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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토끼, 보팔래빗, 재버워크(자바워크) 보팔소드, 재미로 보는 살인토끼의 유래와 역사. 다소 덕후스러운 뻘글

대중이 흥미로워 하고 재미있어 하는 가상의, 상상의 존재 등의 유래를 보면 생각보다 오랜 역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만화나 게임에 많이 등장하는 만렙토끼 또는 보팔래빗 또는 살인토끼로 불리는 엽기적인 상징 처럼 말입니다.


원래는 약한 존재에 불과한 토끼에 무적의 힘을 부여해서 상황 자체를 블랙코미디로 만들어 버리는 만렙토끼. 패러디에 많이 쓰이는 만렙토끼라는 상징물을 제가 접하게 된 것은 사실 자주 보던 웹툰인 "입시명문사립 정글고등학교" 라는 네이버 코믹 웹툰과 비타민 작가의 "멜랑꼴리" 라는 웹툰을 통해서 접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웹툰을 좋아하시는 사람이라면 저처럼 유명한 웹툰들을 통해서 처음 접하게 되었을 텐데 사실 웹툰 작가들은 제 추측에는 아마도 게임을 통해서 이 존재를 처음 접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처럼 각종 웹툰과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등의 대중문화 전반에 등장하는 무적의 존재이자 패러디에 많이 쓰이는 상징인 이 "만렙토끼"는 어디에서 부터 유래 되어서 널리 이용 된 상징일까요?


그리고 이 무적의 존재는 왜 다른 동물도 아닌 하필 토끼였을까요? 오늘 포스팅에서 이 다소 뻘스럽지만 "만렙토끼" 즉 서구에서 보팔래빗이라 말하는 존재의 기원에 대해서 한번 다루어 보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33198966


만렙토끼의 경우 아마도 한국에서는 다음의 두 웹툰을 통해 많이 알려졌습니다. 바로 "입시명문사립 정글고등학교"와 "멜랑꼴리" 입니다.




국내에서는 만랩토끼, 서구에서는 보팔래빗 또는 보팔버니 등으로 불리는 이 무적의 생물은, 사실 국내의 웹툰 이전에 많은 서구 RPG 게임과 여러 다양한 장르의 게임에서 가장 많은 등장을 하는데 한국 게임에서도 던전앤파이터에 등장 했습니다.



던파토끼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mageguide&logNo=220983905780


처음에는 만렙토끼라는 존재는 한국에서만 알려진 존재인가 했는데 세계적으로 이 토끼의 패러디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사실상 그 근원은 서구 문화권에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인터넷에도 이 무시무시한 토끼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다양한 이미지들을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만렙토끼라는 캐릭터가 대중 문화속에 널리 퍼지게 된 것은 영국의 코미디 그룹인 "몬티파이튼"(또는 몬티파이슨)이 만든 1975년 작 블랙코미디 영화 "몬티파이튼의 성배" (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 가 근원 입니다. 약 30년 전에 만들어진 이 영화속의 대사나 상황들이 여전히 각종 패러디나 블랙코미디로 인용되거나 확대 재 생산 되고 있어 서구 블랙코미디의 상징이자 신화가 된 기념비적 저 예산 코미디 영화 입니다.



가끔 서구인의 경우 개그코드가 동양인과 상당히 다른 면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면 이 영화에서 성에서 술 마시며 춤을 추는 기사들 장면을 패러디해서 전사들이 우스꽝스럽게 춤을 추던 어떤 게임을 예전에 접한 적이 있었습니다. 패러디의 근원을 모르니 이게 대체 왜 웃긴거지? 왜 넣은거야?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몬티파이튼의 성배" 바로 그 영화를 알고 나서야, 아 바로 이 장면을 패러디해서 그 상황을 넣은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인 토끼는 영화속에서 아서왕이 원탁의 기사들과 함께 동굴에 살고 있다는 살인 괴물과 마주치는 장면에서 등장 합니다.




그래봐야 토끼 잖아? 용감하게 먼저 나선 기사는 그만 일격에 목을 따이고 맙니다.





아서왕이 기사들에게 돌격을 명하지만 날렵하게 뛰어 오르며 기사들의 목줄을 공격하는 이 무시무시한 토끼에 결국 아서왕 일행은 일단 도망쳤다가 나중에 안티오크의 성스러운 수류탄이라는 아이템을 구해서 겨우 퇴치하는데 성공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안티오크의 성스러운(거룩한) 수류탄도 이후 다양한 게임에서 유니크 아이템 또는 강력한 최종병기로 패러디 되어 자주 등장합니다. 풀아웃2, 팀포트리스2, 워헤머, 풀메탈패닉, 앵그리버드 에픽, 테라리아 등등 워낙 다양한 게임에 등장하고 있어 이 영화는 게임개발자들에게도 아주 지대한 영향을 미친 영화임이 틀림 없습니다.


