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하다보면 재미있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들이 많이 생깁니다.
유입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멈추거나 양상이 달라지거나 엉뚱한 키워드로 유입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연산군 키워드의 유입의 기반이 된 글
2013/03/04 - [History/Movie/Drama] - 연산군, 모정에 굶주렸던 폭군. 왕 이야기 9
"이글에 연산군 어머니로 검색해서 많이 들어오셔서 서두에 추가 하자면 우선 연산군의 어머니는 폐비 윤씨입니다. 연산군은 숙종보다 훨씬 선대의 왕이지요. 장옥정의 아들은 경종 입니다. 후대의 영조(연잉군)의 형입니다. 병약해서 짧은 치세를 보냈습니다."
블로그에 유입에 대한 특이한 경우의 예를 들면 김연아 선수의 세계선수권 우승 당시 김연아 선수가 마지막에 나와 연기하는 시간 동안 블로그 유입이 뚝 끊어졌던 일이 있었습니다. 당일 아침 발행한 글 하나가 다음메인에 올라 있어 1분에 약 10명 꼴로 유입이 쏟아지고 있었는데 재미있게도 김연아 선수가 프리연기를 펼치고 점수가 발표되는 시간까지 정확하게 블로그 유입이 뚝 끊겼던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저 역시 TV앞에서 김연아 선수의 연기를 감동적으로 보았습니다.
얼마전 주말 밤에는 연산군으로 검색 유입이 30분동안 수백건이 쏟아져 들어왔던 적이 있는데 당일 모 방송에서 연산군 관련 다큐멘터리가 있었고 해당 다큐멘터리가 끝나고 약 30분 정도 사람들이 채워지지 않은 호기심에 검색을 했던 모양입니다.
연산군에 대한 포스팅은 검색엔진에서 첫번째는 아니지만 그래도 대부분 검색 첫 페이지에 노출이 되고있어 기본적인 유입이 있지만 가끔 TV에서 "왕의 남자"가 방영한다거나 하면 꼭 유입이 늘어 났었습니다.
그런데 4월 말 즈음 부터 월, 화 에는 연산군 유입이 눈에 띄게 증가하더니 이번주에는 10시 경 부터 12시 사이에 그리 많지 않은 블로그 방문자수를 감안하면 짧은 시간동안 폭발적으로 유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금방 원인을 찾을 수 있었던 이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유입의 이유를 알 수 없게 되자 호기심이 발동하여 도저히 납득 가능한 이유를 찾지 않으면 안될것 같아 전전 긍긍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 이웃분들에게도 혹시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 하여 질문도 드렸었는데 역시 명확한 원인을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가장 유력한 용의자를 찾아내었습니다.
사진은 왕의 남자에서의 연산군 역활의 정진영씨, 장녹수 역활의 강성연씨
그 용의자는 바로 SBS의 월화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였습니다.
그 유명한 장옥정(장희빈)은 조선 19대 왕 숙종의 희빈으로 시대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조선 10대 왕인 연산군과는 거의 연관되는 사항이 없는 편입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용의선상에 올려 의심 했었습니다. 가끔 유입로그에 연산군이 몰려드는 경우 대부분이 항상 TV에 장옥정을 방영하고 있던지 방송이 끝나고 난 직후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전혀 연관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왜 장옥정을 보고나서 연산군을 검색하는 걸까요?
위의 이미지는 Google Analystics에서 연산군 키워드로 한달간의 유입량을 분석해본 결과입니다.
붉은 박스는 월요일과 화요일 입니다.
장옥정 드라마가 서울지역 시청율이 10%가 넘기 시작하는 5월초 부터는 두드러지게 연산군 키워드의 유입이 증가합니다.
13.5 %는 장옥정 사랑에 살다 서울지역 최고 시청율
재미있는 사실은 장옥정이 서울지역 13.5% 최고 시청율을 찍은 21일 블로그의 연산군 키워드 유입역시 최고를 찍었다는 사실 입니다. 이런 점들로 미루어 분명히 "장옥정 사랑에 살다" 드라마와 연관성이 있습니다.
한참을 고민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던 저는 아내와 이야기 하다가 실마리가 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내는 장옥정 드라마를 보다가 궁금한점이 생겨서 장옥정을 검색했고 장옥정으로 검색하다 원하는 내용이 잘 안나와서 장희빈으로 키워드를 고쳐 검색을 했는데 그러다 검색된 장희빈과 장녹수를 비교하는 글 하나를 읽고 장녹수가 궁금하여 검색하다 보니 연산군도 궁금해져 검색을 하였고 그러다 블로그 글 하나를 보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남편의 블로그라 신기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즉 장옥정->장희빈->장희빈과 장녹수->연산군으로 키워드가 바뀌면서 제 아내가 가끔 뭐하나 찾으려다 1시간넘게 멀리까지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는 패턴이 나왔던 것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검색에서 나온 결과에서도 장희빈과 장녹수를 비교한 글들도 많이 있고 장희빈과 장녹수를 동일인물로 착각하는 경우도 많이 보입니다. 장희빈을 장녹수로 착각하여 장녹수->연산군으로 키워드가 확장되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는 똑같이 사약을 받은 유사성 때문에 장희빈을 연산군의 생모인 폐비윤씨로 잘 못 기억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서 인것 같습니다.
사약을 받아 죽은 유사성으로 연산군의 생모를 폐비 윤씨가 아니라 장옥정(장희빈)으로 혼동되는 경우
연산군의 생모를 장희빈으로 착각한 경우
즉 착각이었던 검색을 하다가 확장되었거나, 결국은 키워드가 확장, 파생되어 연산군을 검색하게된 경우로 짐작됩니다.
물론 이런 정성적인 추측에 의한 사항은 정확하게 입증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월, 화요일의 키워드 데이터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유추해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유추들로 볼때 인터넷에서 사람의 행위는 참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 아닌가 합니다.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다 보니 둔감했던 부분인데 확장, 파생된 키워드가 이정도라면 실제 장옥정, 장희빈, 숙종등에 대한 검색유입은 더 많을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숙종에 관련된 왕이야기를 쓰려고 준비해두었던 글감이 있었는데 찾아보고 월요일이 오기전에 꼭 써야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