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멍한 상태로 스마트폰을 만지 작 거리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집이나 일반 가정집에서 전기를 쓰는 전자 제품이나 기기들이 꽤나 많을 텐데 이런 것들을 하루에 실제로 얼마나 사용되고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아내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아이들과 잠깐 가까운 곳으로 외출은 하겠지만 집에 있기로 했던 터라 한번 집안에 있는 전기를 사용하는 기기들을 사용하는 횟수를 세어서 스마트폰에 메모를 해 보았습니다.
물론 이게 논문 주제나 연구는 아니다 보니 ^^;; 세는걸 까먹기도 하고 어디까지나 제 개인이 오늘 하루 사용한 횟수이기 때문에 재미로 보셨으면 합니다.
1위 스마트폰 30회 이상
30회가 넘어가면서 세는걸 그만 두었습니다. 횟수가 더 많아지면 스마트폰 중독자로 여겨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ㅡㅡ;;; 전화를 하기 위해서도 몇 번 있었지만 무엇인가를 찾아보거나 그냥 할일이 없으면 만지작 거리게 되었습니다. 변명이라면 오늘은 전기를 쓰는 기구의 사용 횟수를 기록하기 위해서 더 자주 만졌습니다.
2위 정수기 28회
정수기 사진은 촬영하지 못했습니다. 싱크대 밑의 다른 물건들을 치워야 해서 귀차니즘이 몰려와서 그만...
제가 물을 마시기 위해서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물을 달라고 하거나 부부가 즐길 커피를 타거나 하기 위해서 생각보다 자주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3위 절수 페달 20회
이사를 하고 나서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 절수 페달 입니다.
오늘 아내의 컨디션이 별로다 보니 설거지를 하거나 간단하게 컵을 하나 씻어도 이용하게 되는 게 절수페달이었습니다. 사실은 수돗물을 이용한 것과 숫자가 일치 합니다. 어떻게 보면 수돗물도 전기를 쓰는 펌프로 물을 끌어올리는 걸 테니 수돗물 자체도 전기기구로 봐야 할 듯 하기도 합니다.
특히 설거지를 할 때는 발로 물이 나오는걸 조절할 수 있어서 물을 틀어 놓는 경우를 줄일 수 있어 개인적으로 유용하게 사용 중 입니다.
4위 TV 또는 셋탑 13회
오늘은 집에서 특별히 하는 일이 없다 보니 TV를 많이 보았습니다. 또는 잠시라도 엄마에게서 둘째를 떼어 놓기 위해서 뽀로로를 틀어주거나 구글TV 기능으로 찍어둔 사진이나 동영상을 아이들과 함께 보거나 유튜브로 본방으로 보지 못했던 보이스 코리아의 궁금했던 참가자의 영상을 보느라 평소보다 좀 많은 이용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횟수는 리모콘으로 켜고 끄고 한 횟수 입니다. 중간에 채널을 변경한 것 까지는 포함 시키지 않았습니다.
5위 냉장고 11회
밑반찬을 꺼내거나 첫째가 좋아하는 요구르트를 꺼내다 주느라 자주 이용한 냉장고 입니다.
평소에는 아내는 더 자주 사용 했지만 오늘만은 제가 많이 열었다 닫았다 한 것 같습니다.
6위 가스 렌지 8회
이 기기는 넣을까 말까 망설였습니다. 가스를 쓰는 기구지만 역시 점화를 위해서는 전기 스파크가 필요한 기구 입니다. 집에서만 있어도 3끼 식사를 하려면 불이 필요하고 둘째 녀석이 요즘은 엄마에 대한 애착이 심해서 떨어지려 하지 않다 보니 아내가 올려 놓은 조리중인 음식의 불을 조절하거나 요리를 도와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늘은 좀 자주 만졌던 기구 중 하나 입니다.
7위 전기 포트 7회
부부가 커피나 차 마시는 걸 좋아하고 집에만 있다 보니 오늘 자주 이용을 하게 된 전기 포트 입니다.
