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후대디는 IT와 모바일 기기에 관심이 많은 중년 남성 입니다. 제 나이 또래의 대부분들은 이미 이러한 기기들과 백만 광년 넘게 멀어져 있거나 한때는 신세대, X세대였고 PC통신도 하던 친구들이지만 세월이 흘러흘러 어느새 컴맹 소리까지 듣는 친구들도 많아졌습니다.
이제 만나도 대부분의 관심사는 골프이거나 자동차, 부동산, 주식, 아이 교육등이 화제가 되고 있지만 아직도 IT기기를 좋아하는 필자는 때때로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 사이에서는 어울리지 않게 얼리어댑터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진짜 얼리어댑터를 못봤구만" 하면서 제가 직접 본 경우들을 이야기 해 주기도 합니다.
그런 저였기에 핸드폰 연대기, "거의 모든 모바일의 역사"라는 부제가 붙은 이책은 사실 ebook 스토어의 신간을 자주 뒤지다가 자주 본 편이라 책의 주제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가졌었습니다 예전에 필자도 제가 바라본 20 여년간의 핸드폰에 대한 발전사를 아주 간단하게 포스팅 한적이 있었고 요즘의 관심사는 거의 스마트기기, 스마트폰이다 보니 언젠가 기회가 오면 핸드폰의 역사에 대해서 좀더 심도 있는 내용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들이 대개 그렀듯 바쁜 일상에 또 잊고 지냈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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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에 직접 저자이신 오진욱님이 자신의 저서인 핸드폰 연대기, 거의 모든 모바일의 역사 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저자인 오진욱님은 전북 디지털산업진흥원 문화컨텐츠아카데미 교수로 재직중이시며 블로그 "벤머씨의 창작 자판기"를 운영중인 블로거이기도 합니다.
벤머씨의 창작 자판기
저자가 직접 서명한 책을 받는 일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일어나는 익사이팅한 경험 중에 하나 입니다. 우리집에 저자의 서명이 있는 책은 이전에 "꿈꾸는 다락방"을 저술한 작가분이 회사에 초청 강연을 오셨을때 아이스브레이크 타임에 퀴즈를 맞추고 받은 책한권이 있을뿐 입니다.
사실 책 덕후 성향이 있는 저는 책의 제본 상태나 종이 재질에도 좀 쓸데 없이 민감한 편입니다. 사진이 많이 실려서 인지 마치 잡지책 같은 종이질의 느낌과 고급스러운 질감에 책이 중간으로 쪼개지는 걸 질색하는 성격인지라 단단한 제본 상태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금보다 책에 더 집착하던 어린 시절엔 제본 수준도 지금보다 많이 떨어졌기에 책이 가운데로 갈라지는걸 막고자 양편을 모아서 움켜지고 책을 읽었더랬습니다.
핸드폰 연대기, 거의 모든 모바일의 역사는 내용적으로도 최초의 핸드폰의 탄생 비화와 같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하고 쉽게 풀어 놓아서 딱딱한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것 처럼 읽을수 있는것 같습니다. 약 40 여년간의 핸드폰의 역사를 물 흐르듯한 느낌으로 단숨에 읽을수 있었습니다.
시대에 따라 진화해 온 핸드폰의 모델들과 디자인 외관에 얽힌 뒷 이야기들도 재미있습니다. 특히 영화 매트릭스에 등장한 노키아 8110의 이야기와 같이 디자인이나 기술적인 이야기만이 아니라 영화나 사회 현상과 엮어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이 책을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재미있게 읽게 만들어 주는 풍부한 양념이 되어주었습니다.
저의 첫 휴대폰이었던 모토로라 스타텍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많은 고심과 디자인에 대한 고민 끝에 나온 명품 휴대폰이었군요. 저 역시 책에서도 언급했던 용량이 더 큰 보조 배터리를 주로 사용했었습니다. 기본 배터리가 훨씬 작고 폰을 더 예쁘게 보이도록 만들어주었지만 너무 빨리 배터리가 바닥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초기를 주름 잡았던 RIM의 블렉베리와 아이폰의 탄생 비화와 같은 이야기들은 현재와도 아직 연관이 깊은 이야기로 스마트폰이 어떻게 시작되고 대중화 되었는지에 대한 지식도 알려주었지만 잘 몰랐던 수많은 개발자와 기업인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흥미를 더 해 줍니다.
이제는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 역시 20세기와 21세기 초반에 걸친 IT와 핸드폰의 역사의 거인이라는 것을 재확인 할수 있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그가 아이폰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을 세상에 내어 놓기 위해 어떠한 실패와 그 교훈을 통해 배우며 장애물들을 걷어 치울수 있었는지도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또한 휴대폰의 역사의 후반기에 국내 제조사인 삼성과 LG가 어떻게 날아 올랐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핸드폰 연대기, 거의 모든 모바일의 역사 에서는 최초의 핸드폰에서 현재의 스마트폰까지의 핸드폰의 디자인과 기술, 기기의 발전상외에도 이 책에서는 이제는 휴대폰의 빠질수 없는 기능인 SMS 서비스는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컬러 디스플레이의 출연, MP3 와 같은 음악 매체와 핸드폰의 결합, 핸드폰이 카메라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카메라가 핸드폰의 일부가 된 이유, 핸드폰 게임의 등장등과 같이 현재와 같은 핸드폰 서비스들의 발전에 대해서도 잘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책의 말미에는 미래의 스마트폰, 휴대폰이 어떻게 진화할지에 대해 여러 컨셉트폰 디자인을 통해 핸드폰의 미래상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플렉시블 디자인의 컨셉부터 다채롭고 흥미로운 아이디어로 가득찬 컨셉트폰 디자인들의 소개는 굳어버린 제 상상력을 자극하고 가까운 미래의 스마트폰의 모습에 대한 어떤 기대를 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40년간의 휴대폰의 발전사를 보면 사실 모든 아이디어들이 불가능 할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존 리튬이온 전지의 2000배의 성능을 가질지도 모른다는 배터리에 대한 전망은 배터리 방전 걱정따위는 가까운 미래에는 하지 않아도 될까? 라는 기대도 품게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성인이라면 핸드폰을 지니지 않고 있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슷하게 우리 생활에 밀접한 자동차나 시계등과 같은 필수품의 역사에 대한 책들은 찾아보면 있었지만 비교적 최근에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된 휴대폰에 대해 포괄적이면서도 교양 서적으로 읽을만한 책은 없었던듯 합니다.
전세계의 인구는 2013년 기준으로 71억명으로 추정되지만 등록된 모바일 기기 대수는 74억대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중 실제 모바일 네트워크를 기준으로 이용중인 사용자수도 32억명이라고 합니다. 향후에는 인구수를 훌쩍 뛰어 넘는 모바일 기기가 세상에 존재하리라는 예상을 하는데 그 중심에 해당하는 핸드폰의 역사에 대해 쉽고 간결한 문체의 교양 서적으로 발매된 책은 현재로써는 이 책이 유일한것 같습니다. 저의 매우 짧은 포스팅글에도 자료를 확인하고 조사하는 시간이 꽤나 필요했었는데 40년간의 핸드폰의 역사라는 방대한 내용의 집필과정에서 저자의 자료수집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집니다. 저 처럼 스마트기기와 스마트폰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핸드폰 연대기, 거의 모든 모바일의 역사. 이 책은 한번쯤 읽어보고 참고 할만한 필수 도서가 아닐까 생각하고 추천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