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아마도 제가 초등학교 때 였던 걸로 기억납니다.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의 미국 개봉이 1977년도 였으니 한국에서 TV로 명절에 방영한게 80년도 중반 쯤 이었던 모양입니다.
TV로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이미 이 영화가 개봉한지 8~9년에 가깝게 세월이 흐른 시점이었을 것이지만 어린 제게는 여전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영화 였습니다.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이 개봉 당시에 평론중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영화" 라는 평이 있었다고 합니다. 어린 제게도 역시 이전에 본 적 없는 놀라운 영화로 기억 합니다.
아마도 글쓴이 세대의 사람들은 어린시절 주로 TV에서 "새로운 희망", "제국의 역습", "제다이의 귀한" 으로 이어지는 이 스타워즈 시리즈들을 명절 밤에 졸음을 참으며 방송 되길 기다렸던 경험이 다들 있지 않을까 합니다.
고등학교, 대학 때는 X-Wing 게임을 스크라이크 컴맨더(F16)와 함께 인생 최고의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즐겼었고 후속작인 "타이 파이터" 도 모두 엔딩을 보았던 게임들 입니다. 특히 X-Wing의 마지막 스테이지인 데스스타로 돌입하는 미션은 어렵기도 했지만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의 마지막 전투를 떠올리게 해 몰입감이 최고 였던 미션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첨부한 사진들은 TV로 보다가 중간 중간 아이폰으로 사진을 담아 보았습니다.
얼마 전 이 스타워즈 시리즈의 시작격인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을 아이들과 함께 모여 앉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집 아이들은 스타워즈를 접해 본 적이 없어서 살짝 이 시리즈에 대한 기억과 향수를 아이들과도 공유하고 싶어서이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아이들은 몰랐지만 저와 아내는 잘 알고 있던 "해리포터" 시리즈를 구글 플레이에서 구매해서 "마법사의 돌" 부터 "죽음의 성물" 까지 연속으로 보았는데 큰아이가 특히 재미 있어 했고 둘째도 살짝 무서워 하면서도 잘 보았기에 어쩌면 스타워즈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조금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스타워즈 추억 공유하기는 결과 부터 말씀드리면 절반은 성공 절반은 실패 입니다.
데스스타 내부에서 레이아 공주를 구하는 씬 까지는 아이들도 집중력을 유지하며 즐겁게 보았는데 아무래도 아이들이 보기에 좀 길었던지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X-Wing의 데스스타 공격 장면 즈음엔 아이들이 집중력을 잃어 버렸습니다. 한명은 잠들고 한명은 이건 그만보고 스폰지밥 보여달라고 떼를 씁니다. 결국 아이패드 유튜브로 스폰지밥을 찾아줘야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이들에게 영화를 틀어주고 딴 일을 하려고 했던 애초의 목적은 잊고 오히려 제가 그만 제대로 자리를 잡고 끝까지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보다보니 영화 내용에 빠져 들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아무래도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은 연식이 있다보니 요즘의 화려한 CG와 빠른 전개 영화, 만화에 익숙한 아이들 보다는 올드 팬인 제게 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영화 음악 마저도 너무나 익숙한 스타워즈, 제국군과 다스베이더가 등장 할 때의 장중한 테마 음악도 다시 듣다보니 너무 좋더라구요~
이렇게 우리 세대는 음악만 들어도 추억이 돋아날 정도로 스타워즈라는 SF 영화사의 큰 획을 그은 영화와 너무 궁합이 잘 맞는 세대가 아닌가 합니다.
제가 어릴때는 귀엽다고 느꼈는데 아이들 눈에는 레이아 공주가 너무 못생겼다고 합니다. (죄송합니다. 피셔 누님) 외모 지상주의 녀석들 같으니라구...
영화에서 코믹을 담당했던 씨스리피오와 알투디투 로봇 콤비, 지금 보면 디테일이 상당히 허술해도 보이지만 뇌속의 추억 보정은 그런면도 다 덮어줍니다.
영화의 대미를 장식했던 데스스타를 공격하려 출격하는 동맹군 함대와 X-Wing, A-Wing, Y-Wing 편대에 나이든 올드팬의 가슴이 뜨거워 집니다.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은 마지막으로 본건 거의 20년은 족히 넘은 것 같은데 최근에 개봉했던 뉴시퀀스들 보다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모르겠습니다.
마침내 영화의 하이라이트, 데스스타의 좁은 통로의 틈을 통과해 핵융합로를 파괴하려는 X-Wing 루크의 편대와 타이 파이터 편대의 전투, 그리고 X-Wing을 저지하기 위한 다스베이더의 출격 등이 지금 다시봐도 흥미진진한 부분 입니다.
X-Wing 편대가 실패하면 동맹군 기지가 있는 행성이 데스스타에 의해 파괴 될 수도 있는 순간에 펼쳐지는 포스를 가진 루크의 활약이 영화의 백미였던 부분이 아니었나 합니다. 물론 지금 보면 갑자기 전투기를 조정하게 된 시골 행성의 소년이 영웅적인 전과를 거둔다는 뜬끔 없는 전개 스토리가 다소 무리가 있기는 한 것도 같은데, 뭐 1970년대 만들어진 스타워즈니까요...
결국 실패 할 것만 같았던 위기의 순간에 구원자로 돌아온 한 솔로..., 극장이었다면 환호가 나올 장면이 아닐까요? 그런데 데스스타의 그 막강한 화막은 어떻게 쉽게 뚫고 들어온 것일까? 사실 저 거대하고 막강한 화력을 가진 요새 행성이 전투기 한대로 파괴 된다는게 정상적으로는 막장 스토리이긴 합니다.
데스스타는 결국 루크의 활약으로 폭발하고 훈장을 받는 장면으로 깔끔하게 끝나버리는 스타워즈, 이 장면은 장면보다 음악으로 제게 더 기억에 남는 부분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재미있게 본 스타워즈는 "새로운 희망", "제국의 역습", "제다이의 귀환" 으로 이어지는 3부작이고 영화의 장면들 중 가장 뇌리에 남고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다스베이더의 대사 "I'm Your Father" 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제작된지 오래전 영화이다 보니 영화에 나왔던 배우들 중 오비완 캐노비 역의 알렉 기네스는 2000년도에 사망을 했고 레이아 공주 역의 캐리 피셔도 얼마전 유명을 달리 했습니다. 사실 "깨어난 포스" 에서 "한솔로" 와 "레아공주"의 재 등장이 너무 반가웠었는데 세월의 흐름이 무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최근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옛날이었으면 "마지막 제다이" 가 제목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도 개봉을 했고 해서 오랜만에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타트 였던 "새로운 희망"을 보고 추억에 잠겨 잡담을 풀어 보았습니다. 30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인데 여전히 볼만하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명작의 수명은 오래 가나 봅니다. 물론 스타워즈를 모르는 우리집 새로운 세대들에게는 절반만 통한 것 같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