참고로 오늘의 커피 당번은 제가 대부분 했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믹스라도 딱 맛있는 물 조절로 인해서 커피는 제가 끊인 커피가 더 맛있습니다. 이건 분명 팩트 입니다만 아내는 동의 안 할 수도....
8위 핸드 청소기 6회
어린 아이들 있는 집은 공감 하시겠지만 끊임없이 치울 거리가 생깁니다. 과자 부스러기부터 시작해 온갖 부스러기들을 흘리는 것이 아이들의 하루 일과라고 할까요? 그러다 보니 본격적인 청소기보다는 그때 그때 이 녀석이 참 유용하게 쓰여지고 있습니다.
9위 아이패드 5회
부모님과 페이스타임(영상통화)를 위해서 2번, 무언가 검색 해 보려고 3번 정도 사용한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제 사용률이 많지는 않았는데 사실은 아내와 딸이 더 많이 사용 합니다.
10위 카메라 4회
아이들이 놀다가 아주 재미 있는 상황을 연출 하거나 했을 때 또는 오늘 이 포스팅에 쓰여질 사진들을 찍기 위해서 몇 차례 꺼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을 놓칠 것 같아 급하게 사진을 찍어야 할 때는 역시 스마트폰으로 대부분 촬영하게 되는데 이럴 때면 사진을 찍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카메라는 스마트폰이라는 말이 진실로 다가 옵니다.
공동 10위 입구 제어 패널 4회
잠깐 음식물 쓰레기나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거나 달걀을 사오거나 등의 외출 시, 나가기 전에 엘리베이터를 부르기 위해 사용하였습니다. 누르지 않고 나간 경우도 많지만 나가기 전에 엘리베이터를 불러놓을 수가 있어서 익숙해지고 나니 편리해서 꼭 누르고 나가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는 엘리베이터가 1층에 있었군요
11위 전원 패널 3회
밤이 되어 어두워질 때 불을 켜고 끄는데 이용하였습니다.
사실 욕실등이 더 자주 켜지고 꺼졌지만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이 미치지 못해 횟수를 세지 못했습니다.
공동 11위 칫솔 건조대 3회
하루 3번 칫솔질을 해야 하다 보니 정확히 3회 사용을 했습니다. 실은 오늘은 귀차니즘에 2번만 양치질을 했고 1번은 잠자기 전 아이들을 씻길 때 아이들 칫솔을 꺼내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12위 식기 세척기 2회
설거지의 압박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게 해주는 기특한 녀석입니다. 물론 설거지 할 거리가 작을 때는 그때 그때 해버리지만 일요일 처럼 집에서 식사를 자주 해서 그릇들이 쌓였을 때 이 녀석에게 맡겨 버립니다. 사실 이사로 돈 나간 곳이 많다 보니 눈물을 머금고 구입을 포기한 이른바 손에 음식찌꺼기를 묻히지 않아도 된다는 "남편들의 로망" 이라는 음식물 분쇄기에 못지 않게 지친 아빠들에게 설거지로 부터의 자유를 주는 물건 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설거지는 보통 아내가 많이 하지만 휴일에는 둘째가 엄마에게 징징거리며 달라 붙는 상황에서 안하고 버티는 게 더 힘든 일이거든요.
사용횟수 1회의 공동 13위들
아무래도 오늘 하루 동안 딱 한 번 사용된 기기들이 많습니다.
사진은 없지만 세탁기도 사용되었습니다. 이건 아내가 조작한 것이라 횟수를 세지 않았습니다. 다만 세탁이 끝났을 때는 아내가 빨래를 너는 걸 자주 부탁합니다.
생각해 보니 이 전동 세탁물 건조대도 전기로 동작 하는 녀석 이었군요. 오늘은 빨래를 빨리 말리기 위해 건조 팬도 가동 하였습니다.
