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포스트에서 작년에 오픈한 의왕 이마트의 삐에로 쇼핑을 둘러보고 마트의 구성의 변화도 살짝 언급했습니다.
이전 글 : 의왕 이마트 삐에로 쇼핑, 독특한 일상 아이템, 인싸템의 창고
"삐에로 쑈핑"만을 보았을 때도 변화하는 마트의 구성이 눈에 띄었는데 주변의 입점 몰(특히 일렉트로 마트)들을 둘러보면서 더더욱 그런 확신이 들었습니다. 의왕 이마트에서 삐에로 쇼핑을 나오면 가장 크게 눈에 띄는 장소는 바로 맞은편에 있는 일렉트로 마트입니다.
네이버 웹툰의 캐릭터였던 일렉트로맨, 사실 처음부터 일렉트로 마트 홍보용 캐릭터였던 걸로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비니지스와 웹툰의 이런 연계나 제휴가 생각보다 많이 보이는 편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던 마트의 전자제품 매장을 생각했다면 이곳 역시 캐릭터 상품과 기존의 전자제품이 같이 디스플레이 되어 판매되고 있는데 얼핏 어울리지 않을듯하면서도 이상하게 잘 어울리는 구성입니다.
전자제품들 가운데 자리 잡은 개새 피규어 상품
이 캐릭터 상품과 전자제품의 콜라보는 일렉트로 마트 전체의 특징인데 앞서 소개한 "삐에로 쑈핑"처럼 매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독특한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전자제품을 특히 좋아하는 나이대의 젊은 남성과 캐릭터 상품은 궁합이 생각 외로 잘 맞아 보입니다.
절대적이진 않지만 많은 여성분들이 가방 매장이나 옷 매장, 또는 화장품 매장에서 기분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듯이... 전 젊지는 않지만 전자제품과 익숙한 캐릭터의 피규어가 있는 장소는 재미도 있고 머물러 있기에도 꽤 즐거운 장소가 되어주었습니다.
매장을 가득 채운 일렉트로맨 캐릭터
우선 입구에서부터 미국적 히어로틱한 순수 국산 캐릭터 일렉트로맨의 거대한 피규어를 만나게 됩니다.
일렉트로맨 웹툰은 예전에 잠깐 보기는 했는데 이게 이렇게 연결되는 줄은 몰랐습니다. 지금은 연재가 종료된 웹툰입니다.
일렉트로 마트는 그 근본은 분명 전자제품 매장일 텐데 매장 안에는 전자제품 외에도 많은 캐릭터 상품들이 디스플레이되어 있고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이 독특한 조합은 누구의 아이디어일까 사뭇 궁금해집니다.
아예 전자제품이 캐릭터 상품인 경우도 있었는데 피규어 상품이라 생각하고 다가가 보니 아이언맨 형상을 가진 블루투스 스피커였습니다.
다만 가격이 무려 거의 400만 원대... 가격만 좀 더 저렴하고 아내에게 재정을 넘겨주지 않은... 이런 걸 너무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거실에 들여놓고 싶은 욕구가 무럭무럭 피어날 것 같습니다. 소심한 유부남은 가격 보고 바로 포기입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듯 저도 전자제품 몰에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코너가 있는데 바로 카메라 제품 코너입니다.
아주 흥미롭게도 카메라 사이에 드래곤 볼, 원피스 같은 유명 만화 캐릭터들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습니다. 카메라 취미를 가진 사람 = 일본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 = 피규어 라는 어떤 공식이라도 있는 걸까 하는 억측도 해 봅니다.
그러고 보니 바로 가까이에 건프라도 판매되고 있어서 건프라를 찍으시는 사진 잘 찍는 폐친 한 분이 문득 떠오르기도 합니다.
가장 오래 만져 본 기종은 역시 EOS-R 입니다. 생각보다 전자 뷰 파인더가 위화감이 없었고 제 것인 양 손에도 착 감겼...지만 절대 사지는 않을 겁니다.(왜? 갑자기 다짐을?)
이렇듯 전자제품과 캐릭터 상품을 콜라보 하여 디스플레이 하는 데에는 분명 어떤 전략이 있을 듯합니다.
관련해서 기사를 찾아보니 이 문구가 와닿는군요.
쇼핑 중 지친 남친 부활한다는 "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 마트...
"남자들의 놀이터" 이게 확실한 컨셉 같습니다. 저도 이곳에 머물며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니 말입니다.
사실 기존의 마트나 쇼핑몰의 경우는 저도 아내를 따라다니기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처럼 마트에 가는데 스스로 따라나선 적은 거의 없었다는 걸 떠올려 볼 때 제대로 먹혔습니다.
남자들의 놀이터에 건프라가 빠질 리 없죠.
캐릭터 상품 외에도 실용성보다 그냥 갖고 싶어지는 재미를 주는 전자제품 아이템들도 자리 잡고 있는 곳입니다.
개인적으로 추측하기에 젊은 남자들을 노린 이 컨셉은 적어도 저와 아들에게도 제대로 먹혔습니다.
용돈 통장을 앱으로 확인한 후 결국 뭘 사지는 않았지만 아쉬워하며 오래오래 머물렀던 장소입니다.
매장을 나서기 전 다시 한 장 찰칵~
뭘 살 수 없었던 헛헛함에 아들에게 만화책 2권을 사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만화책도 어쩌면 TV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의 일종이군요.
아내와 딸이 쇼핑을 마치고 올 때까지 중앙에 있는 서점 겸 카페에서 기다렸는데 확실히 일반적인 마트에서 쇼핑했을 때 보다 덜 피곤합니다.
딸아이는 친구 생일선물 외 본인도 BT21에서 캐릭터 필통을 장만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산 물건들의 절반 정도는 캐릭터 상품이군요. 우리 삶에서 어느새 캐릭터라는 새로운 장르가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기존의 푸드코트와는 조금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루카스 및 주변의 먹거리 상점들을 지나치면서 이 곳에서 먹고 마시고 책보고 쇼핑하고 즐기는 하루를 보내라! 라는 무언의 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역시 지나친 억측일까요?
앞서의 포스팅과 함께 적어도 제게는 마트라는 공간의 변화가 느껴지는 "삐에로 쑈핑", "일렉트로 마트"에 대해 최근 오픈한 이마트 의왕점을 둘러보고 포스트로 소개해 보았습니다.
이제 전통적인 쇼핑몰이나 마트가 저 같은 몇몇 남자들은(종종 쇼핑을 좋아하는 남자도 꽤 많으므로) 어둡고 피곤한 얼굴로 카트를 끌고 아내나 여친을 발을 끌며 따라다니는 장소였다면 미래의 마트는 가족들이 쇼핑과 컨텐츠를 즐기는 그런 복합 공간으로 변모해가는 중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