어쨌든 이 기념비적 영화 몬티파이튼의 성배에서 이 만렙토끼가 등장한 이유에는 서구 중세 문헌 삽화에 자주 등장하는 토끼 괴물들의 모습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추측하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 http://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33198966


중세 미술, 여러 서적 삽화에 등장하는 토끼 괴물에 대해서는 세상이 뒤집혀서 토끼 같은 약한 생물이 설치는 것 같은 상황으로 제멋대로 돌아갈 것에 대한 공포를 상징 한다거나 또는 뒤바뀐 세상에서 무력한 동물인 토끼의 Revenge(복수)에 대한 해학적인 의미의 해석이 있습니다.

토끼는 비겁함, 순수함, 무력감, 수동적인 의미로 중세의 책과 미술에 자주 등장하지만 우리가 약한 동물인 토끼가 최강의 만렙토끼로 화해서 누군가를 두들겨 팰 때 느끼는 해학과 같은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다 볼 수 있습니다.
(참고 : https://jonkanekojames.com/2015/05/02/why-are-there-violent-rabbits-in-the-margins-of-medieval-manuscripts/)


즉 중세의 작가와 예술가들도 현재의 웹툰 만화가들이 사용하는 방식과 거의 같은 의미로 이 그림을 그렸으리라는 해석 입니다. 몬티파이튼의 성배에서도 역시 같은 역할을 합니다. 아더왕과 기사들은 처음의 조그마한 토끼의 모습을 보고 살인토끼의 소문에 어이 없어하고 우습게 보기까지 합니다.


또 다른 설로는 이슬람의 전승문학에 등장하는 알 미라즈(알 미라지)라는 몸집은 보통 토끼이나 검은 뿔이 머리에 돋아 있으며 맹수들조차 두려워하는 흉폭한 토끼괴물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알 미라즈(지) 또는 재카로프라고도 불리는 토끼괴물은 현대에도 가끔 가십에 오르내리는데 뿔이 난 토끼의 사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뿔은 "쇼프유두종 바이러스" 라는 바이러스성 질병에 감염되어 뿔처럼 생긴 종양이 돋아난 토끼 입니다.



이 알 미라즈(지)란 이름 역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에 다양한 캐릭터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재카로프 역시 북미 전승의 뿔이 돋아난 토끼 괴물 입니다.



재카로프(jackalope)는 북아메리카 민속에 등장하는 전설의 생물로, 영양이나 사슴의 뿔이 달린 산토끼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꿩의 꼬리와 사슴의 뒷다리를 가지고 있다고 전하기도 한다. 재카로프는 산토끼를 뜻하는 영어 단어 "잭래빗(jackrabbit)"과 영양을 뜻하는 영어 단어 "앤털로프(antelope)"의 합성어이다.


이처럼 무시무시한 토끼 괴물의 이야기는 여러 문화권에서 오래전 부터 자주 등장하던 이야기이고 개인적으로 우리가 만렙토끼라는 존재에서 블랙 코디미적 요소의 해학과 재미를 느끼듯 오랜 과거부터 많은 전승가, 작가, 예술가들이 바로 그런 형태로 서구와 이슬람, 북미 문화권에서 수동적, 약함 이라는 이미지를 뒤집어서 표현해 보는 약해 보이지만 강하고 흉폭한 존재의 상징 이였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살인토끼는 한국에서는 만렙토끼, 서구에서 보팔래빗으로 많이 불리우는데 보팔래빗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한번 확인해 볼까 합니다. 보팔래빗은 보팔검+래빗의 합성어로 의미 부터 이야기 하자면 "무엇이든 일격 사 시키는 최강의 검"+"토끼" 의 합성으로 일격에 상대의 목을 날려버리는 토끼라는 의미가 됩니다.


보팔검(보팔소드, Vorpal Sword) 역시 서구의 많은 게임과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 등장하는 아이템입니다. 보팔소드는 루이스 캐럴의 거울나라의 앨리스에서 재버워키 라는 권두 시에서 처음 등장 합니다.


거울나라 앨리스의 원작 삽화의 용 또는 괴물 재버워크, 기사가 들고 있는 보팔검의 일격에 목이 잘린다.


원래 아래와 같이 거꾸로 적혀진 시인데 앨리스는 이를 거울로 거꾸로 읽어야 함을 간파합니다. 영어로 쓰인 시이지만 시 자체에 별도의 해석이 필요할 정도로 루이스 캐럴은 의도적으로 이상한 단어와 스스로 만들어낸 신조어로 이 시를 썼다고 합니다.



YKCOWREBBAJ

sevot yhtils eht dna,gillirb sawT'

ebaw eht ni elbmig dna eryg diD

,sevogorob eht erew ysmim llA

.ebargtuo shtar emom eht dnA


JABBERWOCKY

Lewis Carroll
(from Through the Looking-Glass and What Alice Found There, 1872)

`Twas brillig, and the slithy toves
Did gyre and gimble in the wabe:
All mimsy were the borogoves,
And the mome raths outgrabe.


저스름이 내릴 때 팔긋팔긋한 토우브 떼가

운덕배기에서땅을 긁어 푸헤치네:

모두 변참했네 보로고우 떼가,

엄잖은 라쓰들은 얼부짖었네.


