길이 험한 편이기 때문에 가벼운 차림으로 산림욕을 즐기는 정도라면 붉은 오름쪽이 더 나을 듯합니다.


사려니 숲길


물론 충분한 여유와 시간이 있고 복장도 준비되셨다면 이곳에서 붉은오름 입구까지 가거나 더 긴 코스를 타셔도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가거나 산을 타기 적당하지 않은 복장이라면 안전하게 붉은 오름 입구에서 조금 걸어들어갔다가 돌아 나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한라산 도로


가는 길은 한라산 사면을 관통하는 산길이었는데 길 양옆의 나무들과 숲의 모습이 마치 원시림 같은 느낌이 들게 할 정도로 숲이 울창했습니다.


사려니 숲길 주차장


처음에는 우리 가족도 사려니 숲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우리 복장을 보더니 먼저 다녀온 분이 전날 비가 와서 길이 무척 미끄러운데다 진창도 있어서 이쪽으로 가는 건 피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저도 어쩐지 입구 모습이나 주변이 기존 블로그 등에서 보았던 모습과 달라서 다시 꼼꼼히 찾아보니 주차장 쪽 입구가 아니라 붉은 오름 쪽 입구로 가야 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려니 숲길 붉은오름


붉은오름쪽 입구가 그리 먼 곳은 아니라서 차로 한 10여분 만에 도착한 것 같습니다.


사려니 숲길 붉은오름 입구


확실히 붉은 오름 입구가 사람도 훨씬 많았고 제대로 찾아온 것 같다는 안도감도 살짝 들었습니다. 주차장 쪽에는 보이지 않던 푸드트럭들도 이쪽 입구에는 몇 대가 서 있습니다.


사려니 숲길


이쪽의 길은 바닥에 짚으로 된 길이 깔려있습니다. 전날 내린 비로 이쪽도 약간 땅이 젖어있긴 했지만 그래도 짚도 깔려있고 일부 구간은 데크도 조정되어 있어서 신발이 더러워지거나 아이들이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하는 걱정은 조금 덜 수 있었습니다.


사려니 숲길 입구 중 하나


붉은오름 입구 주차장


붉은 오름쪽 입구 주변에는 길 한편이 쭉 주차장으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보니 차를 대기 위해서는 꽤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래도 운 좋게도 한 5분여의 기다림 끝에 나가는 차량이 있어서 차를 댈 수 있었습니다.


사려니 숲길 붉은 오름 입구


사려니 숲길은 이렇게 숲 안쪽까지 짚이 깔린 길이 이어져있어서 바닥이 질척한 곳도 큰 불편 없이 산책이 가능합니다.


사려니 숲길


길을 가다 보니 누군가 나무 아래 돌을 쌓아놓았습니다. 그런데 옛 화산 폭발의 영향인지 이곳의 돌 색깔은 다른 곳에 비해서 참 다채롭습니다.


사려니 숲


시원하게 쭉쭉 뻗은 오래된 수령의 나무들은 다른 곳의 숲들과는 확실히 다른 신비한 느낌을 줍니다. 바닥에 깔린 양치 식물들도 국내의 다른 산림욕장과 다른 독특한 느낌을 주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사려니 숲길


사려니 숲길


사려니 숲 나무의 이끼


대부분 나무들이 곱게 낀 이끼 옷을 입고 있었는데 이것도 다른 숲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광경입니다. 제주도의 온난한 기후 때문일까요?


이곳 사려니 숲이 다른 숲들과 다르고 특별한 이유는 대부분 이끼가 끼고 곧고 시원하게 뻗은 나무들, 그리고 바닥의 양치식물들이 어우러져서 마치 오래된 원시림 같은 차별화된 자연의 풍광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거기에 다양한 색을 지닌 이곳의 돌들도 특이함을 더 해줍니다.


사려니 숲 나무 이끼


사려니 숲길


제주도 사려니 숲


이끼낀 숲속


사려니 숲 돌탑


사려니 숲 사진 찍기 좋은 숲


사려니 숲길은 사진 촬영을 많이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갔을 때도 전날 비가 와서 땅 상태가 좋지 못했지만 몇 몇 예비 신랑, 신부 팀이 야외 촬영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웨딩 촬영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촬영팀을 길을 가다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숲의 풍광이 인생 사진을 담는 명소로 소문나게 만들었나 봅니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우리 가족들도 열심히 사진을 담았습니다.


사려니 숲 인생 사진 건질만한 곳


사려니 숲 사진 담기 좋은 곳


신비한 녹색의 사려니 숲


사려니 숲길


붉은오름 입구로 1~2 시간 코스도 있지만 우리 가족은 약 2~30분 정도 거닐다 되돌아 나왔습니다. 사실 이쪽 입구만 들렸다 나와도 사려니 숲의 아름다움은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사려니 숲길 입구 푸드트럭


얼마 걷지 않았는데 맑은 공기의 숲을 산책해서 그런지 허기가 좀 집니다. 마침 붉은오름 입구에는 몇 종류의 간식들을 푸드트럭에서 판매하고 있어서 허기를 채울 수 있었습니다.


사려니 숲길 옛날 핫도그


이곳 푸드트럭에는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옛날 핫도그를 팝니다. 요즘 볼 수 있는 명량 핫도그 같은 튀김옷이 얇지 않고 정말 옛날식으로 두껍게 밀가루와 튀김가루를 입히고 설탕과 케첩으로 풍미를 낸 정말 옛날식 핫도그였습니다. 산책 후 살짝 고픈 배를 채워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사려니 숲 또는 사려니 숲길, 제주도의 숨은 비경이라 불리는 곳, 그 이름대로 독특하고 신비한 느낌을 주는 숲이었습니다. 이상하게도 나이가 들수록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 깊이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10대 후반기 무렵에는 날리는 눈도 하늘에서 내리는 쓰레기 같았고 아름다워도 그냥 숲길 뭐 하러 보러가? 하고 매사 심드렁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한창 활동적이던 청년기에는 여행을 가도 아름다운 자연의 광경보다는 여행지의 자극적인 볼 거리나 놀 거리에 더 끌렸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에 와서는 이렇게 녹색의 신비한 느낌을 주는 숲 산책도 그것만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그 나름 만족도가 높았던 사려니 숲길 방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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