밥을 담기 위해 이용한 전기 밥솥입니다. 식사 준비를 거들다 보니 오늘 한 번 이용을 했습니다.
반찬을 데우기 위해 사용한 전자 레인지 입니다. 사실 참 자주 사용하는 기기인데 오늘은 한 번만 만져 보았네요.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힐끔거리다 보니 또 시간을 볼 수 있는 기기들이 주변에 널려 있다 보니 의외로 잘 안 보는 거실 시계 입니다. 이 녀석을 무심히 쳐다보다 "아 저것도 건전지로 움직이니 전기를 쓰는 기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카운트 했습니다.
저지레가 한창인 아들이 소파를 밟고 올라서 각방의 온도를 40도가 넘게 올려 버리는 바람에 한번에 고쳐서 조절 하려고 만져본 월 패드 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여러 기능이 신기해서 자주 만졌는데 요즘은 통 손이 가질 않는 군요
런닝맨의 열혈 팬인 아내가 잠시 방송을 볼 수 있도록(사실 못 보면 왠지 잔소리가 더 많아지는 것 같아서) 아들 녀석을 엄마에게서 떼 놓기 위해 전기 자동차에 태웠습니다. 리모콘으로 원격 조정 가능한 이 자동차는 구입한지 3년이 넘어가는데 배터리만 3번 교체하고 잘 작동하고 아직도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어 하는 장난감 입니다. 뽀로로와 더불어 아이들 관심사 돌리는데 최고의 효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자동차와 더불어 뽀로로를 만든 EBS의 제작자 분들 "사랑합니다".
새집이다 보니 요즘은 풀 가동 중인 공기 청정기 입니다. 혹여 아이들 새집 증후군이 있을까 해서 신경을 쓰다 보니 동작시키기 위해 만져보았습니다.
살짝 부끄럽지만 비데 입니다. 이것 역시 전기를 쓰는 녀석이라는 걸 앉아서 명상 중에 깨달았습니다. 길게 애기하지는 않겠습니다. 혹 식사 중은 아니셨죠?
주방TV는 컨디션 좋지 않은 아내를 대신해 주방에서 시간을 잠시 보냈는데 아내와 딸이 웃찿사를 보며 너무 빵 터지길래 저도 궁금해져서 보느라고 켜 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유아 아토피가 있는 둘째 녀석 때문에 침구류를 꼭 소독하곤 했습니다. 집 진드기를 잡아준다는 자외선 소독기 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아토피가 호전되어 거의 사라지다 보니 잘 안 하게 되었지만 유난히 눅눅한 느낌이라서 오늘은 한번 돌려 보았습니다.
어제 자기 전에 열심히 청소를 해서 사실 오늘은 청소를 생략했습니다. 그럼에도 로봇 청소기를 만진 건 세상의 모든 물건은 꺼내 놓을 테다 하는 각오를 보이는 둘째 녀석 때문 입니다. 로봇 청소기가 제 장난감인줄 아는 녀석에게 잠시 청소기를 졸졸 따라 다니는 재미를 선물했습니다.
헤어드라이어는 딸아이 목욕시켜주고 머리를 말려주느라 사용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잠을 자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라고 딸이 흥얼 거립니다. 그래, 그래 얼른 자야지 아빠가 블로그 좀 한단다.
아이들 있는 집에는 하나씩 있다는 온도와 습도를 표시해 주는 곰돌이 온 습도계 입니다. 둘째가 갓난아기 때는 많이 사용했는데 요즘은 잘 안보는 물건들 중에 하나 입니다.
직업이 컴퓨터, IT와 관련 있는 일인데 오늘 처음 PC앞에 앉아 봅니다. 시간을 보니 오늘 글을 쓰는 건 무리겠고 글감 작업만 해두고 다음날 마무리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패드나 아이폰을 쓰면서부터는 정말 하루에 PC를 켜는 일이 블로그 작성을 할 때 말고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기기들
오늘 간택을 받지 못한 녀석들 입니다.
