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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 Delicious

어린시절 인기놀이였던 롤러스케이트, 수원 케이 익스트림 롤러 파크(K-Extreme roller park)

롤러스케이트는 제 경우에는 부산에서 중학교에 올라가기 전 6학년 겨울 방학 때 친구들과 처음 가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보호장구 같은 것은 아예 없고 달랑 롤러스케이트만 대여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엄청 넘어지면서 겨우 배웠던 것 같습니다.

 

중학교 때도 친구들과 몇 번 롤러를 타러 갔는데 당시의 롤러장은 아직 어린 소년, 소녀들이 도서관 말고 유일하게 이성을 만날 수 있는 합법적인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몇몇 아이들은 롤러장에 롤러를 타는 것보다 이성을 만나기 위한 목적으로 가기도 했고 대개는 이른바 부산 사투리로 "까진" 아이들이 묘기를 부리면서 타면 여자아이들이 환호를 보내고 그 시대 용어로 "뻐꾸기"를 날리곤 이른바 서로 작업을 걸곤 했습니다. 써놓고 보니 요즘의 클럽이나 다를 바 없군요. 음악이 크고 시끄럽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어른이 되지 못한 소년 소녀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차이는 있었습니다. 한 때 있었던 콜라텍과 어쩌면 비슷할지도...

 

물론 저 같이 운동 신경없는 평범한 아이들과 친구들이 혹시 여기서 우리도 여자친구를... 하는 이루어질 수 없는 터무니없는 상상을 하며 갔던 것 같습니다. 거의 대부분은 남자 끼리만(ㅡㅜ) 열심히 롤러만 타고 집에 와야 했지만 말입니다.

 

수원 롤러스케이트 장

 

그래서인지 그 시절 복고 영화에는 롤러장 신이 자주 등장합니다. 부산이 무대였던 영화 "친구"에서도 롤러장 장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롤러장

이미지 출처 : 소울라운지

 

제 경우에 상상의 동물(?)이라는 예쁜 여자 친구는 사귀지 못했지만(뜻밖의 약간의 썸은 있었지만 그 이야긴 다른 포스팅으로 풀고...)그래도 남중, 남고 only 남자뿐인 환경 속에서 드물게 이성을 접할 수 있어 좋았고 솔직히 그런 게 없어도 저는 롤러스케이트 타는 것 자체가 꽤 재미도 있었습니다. 잔뜩 땀 흘리고 1,2시간 롤러를 타고 나서 선풍기 아래서 컵라면을 하나 먹어주면 어쩐지 속이 확 풀리는 것 같은 시원함이 느껴졌습니다.

 

K-익스트림 롤러파크

 

고등학교 무렵부터 점차 주변의 롤러스케이트장이 하나, 둘 문을 닫고는 사라지고 세월이 좀 흐른 후 제가 사회인이 되고 나서는 어쩐지 촌스러운 옛 유행이 되었고 대부분 인라인스케이트라는 새로운 주말 레저를 즐기는 방식으로 변해갔습니다.

 

그리고 점차 롤러스케이트장도 그 시대를 다룬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추억의 장소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최근 1~2년 사이에 주변에 롤러 파크라는 이름으로 다시 롤러스케이트장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살고있는 수원에도 "K-익스트림 롤러 파크"라는 장소가 생겼습니다. 5층은 롤러스케이트장, 6층은 점핑 파크인 현대식 시설을 갖춘 롤러스케이트장만 600평 규모의 제법 큰 규모입니다. 예상외로 주말에는 이 근처에 주차할 장소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대박이 났다고 합니다.

 

K익스트림 롤러장

 

주말에 들러보니 정말 사람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이 꽤 많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추억에 잠겨 롤러스케이트를 즐기는 어른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간혹은 롤러스케이트를 타며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도 보입니다.

 

롤러스케이트 안전 장구

 

사진이 좀 흔들렸는데 여하튼 우선 안전 장비를 풀 착용합니다. 제가 어릴 때는 이런 안전 장비가 거의 없었던 시절인데... 이제는 안전 장비를 모두 착용해야 입장이 가능합니다. 무릎 보호대, 팔꿈치 보호대, 손목 보호대에 안전모까지 풀셋을 착용해야 입장이 가능합니다.

 

롤러스케이트 안전 장구

 

옷 보관함

 

겨울철이라 두꺼운 외투는 이렇게 한편에 의류 보관용 박스에 담아서 보관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라커가 있었다면 더 좋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귀중품만 없다면 이렇게 박스에 담아 보관하는 게 더 간편하긴 합니다.

 

안전장구 및 옷 보관 준비 장소

 

보호자 슬리퍼

 

저는 롤러스케이트를 타지는 않고 보호자로 입장을 했습니다. 롤러스케이트 이용료는 한 시간에 7,000원, 2시간이면 12,000원입니다. 처음 가는 것이고 롤러스케이트를 이전에 타 본적 없다면 1시간은 짧고, 2시간 이상은 체력이 감당이 안 됩니다. 2시간이 딱일 것 같습니다. 10분당 추가 요금이 발생하니 만약 가신다면 시간을 잘 보고 조절해서 롤러스케이트를 타시기 바랍니다.

