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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Device Game

핀테크 (FinTech) 1. 2014년 금융권과 결제 업계를 뒤흔든 용어 이야기

개인적으로 2014년도 후반기에 가장 많이 접한 단어는 바로 핀테크 (FinTech)라는 단어 입니다.

 

비록 프로그램 개발자 직군에 속하긴 하지만 나날이 발전해가는 IT 신기술과는 그다지 관계 없었던 비교적 보수적인 신용카드 결제업무 개발에 종사하다 보니 요즘의 IT 개발과 관련된 이슈들과는 동 떨어진 느낌이었는데 오랜만에 제가 일하는 업계에도 최근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IT 기술과 조금은 엮인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단어는 핀테크 (FinTech)였습니다.


서두에 노파심에 이야기 하자면 이 글은 상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글 입니다. 일개 블로거의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글이니 전문적인 분석을 원하는 분이라면 읽지 않는것을 권장 합니다.


핀테크 (FinTech)는 언론 기사등에서 금융 즉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이 합쳐진 단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IT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다 보면 참 용어를 만들어내기 좋아하는 분야기도 합니다.

 

핀테크 (FinTech)

출처 : pixaboy 무료 이미지

 

핀테크 (FinTech) 라는 단어는 최근에야 등장 했지만 사실 금융과 IT기술은 이미 깊은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의미로만 따지자면 10여년 전 안심클릭이나 ISP 결제가 등장 했을때도 그랬고, 모바일 뱅킹은 물론 인터넷 뱅킹이 활성화 된것도 사실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압인으로 영수증 처리 하던 카드결제를 전화선을 통해 단말기라 불리는 기기에 카드를 긁어서 (SWIPE) 실시간으로 승인을 하게 된것도 ATM기가 등장한것도 통신망 기술과 서버 클라이언트 개념과 기술이 뒷받침 된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금융과 기술이 만난지 벌써 20여년 가까이 되었는데 왜 이제야 핀테크 (FinTech)라는 용어를 들먹이며 금융과 기술의 만남이 새로운 용어처럼 등장해서 관심을 받을까요? 그것은 이 핀테크(FinTech)라는 용어가 실질적으로는 금융권에서 다루는 IT 기술이 아닌 일반 IT 서비스 기업(비금융기업)이 그 동안 명확했던 서로의 사업 영역 이라는 단단한 경계를 허물고 금융업에 진출(또는 금융권 입장에서는 밥그릇의 침해)하는 현상을 그 뜻에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긴 설명보다 아래의 표를 보시기 바랍니다.

핀테크 (FinTech)

 

2014년에는 2013년에는 존재하지 않던 은행 이용 방법이 글로벌 환경에서 10%나 차지하였습니다.

 

바로 SNS를 이용한 이체 서비스등의 은행 이용인데 사실 한국 같이 문 밖만 나서면 은행지점이나 ATM이 있고 인터넷, 모바일 뱅킹이 발달하고 급여 통장이면 이체 수수료도 없는 환경에서는 잘 이해되지 않을수 있으나 아직도 유럽권에서도 금융 이체에는 1, 2일이 소요되고 북미의 경우 실시간 이체도 아닌 당일 이체에 건당 10$ 라는 높은 이체 수수료를 무는 불편한 이체 환경을 고려하면 은행 이체 수수료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와 빠른 송금을 보장해 주는 SNS를 통한 이체 서비스가 확산되는 현상을 이해 할 수 있습니다.

 

핀테크 (FinTech)

 

위의 표에서도 국내의 경우보다 해외에서 비 금융권 기업, 즉 은행이나 카드사가 아닌 IT기업의 결제 점유율 성장이 특히 모바일을 중심으로 2014년도에 대폭 증가하였습니다. 이처럼 핀테크란 용어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보다 조금 더 나아가서 IT기업이 자사의 서비스와 플랫폼 기술(특히 웹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금융서비스에 진출하는 현상을 더 잘 나타내는 용어라고 말 할수 있습니다.

 

아마도 2014년 제가 종사하는 신용카드 결제와 관련한 업계의 관심사를 유발한 사건들을 몇가지 단어들로 표현하라면 년초는 앱카드와 국민카드 해킹, 중반은 카카오 페이/뱅크월렛, 후반은 오프라인 결제 업체는 POS/단말기 보안표준, 애플페이, 구글 HCE 같은 것들 이었던것 같습니다.

 

이러한 용어들은 결제업체의 기획부서 또는 IT기획 관련한 부서라면 한번쯤은 보고서에 올렸을 명칭들이고 특히 카카오페이나 뱅크 월렛에 대해서는 자료도 부족한 상태에서 신문이나 기사로 접한 윗분들의 요구로 그 파급력과 영향도를 파악해서 보고서를 쓰려고 애를 썼을게 분명 할 듯 합니다.

