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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Device Game

나는 왜 국내 IT 서비스를 잘 이용하지 않을까?

올해 초인가 지난해 말인가 글쓴이는 모 IT 기업의 연구원들과 비공개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에 응하는 대신 약간의 약소한 사례가 있었고(상품권) 인터뷰의 이유는 제가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들에 대한 이용 현황 조사 때문이었습니다. 현재 IT서비스들을 활발히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서비스를 사용하는가에 대한 조사의 일환으로 자사의 서비스는 왜 이용하지 않는가가 주된 관심사중 하나였던것 같습니다.

 

사실 그러고 보면 제가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들의 대부분이 이 블로그가 운영되는 티스토리를 제외하면 대부분 해외 서비스이긴 합니다.

 

예를 들자면 동영상 서비스는 유튜브(구글)를 이용하고 Gmail(구글)로 메일과 메모 연락처 등을 백업합니다, 영상통화는 페이스타임(애플), 사진 보관은 아이클라우드(애플), Picasa(구글), Flickr(야후) 를 이용하며 SNS는 페이스북을 주로 이용합니다.

 

그외에 영화는 Play 무비(구글), 블로그의 광고 플랫폼은 얼마전 AdFit를 이용하기 전까진 애드센스(구글)를 이용하였습니다. 클라우드 저장 공간으로 구글 드라이브를 쓰고 MS의 원노트와 원드라이브(OneDrive)를 이용해 메모하고 써둔 글을 공유합니다. 스마트폰에서는 드룹박스를 기기간에 공유하는데 쓰고 있군요, 그런데 써놓고 보니 구글의 서비스가 과반이군요. 새삼 그 힘이 두렵게 느껴집니다.

 

한국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는것은 네이버 지도, 카카오톡, 카카오 스토리 정도에 불과 합니다.

 

그때의 연구원들의 질문중 "왜 국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가?" 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때는 그냥 별 생각 없이 "서비스의 퀄리티가 차이 나서요" 라고 대답했는데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문득 3가지 정도로 제 생각이 정리되는것 같습니다.

국내 IT 서비스

 

 

첫번째로 제가 IT 서비스들을 이용하기 시작할 당시의 기준으로 국내 서비스의 퀄리티가 대부분 많이 부족 부족했습니다. 예를 들면 유튜브를 동영상 서비스로 선택한 이유는 제가 이용을 시작할 무렵 고화질 동영상을 제한 없이 올리고 볼수 있었던 유일한 서비스 였습니다.

 

Picasa의 경우 특정 크기 이하로 사진을 줄이는 옵션으로 업로드 하면 무제한으로 클라우드에 저장이 가능했습니다. 아무리 적은 용량이라도 무제한으로 사진을 저장 할수 있는 그런 서비스는 당시에는 국내에는 없었습니다. 즉 내가 꼭 필요한 기능을 국내 서비스에서는 제공하지 않거나 제공한다면 납득이 가지 않을 만큼의 고가의 이용료를 요구하였습니다.

 

두번째 서비스 연속성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했습니다. 조금 부족해도 쓸만하면 아무래도 한국의 서비스가 한국인의 요구사항을 더 잘 충족 시켜주고 분명 이용자가 늘어날 수도 있었을듯 합니다. 하지만 보통 시작은 해놓고 도무지 몇년이 지나도록 업그레이드나 서비스의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만들어만 놓고 근근이 운영만 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서비스 중단을 알리고 맙니다. 스마트폰의 OS 버전이 업그레이드 되면 보통 다음날 업그레이드 파일이 올라오는 해외 서비스의 앱들과 달리 몇달이 지나도 업그레이드 할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언제 중단될지도 모를 불안한 서비스를 왜 이용하겠습니까? 내가 공들여 올려놓은 동영상, 사진들, 그 노력 보장 받을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잠시 사담으로 사실 국내의 SW 개발 환경들이 그렇습니다. 개발을 해놓고 나서 왜 돈이 들어가는지를 이해를 못하는(하지 않는) 산업화 시대의 유물같은 경영진들이 많습니다. IT서비스는 한번 개발해 두면 끝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해야 하고 새로운 시도도 하고 운영 관리에도 돈이 들어가는 서비스 입니다.

 

겪어 보니 대부분의 국내에서 많이들 하는 무슨 무슨 프로젝트는 개발비 까지만 예산이 책정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운영관리에 돈이 든다면 이 돈 드는 줄 몰랐다며 펄펄 뛰는 경영진들도 분명 있을겁니다. 한국에서 IT서비스에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 중 대다수가 IT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르거나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신문 기사에서 그때 그때 유행하는 IT용어들만 배워서 써먹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5번의 직장을 거치며 프로젝트에 개발기간만 있으면 되지, 설계 기간과 안정화 기간이 왜 들어가냐며 호통치는 어이 없는 분들도 많이 만나본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이 보통 1년짜리 프로젝트 4개월만에 했다고 기간도 줄이고 돈도 절약했다고 자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무리하게 졸속으로 만든 데이터 구조 설계와 스파게티 코드로 그 몇배의 돈과 노력이 더 들어갈거란 걸 이해 못하는 멍청이들입니다.

 

국내 IT 서비스

 

이야기가 잠깐 옆길로 샜습니다. 세번째로는 서비스의 확장성과 제약 때문입니다.

 

작은 예를 들면 구글의 대부분의 서비스들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이용이 가능했습니다. PC든 태블릿이든 스마트폰이든 윈도우건 MAC OS거나, 리눅스거나 어디서든 거의 동일한 서비스를 보장합니다. 요즘은 좀 달라졌지만 2, 3년 전에는 윈도우에서만 되거나 어떤 환경에서 이 기능은 안되고 이런식의 제약이 너무 많았습니다.

 

웹페이지라 모든 환경에서 된다고 광고하던 서비스가 막상 사용하려 해보니 사용자 인증에 ActiveX를 쓰니 PC에서만 된다는 고객센터 답변을 받은 웃지 못 할 일들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돌아오는 많은 경우의 대답들이 그러한 글로벌 서비스들과 규모의 차이로 경쟁하기 어렵다는 답변들을 듣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한때는 싸이월드가 규모면으로도 페이스북보다 비교가 안되게 훨씬 큰 기업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유튜브 역시 국내의 포털보다 훨씬 작은 서비스로 시작했습니다. 국내의 기업에게 니들은 글로벌을 바라보고 사업하면 안된다고 누가 도시락 싸들고 말리진 않았을듯 합니다.

 

개인적인 부족한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정리 하자면 앞서 단락에서 말했지만 다시한번 강조하자면 규모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앞서의 3가지에 대해 고민하고 이 부분을 해결한 경우는 결국 독점의 과실을 얻어 내는게 IT 서비스 업계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PC에서 가장 강력했던 네이트온이 스스로 삽질로 무너지는 동안 국내를 평정한 카카오톡이나 일치감치 글로벌을 목표로 서비스를 확장한 네이버 라인 같은 서비스들도 좋은 예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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