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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느끼다 봄사진. 40대라 사춘기(四春期)

남쪽이 고향인 제게는 경기도와 서울은 확실히 봄 소식이 늦긴 합니다만 4월 들어서는 정말 봄이다 느낄 정도로 날씨가 많이 따듯해졌습니다. 30대는 지금이 봄인지 가을인지 퍼뜩 정신을 차리면 한해가 지나가는 그런 바쁜 삶을 살았던것 같습니다. 


아니 사실은 바쁜것 보다 원체 주변의 풍경이나 변화가 눈에 그다지 들어오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봄이니 당연히 꽃피는거고 가을에는 낙엽지는 거지 뭐? 이런 마음이다 보니 그다지 계절의 변화나 그에따른 아름다움과 변화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메마른 감성의 소유자였거든요. 사실 풍경이 예뻐도 뭐 나에게 먹을게 나오는것도 아니고 뭐하러 풍경을 보러 힘들게 야외에 나가서 고생하고 차를 달릴까? 하는 마음이 솔직히 많았습니다.


그만큼 제 감성이나 마음은 2,3년 전까지는 무척 메말라 있어 아름다운걸 봐도 아름다운 줄 모르고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와도 그냥 그런 배경일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조금씩 달라진 것은 손에 카메라를 들고 피사체들을 담으면서 부터인데, 어느날 부터 봄철 핀 벚꽃의 아름다움이나 가을의 단풍 등 평소에 거들떠 보지 않던 것들의 아름다움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도 어렴풋이 다가왔지만 올해는 봄이 오는 징후를 주변 모든것에서 읽을 정도로 주변 풍경에 예민해져 있습니다. 나무에 돋아난 새순에서, 좀 이르게 피어난 꽃가지들, 추욱추욱 늘어진 버들잎까지 모두 봄이라고 아우성 치는듯 느껴집니다. 원래 늦바람이 더 무섭다고 워낙 메마른 감성의 소유자였던 만큼 그게 한번 깨어나자 감성이 폭풍처럼 몰아칩니다.

 

 

인생의 시기에 이런 감성이 폭발하는 시기가 있었는데 아마도 청소년기에 찾아오는 사춘기(思春期)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글쓴이는 10대에 겪은 사춘기에는 그다지 감성이 깨어나지 못했는데 40대에 들어서며 봄을 맞아 사춘기(四春期)기가 오나 봅니다.

 

 

이런 증상이 40대에 접어들면서 나타난 호르몬(남자는 여성 호르몬이 증가한다는...)과 신체의 변화 때문인지? 사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깨어난 감성 때문인지? 아니면 인생의 중반을 지나며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마음의 변화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묘하게 그런 변화가 오기 시작한 것이 글쓴이가 카메라에 빠져든 시기와 익숙한 환경을 떠나 이직을 하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 시기랑 겹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라 여기고 있습니다. 바닥에 떨어져 내리는 꽃잎을 보고 "지저분 한데"라며 쓰레기로 느끼는 것과 벛꽃이 지는 정취를 느끼며 커피 한잔을 내려와 바라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봄의 느낌에 취해서 이번주 만석거에서 찍은 봄 내음이 나는 사진 몇장 더 첨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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