 

결제 분야와 관련된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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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업무상 개발부서에 있지만 의외로 영향도 분석이라던가 서비스의 성격을 조사해 달라는 요청들을 받아서 자료를 제공 하거나 때때로 직접 보고서를 써야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내의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각종 규제와 조치들이 오히려 한국의 결제 갈라파고스화를 부추기고 있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막연히 더 딱딱하리라 생각했던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IT기업에 대한 지원에 놀랐습니다. 중국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가 텐센트의 웨이쭝 은행(We Bank)에 대해서 1차 민영은행 시범사업자로 지정을 했고 이른바 알리바바 은행이라 불리는 알리바바의 인터넷 은행도 2014년 하반기에 인가를 하여 중국의 두 IT 공룡은 2015년 1분기내 각각 민영 은행과 인터넷 은행을 설립할 예정 입니다. 과거의 산업화 시절 한국을 이끌던 경제 관료제는 이제 중국의 관료들보다 꽉 막히거나 역량이 뒤쳐진 조직이 되어 버린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핀테크 (FinTech)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MIM, SNS를 통한 이체/결제 서비스 개념도

출처 불명

 

이 글 및 다음 글에서 글쓴이는 핀테크 (FinTech)에 대해서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IT 기술 기업의 금융권에 대한 진출에 대한 부분으로 한정하여 주요 주체로 생각하는 국내의 단말제조사 및 이통사, IT 기업, 금융권, 국내의 결제개개, 대행 업체에 해당 하는 PG 및 VAN으로 크게 4조각의 주체로 나누어 각각의 대응과 움직임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아래의 분석과 결론은 어디까지나 매우 주관적인 견해이며 주요 내용에 대한 참고는 2014년 한국은행에서 주최한 지급결제제도 컨퍼런스와 금융결제원이 주최한 2014년 지급 결제 세미나에서 언급된 내용을 기반으로 하였음을 밝혀 둡니다.

 

핀테크 (FinTech)

 

지급 결제 세미나에서는 제가 구독중인 블로그인 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를 운영하는 임정욱 님도 토론자로 참석을 하셨습니다. 일방적으로 저만 아는 사이(?)지만 무척 반가운 느낌이랄까요? 가까이서 찍은 사진도 있지만 혹 실례가 될까봐 멀리서 찍은 알아보기 힘든 사진을 씁니다.

 

금융권

 

금융권은 기본적으로 핀테크 (FinTech)의 흐름 자체를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공정하게 바라보자면 한국 금융권의 IT 서비스는 여러 부분에서 비판을 받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공정하게 비교하면 뛰어난 편이긴 합니다. 비록 액티브엑스와 공인인증서로 갈라파고스화 되긴 했지만 한국의 복잡한 결제에 대한 보안 방식은 금융사고 비율을 북미의 금융사고 처리 비용과 비율에 비하면 없는것이나 마찬가지의 극히 낮은 비율로 만들고 있습니다.(개인 정보 유출과는 또 다른 이야기 입니다. 이 부분은 정부의 인터넷 실명제라는 장대한 삽질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의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보안을 중요하게 여기고 조치하면서도 해킹은 완전히 막을수 있는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정책으로 접근합니다. 즉 사용자 편의성 위주의 서비스를 만들고 최대한 방어책을 세운뒤 모니터링 강화를 통한 사고관리 및 조치를 통해서 피해를 줄이는 관리 방식이며 해킹에 대한 피해를 업체가 기본적으로는 책임집니다. 반면 한국은 강력한 보안성을 우선으로 이에 의존 하여 복잡한 결제 프로세스를 통해 이용자의 편의성은 다소 감소시키지만 비교적 낮은 사고 발생 손실액을 가져 갑니다. 모니터링은 비교적 보조적인 수단입니다.

 

다만 우린 철저하게 막았으니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사고 경위 입증은 피해를 본 이용자가 하라는 태도로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해킹의 책임을 피해를 입은 이용자에게 돌리는 경우가 그러한 구조 때문인것 같습니다. 어느것이 더 합리적인 방식일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깁니다. 글쓴이의 개인적인 생각은 100% 모든 해킹 시도를 막을수 있는 보안이란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마치 모든것을 뚫을수 있는 창과 모든 창을 막을수 있는 방패와 같이 모순입니다. 