"Beware the Jabberwock, my son!
The jaws that bite, the claws that catch!
Beware the Jubjub bird, and shun
The frumious Bandersnatch!"


“재버워크를 조심해라 내 애야!

물어뜯는이빨과 할퀴는 발톱이 있단다!

접접 새를 조심해라, 피해야!

품시품시한 밴더스내치란다!”


He took his vorpal sword in hand:
Long time the manxome foe he sought --
So rested he by the Tumtum tree,
And stood awhile in thought.


그는 찔카로운 칼을 손에 들고:

오랫 동안 쑥적을 찾아다녔는데 –

어느 날 텀텀 나무 옆에서 멈춰서고

잠시 가만히 생각에잠겼는데.


And, as in uffish thought he stood,
The Jabberwock, with eyes of flame,
Came whiffling through the tulgey wood,
And burbled as it came!


그렇게 걸폭한 생각에 잠겼을 때,

재버워크가 눈에는 불꽃을 튀기며,

별창한 숲을 뚫고 다가올 때,

재버워크가 부글거리며!


One, two! One, two! And through and through
The vorpal blade went snicker-snack!
He left it dead, and with its head
He went galumphing back.


하나, 둘! 하나, 둘! 에이 푹에이 푹

찔카로운칼날은 칼짓을 했네!

괴물을 죽여 머리를 잘라 들고

그는의기팔짝 뛰어왔네.


"And, has thou slain the Jabberwock?
Come to my arms, my beamish boy!
O frabjous day! Callooh! Callay!'
He chortled in his joy.


“그대가 재버워크를 처치했나?

내 품에안기게, 빛나는 자네!

아 멋진 날이구나! 만세! 먼세!”

그는기뻐 킁낄댔네.


`Twas brillig, and the slithy toves
Did gyre and gimble in the wabe;
All mimsy were the borogoves,
And the mome raths outgrabe.


저스름이 내릴 때 팔긋팔긋한 토우브 떼가

운덕배기에서땅을 긁어 푸헤치네:

모두 변참했네 보로고우 떼가,

엄잖은 라쓰들은 얼부짖었네.


원문출처 : http://www.jabberwocky.com/carroll/jabber/jabberwocky.html

번역 출처 : http://egloos.zum.com/sf1856/v/3078413


거울나라의 앨리스 책 소개 : http://blog.naver.com/safaribooks/220358492107


즉 보팔래빗이라는 만렙토끼의 근원은 먼 엤날부터 이어져 온 상징적인 괴물 토끼와 루이스 캐럴의 거울나라 앨리스의 시에 등장하는 검의 이름으로 이름이 지어지고 그리고 한편의 블랙코미디 영화로부터 유명해지고 대중화 되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것은 이 루이스 캐럴의 시속의 괴물도 역시 이후에 역시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대중 문화 매체에서 "자바워크"라는 명칭으로 무서운 용, 괴물 또는 최종 보스로 많이 등장합니다.




팀 버튼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재버워크.

이미지 출처 : http://coqdaq.tistory.com/99


이처럼 만렙토끼의 근원을 따라가 보면서 현대 대중문화 매체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아이템들이 꽤 오래되고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관계와 중의적이거나 합작 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마치 다양한 상징들을 많은 사람들이 조합해 최근에 만들어진 신화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과거의 신화들도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지식과 생각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서 만들어진 것이겠지요? 그리고 이 만들어진 신화속에 등장하는 것들, 만렙토끼(보팔래빗), 알 미라즈, 재카로프, 안티오크의 성스러운 수류탄, 보팔소드(Vorpal Sword), 재버워크와 같은 다양한 괴물과 아이템이 여러 문화권을 넘어 많은 이들에게 공유되고 파생되고 유사한 상징이 된다는 부분이 재미있기 그지 없습니다.


성배, 단군, 곰 여인, 여와, 구미호, 엘프, 오크, 난장이, 각종 전설의 검, 최강의 괴물들 같이, 한사람 또는 많은 이들의 상상이 만든 허구가 또 많은 이들에게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확대 재생산 되어 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최근 읽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 언급된 것처럼 우리 "사피엔스"는 허구와 신화를 창조해 내는 능력을 가지게 되고 이를 통해 사회, 국가, 지구촌 같은 보다 더 큰 무리를 이루어 낼 수 있게 된 유일한 생물 종임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무시 무시한 살인토끼 합성 이미치

출처 : http://blog.naver.com/gozldgoqhk7/220377318003


만렙토끼에 대해서 뻘글을 길게 써 보았습니다.


사실 이 글 발행할까 말까 고민을 좀 했습니다. 이 글을 보신 분이라면 만렙토끼 하나로 "사피엔스" 의 종특 까지 이런 수다를 이어간 이 곳 블로거는 아마도 10덕후임이 틀림없다는 어떤 확신을 품을지도 모르기 때문 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읽은 책의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저 역시 가상의 이야기를 재미있어 하고 그 신화를 더 구체화 하려는 경향을 가진 아주 평범한 "호모 사피엔스" 중 하나 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