 

저처럼 보호자로 입장을 하면 3,000원 입장료를 내게 됩니다. 저도 타보고 싶긴 한데 너무 오랜만이고 아이가 처음 타는데 방해만 될 것 같아서 입장만 하는 걸 선택했습니다. 보호자 입장의 경우 입장 시에 스티커를 보여주면 커피 한 잔이 무료로 제공됩니다.

 

롤러스케이트 장 수원, K-익스트림롤러파크

 

들렸던 시간은 오후 3시 정도였는데 정말 아이들과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습니다. 오후 4시 정도가 넘어가면 그래도 사람이 점차 줄어듭니다. 4~5시 정도에 들리면 비교적 덜 혼잡하게 탈 수 있을 듯합니다.

 

운영 시간은 평일은 오후 1시부터 저녁 8시까지,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을 합니다. 여름과 겨울방학은 매일 오전 10시에서 저녁 8시까지 운영합니다.

 

롤러스케이트 수원, K-익스트림롤러파크

 

메인 홀 자체는 그나마 넘어지지는 않는 사람들이 타는 곳이고 우리 아이는 예전에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트를 한번 타 보긴 했지만 롤러스케이트는 이제 처음 타보는 것이라 초보 연습장으로 우선 향했습니다.

 

롤러스케이트 초보 연습장

 

우선은 보조 기구를 이용해서 걸음마부터 익혔습니다.

 

롤러스케이트 초보 연습 공간

 

초보 연습 공간

 

대부분 처음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은 보조 기구가 있어도 넘어지는 게 다반사입니다.

 

초보 연습중

 

땀을 뻘뻘 흘리며 20분 정도 연습을 했는데 여전히 보조 기구는 못 벗어나고 탈진도 하고 잘 타는 다른 아이를 보면서 어쩐치 허탈김이 찾아 온 듯한 표정입니다.

 

롤러스케이트 연습

 

그래도 다행히 근성이 있어서 포기하지 않더군요. 다만 다리가 풀려서 잠시 휴식이 필요할 것 같아서 아이를 데리고 롤러 파크 내 카페테리아로 데려갔습니다. 우선은 시원한 음료수로 목도 축이고 과자로 배도 좀 채워야죠.

 

아 땀난다

 

K-익스트림 롤러파크 카페

 

K-익스트림 롤러파크 카페

 

오픈한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카페도 깨끗하고 오래된 곳에 있기 마련인 손 때도 안 묻은 화이트 인테리어의 카페입니다.

 

K-익스트림 롤러파크 카페

 

커피와 음료수, 과자, 냉동 만두류 등을 파는데 아쉽게도 제 어린 시절 롤러스케이트장의 인기 음식이었던 컵라면은 팔지 않는군요. 아무래도 롤러스케이트를 신고 드나드는데 뜨거운 국물이 있는 음식은 많이 위험하겠죠?

 

연습 재개

 

잠시 쉬고 나서 다시 연습 삼매경. 그래도 이번에는 점점 보조 기구를 손에서 놓고 타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보조 장비 없이 서다

 

롤러스케이트 걸음마

 

여전히 넘어지지만

 

뭐 역시 아직은 종종 엉덩방아를 찧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보조 기구 없이 걷기 시작합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걸음마, 롤러스케이트

 

카페 다녀오고 연습하고 보조 기구 없이 설 수 있게 되니 벌써 한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아직은 미끄러지기보다는 걷는 것에 가깝지만 성격 급한 아들은 바로 메인 플로어로 진출합니다. 그것도 요철구간으로 바로 올라가는군요.

 

롤러스케이트장 요철 구간

 

여전히 자주 넘어지지만

 

여전히 넘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서서 타는 시간이 점점 길어집니다. 처음 타는 아이들이라면 한 시간 정도 연습하면 잘 달리진 못해도 비틀비틀 타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타게된다

 

씽씽 롤러스케이트

 

해냈다는 표정

 

그래도 아까 쉴 때보다는 표정이 편안해 보입니다. 아마도 서서 타기 시작했기 때문이겠죠? 뭐든 아이 때 배우는게 가장 빠른 것 같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안 하던걸 배우려 하면 참 오래 걸리는데 말입니다.

 

스무스하게 타진 못해도 일단 탄다

 

추억을 일으키는 음악과 롤러스케이트장

 

흥겨운 댄스곡과 사이키 조명이 현란해지는 시간이 1시간에 10분 정도씩 있었습니다. 저는 어쩐지 옛 추억에 잠기게 되는군요.

 

묘기를 부릴수 있는 롤링 구간

 

아들은 조금 익숙해지니 이곳에 올라 가보고 싶어 합니다. 올라가긴 했는데 몇 번 스릴을 느끼며 즐거워하다가 마지막에 그만 넘어지면서 무릎을 세게 부딛쳤는데 결국 울음을 터트립니다. 그동안 꽤 아프게 넘어져도 한 번도 안 울고 잘 참았는데 이번에는 정말 많이 아팠나 봅니다. 안고 달래 주고 나서 오늘은 일단 2시간을 조금 넘긴 시간이라 여기서 철수 했습니다. 어쩐지 다음 주에도 다시 오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어린 시절 추억이 살짝 떠오르는 롤러스케이트장, 요즘 아이들에게도 재미있고 즐거운 공간인 모양입니다. 시설들이 현대식으로 탈바꿈하고 안전장구들을 하게 되었지만 그 시절 느꼈던 재미가 어디 가는 것은 아니겠지요. 놀이 문화도 복고가 대세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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