 

본론보다 사담이 좀 길어졌는데 결국 금융권의 서비스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오랫동안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 위주의 검색에서 구매, 사용, 처분에 이르는 모든 절차를 관장하는 Total Life Care Service를 표방하는 IT 기업들의 경쟁력을 따를수는 없습니다. 특히나 모바일 금융 서비스 부분에서의 경쟁력은 무척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술력의 차이보다 그 태생에 따른 근본 성향이 다르다고 할수도 있겠습니다. 즉 금융권은 미래에 각종 규제가 풀린다면 탁월한 서비스에 대한 경쟁력을 가진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유형의 경쟁자를 마주하게 됩니다.

 

결제 서비스 뿐만 아니라 고유의 사업 기반 자체의 침식 까지도 우려됩니다. 앞서도 이야기 했던 알리바바는 인터넷 은행 설립 인가를 받았고 텐센트 역시 민영화 은행 인가를 받았습니다. 국내에서도 실물 지점을 가지지 않은 인터넷 은행에 대한 허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2014년 7월 금융위원회 신제윤 위원장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인가 검토 발언)

 

현재 인터넷 은행 설립을 막는 최대의 장벽은 오랫 동안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서로의 업종을 소유하거나 지배하는것을 금해온 한국의 각종 법과 규제에 녹아 있는 금산분리의 원칙입니다. 과거에 금산분리의 원칙은 거대 자본이 모든 영역을 잠식하는 것을 막아주는 중요한 장치였으나 시대와 환경은 항상 변화하는게 세상의 이치입니다.

 

은행 및 카드사로 대표되는 금융권은 아직은 각종 규제나 PG 및 VAN을 대리인으로 삼아 IT 기업의 진출을 어느정도는 늦출수는 있으나 끝까지 그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금융권이 바라보는 어느정도 바람직한 모습은 IT 기업과는 어차피 수익성이 적은 소액 결제 및 결제 프로세싱에는 과정에 협력하고, 고액 결제에는 금융사 고유의 기능인 여신을 제공하는 제휴 관계를 이루는 부분인것 같습니다. BC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IT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대해 마른장작에 불 붙이기의 상황 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금융권에서는 비 금융권 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대해 막을수 없는 흐름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그날 토론에서의 일부 발언은 한국의 상황은 수수료가 거의 없는 이체환경, 실시간 이체가 은행권 서비스로 충분히 자리잡은 점, 신용카드 발급의 제한이 적고 국내의 편리한 카드 사용 환경 등으로 해외와는 다르다는 의견을 피력한 경우도 있었는데 일정 부분 공감이 가기도 했습니다.

 

SNS를 통한 이체가 카카오 뱅크 월렛이 지향하듯 아무리 편리하다고 해도 결국 후에 수수료가 부과되기 시작하였을때 이 서비스의 이용자가 얼마나 남을것인가가 관건이고  편리함이 어느 정도의 비용 지출까지 감수 할수도 있을까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단말기 제조 업체와 이통사

 

개인적으로 애플은 단순히 단말기 제조업체로 보기보다는 OS 및 플랫폼에 더 무게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IT기업에 대한 단락에서 다루고자 합니다. 삼성과 LG와 같은 제조사들만 생각한다면 현재의 핀테크(FinTech)의 바람이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플랫폼을 가지지 못한 제조사들의 역할이 현재는 거의 없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제조사들도 전자지갑 형태의 솔루션을 가지고는 있으나 구글의 안드로이드라는 더 큰 플랫폼에서 자체 OS를 가지지 못한 제조사가 얼마나 자신의 지분을 챙길수 있을지는 의문 입니다. 오히려 샤오미와 같이 안드로이드를 변형한 자체 OS를 가진 제조사의 미래가 더 밝게 느껴집니다.

 

이통사의 경우는 예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 USIM 기반 NFC 결제로 결제 주도권을 장악 할 수 있을뻔한 시기가 있었으나 글로벌 카드사의 한 관계자가 사석에서 이야기 했듯 "욕심이 지나쳤기에" 애플페이나 구글의 HCE와 같은 OS라는 플랫폼 기반의 NFC 결제 방식에 그 꿈을 접어야 할듯 보입니다.

 

핀테크 (FinTech)

 

관련 글 [IT/Device/Game] - 애플페이 와 구글의 HCE를 통한 NFC 결제에 변화2. 이동 통신사의 꿈은 사라지는 걸까?

 

개인적으로 2015년 1월 현재 시점에서 단정을 내리자면 제조사 및 이통사는 제가 한정 지은 핀테크의 흐름에 올라탈 차표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처럼 보입니다.

 

최대한 글을 줄이려 노력했으나 너무 길고 어려운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글쓴이의 한계 같기도 합니다. 이런 내용일수록 재미있게 풀어야 하는데 참 어렵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할 이야기가 많은 IT 기업 즉 금융테크 기업과 PG/VAN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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