먼저 울트라북 되겠습니다. 오늘은 회사의 호출도 없다 보니 이 녀석을 켤 일이 전혀 없었습니다.
딸아이의 장난감인 전자 피아노 입니다. 오늘은 제 딸이 선택해 주지 않아서 쓸쓸히 있었습니다.
프린터도 오늘은 아무런 일을 못했군요 PC가 켜질 때 자신도 있다며 삐 소리를 내서 생각난 녀석 입니다.
IP TV를 이용하지 않을 때는 자주 이용했던 DVD 플레이어 입니다. 요즘은 IP TV에서 볼 수 있는 EBS 유아 컨텐츠가 워낙 풍부하다 보니 잘 이용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오늘 한번도 울리지도, 전화를 걸기 위한 선택을 받지도 못한 집 전화기 입니다. 사실 각자 스마트폰이 있고 무료 통화량이 넉넉하다 보니 집전화를 쓸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070끼리 무료통화 같은 용도로 이용되었는데 요즘은 스마트폰도 망 내 무료통화 등의 요금제가 나오고 있어 그런 용도도 점차 사라질 듯 합니다.
휴일 아침을 간단하게 때울 때는 토스트를 많이 먹는데, 오늘은 3끼 모두 밥을 먹는 바람에 등장할 기회를 놓쳐버린 전기 토스터기 입니다.
아이들이 자고 있어 사진을 찍지 못 했지만 안방에 가습기도 오늘은 한번도 만져 보질 않았고 스탠드 형 전기 다리미도 오늘은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맺으며
이렇게 나열해 놓고 보니 생각보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기 전까지 사용하는 전기를 이용하는 기구들이 참 많기도 합니다. 또 오늘은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평소에 집에서 사용하는 전기 기구들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 줄은 저도 헤아려 보기 전까지는 짐작하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더구나 최대한 모든 기기를 포함시키려 했지만 지금에 와서 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빠진 것들이 있습니다.
아마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하루 동안 사용하는 전기, 전자 제품의 종류와 사용 횟수를 의식적으로 헤아려 본다면 참 많은 기기들에 의존하고 있구나 하실 듯 합니다. 부수적인 것들을 제외하고 기본적인 먹고 마시고 씻기 위해서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기기들만 봐도 그 종류가 참 다양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만약 전기를 갑자기 쓸 수가 없게 된다면 우리는 아마도 당장 모든 생활에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하지만 전기를 쓰는 이러한 다양한 기기들이 없다고 우리 생활의 질이 후퇴하는 걸까요?
어린 시절 시골에 할아버지 댁에 갔을때 밤새도록 정전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오랜만에 창고에서 호롱불을 찾아서 꺼내 오셨고 가물 가물하는 호롱불 아래 모여 앉아서 밥상이 잘 보이지 않아 식구들이 바짝 붙어 앉아 살을 맞대고 정겹게 식사를 하였습니다. 어린 우리들은 전기 불이 켜 있을 때는 잘 보이지 않던 반딧불을 잡으러 뛰어 다녔고 하늘 가득한 별들과 산을 넘어가는 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흑백TV도 전기가 없어 켜지질 않으니 너무 조용해서 벌레소리, 개구리 소리가 더 크고 정겹게 들렸던 것 같습니다. 아직 어릴 때라서 그런지 참 기억에 남는 하룻밤이었습니다.
의외로 이런 문명의 이기들이 없어도 사람들은 큰 불편 없이 만족한 생활을 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과 달리 이제는 어른이된 저는 이런 물건들 없이는 불편하고 불안해서 살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지나치게 적응해 버렸나 봅니다.
길고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포스팅 몇개에 걸쳐 가독성 있는 폰트 사이즈를 테스트 해보고 있습니다. 폰트 사이즈가 왔다갔다 해서 혼란을 드렸을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말석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다음메인에 올랐습니다.
읽어주시고 추천 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