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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독립문, 서대문 독립 공원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을 다녀오고 이전 포스트를 남겼습니다. 그런데 멀리 서대문까지 온 김에 아들에게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을 보여 줘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었습니다. (당연히 아들은 그렇게 관람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같이 보러 가면 편의점에서 맛있는 걸 사주겠다고 살살 꼬드겨서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으로 향했습니다. 먼저 다녀온 적 있는 아내가 독립문부터 보라고해서 택시를 타면서 독립문으로 가 달라고 했습니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은 1908년 경성감옥으로 신축되어 2912년 9월 3일 서대문 감옥으로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1923년 5월 5일 일제시대 독립운동가들에게 치 떨리는 명칭인 서대문 형무소로 이름을 변경하게 됩니다. 해방 후에도 서울 형무소, 서울교도소, 서울 구치소로 몇 차례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1988년 2월 7일에야 국가사적으로 지정이 되었고 1998년 11월 5일에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으로 개관을 하였습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담벼락


안타깝게도 이 장소는 일제 시대에는 독립운동가들에게 참혹한 고문을 가했던 곳이고 군사 독재 시절에는 민주화 인사들이 수감되어 비분강개할 일로 이번엔 동포들에게 고문을 받은 한국 현대사의 아픔의 장소입니다.


어떻게 고색창연한 장소가 그렇게 한국인에게 일관적인 폭력을 휘두르는 장소가 되었는지가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독립문 역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은 서대문 독립 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독립문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서대문독립공원 이정표


독립문 전면


우선은 교과서로만 봤던 독립문을 찾았습니다. 이곳에 독립문이 있는지 서울, 경기 생활 15년 만에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생각했는데 참 무심했었나 봅니다.


독립문은 1896년 ~ 1897년 사이에 파리의 개선문을 참고로 스케치하여 건설되었고 원래의 위치는 70 m 정도 동남쪽에 있었다고 합니다. 서재필 선생이 주축이 되어 당시 건설 비용은 독립신문과 독립 협회가 모금 운동을 벌여 얻은 성금과 왕실의 기증으로 충당했다고 합니다.


독립문 전경


청나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여 일제의 의도가 들어간 문이다. 그 때문에 일본도 철거하지 않았다 라는 이야기같이 일부 부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그 시작 의도가 어떠했던 관계없이 이 문은 당시의 조선 정부와 국민의 성금으로 지어졌고 결국 한국의 독립의지를 상징하는 건물로서 그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고 판단합니다.


게다가 무엇보다 독립문 건립을 주창한 서재필 선생은 이후 독립신문 발간을 통해 민중계몽을 통한 근대화와 조국의 독립 유지에 그 목표가 있었다는 부분은 부정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독립문에서 인증샷


건립 당시에 어떤 정치적 의도나 일제의 야욕이 끼어 있었더라도 일제 강점기를 지나며 우리에게 독립문은 분명 한국인의 독립의지를 상징하는 상징물이 되고 있지 않을까요? 분명 그 때문에 철거되지 않고 독립공원의 초입에 지금처럼 놓이게 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독립문 뒤편


독립문 전경


서재필 선생 동상


독립문과 독립협회, 독립신문 등, 구한말 독립 계몽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 서재필 선생의 동상입니다.


갑신정변 실패 후 미국으로 망명한 후에는 의학 공부를 해 의사가 되었고 생계로 고통받기 전까지는 사비로 독립 외교와 홍보 활동을 하는 등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가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구한말 활동한 한국의 계몽사상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독립관


원래 독립문이 있던 장소는 영은문이라 불리며 조선왕조에서 청의 사신을 맞던 곳으로 독립문 옆의 독립관 역시 모화관으로 불리우며 과거 중국 사신을 접대하던 영빈관 역할을 하던 장소였습니다. 그러나 독립협회가 독립관으로 명칭을 바꾸고 민중계몽과 독립의지를 고취하던 장소로 삼았습니다.


독립관


일제가 독립을 부추기는 불온 시설로 간주해 강제 철거를 당했었으나 1997년에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현재는 지하층을 추가해 순국선열들의 업적을 전시하는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독립관, 모화관


독립 선언문


독립관을 지나서 우측 전방에는 독립선언 기념탑이 있습니다.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담은 동상 뒤편으로 기미 독립 선언문 전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독립 선언문


이곳을 지나 좀 더 전진하면 오늘의 목적지인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전경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서울 구치소


1987년까지 서울 구치소로 불렸는데 당해 연도에 서울 구치소는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하여 감옥으로써의 이곳의 역할은 그때야 다하게 되었습니다.


서대문 역사관 건물 전경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담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입구


일요일 오후이긴 했지만 방문객 수가 많은 편이라 매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매표소는 입구를 통해 입장하면 역사관 담을 끼고 오른 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담벼락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벽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매표소 안내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휴관일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은 설, 추석, 매주 월요일이 휴관일입니다. 공휴일이 있는 경우 다음날이 휴관일이니 방문 계획이 있다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요금표


입장 요금은 상당히 저렴한 편으로 어른이 3,000 원, 청소년/군인 1,500 원, 어린이가 1,000 원 입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메인 건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전경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가이드 팜플렛


요즘은 어딜 가나 안내 팜플렛을 꼭 챙기게 되었습니다. 관람지에 좀 더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수단입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설계


옥사와 청사의 구조가 일반적이지 않은 파놉티콘이라 불리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n(모두)+opticon(본다)라는 그리스어가 어원이며 중심에서 피감시자들을 모두 감시할 수 있으나 피 감시자들은 감시자들을 보기 어려운 감옥의 구조라고 합니다. CCTV 등의 감시 도구의 발달로 중앙에서 집중 감시가 가능해진 현재에는 해당 형태를 취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서대문 감옥 청사 신축 설계도


서대문형무소 중앙간수고 신축사 설계도


이강년 의병장 옥중 서한


1층과 2층에는 서대문 형무소 역사의 다양한 전시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구속 도구인 요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창문 밖 풍경


독립운동가 수형기록표


직접 인물들의 사진을 볼 수 있어 남다른 감상을 느끼게 만들었던 독립운동가 수형표, 우리가 잘 알고 있던 분들 외에도 독립을 위해 그 고난의 길을 갔던 수 많은 이름 모를 독립운동가들에게 다시금 고개가 숙여집니다.


독립운동가 수형기록표


독립운동가 수형기록표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지하 고문실 전시장


첫 건물의 가장 마지막에 관람하게 되는 지하 전시관에는 일제 치하에서 독립운동가들을 고문하던 모습 등이 모형으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아이도 이 층에서는 으스스 한 기분이 든다고 하며 살짝 무서워했습니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지하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물고문 재연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물고문 설명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취조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고문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손톱찌르기 고문 설명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상자 고문


실제 고문이 아니라 고문 도구만 보여줘도 모든 것을 술술 불어 버리거나 버티지 못할것 같은 생각이 드는 저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무시무시한 고문과 고문 도구들이었습니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상자 고문 틀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벽관 고문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벽관 고문 체험


서 있을 공간만 있어 이틀만 세워두면 전신마비가 올 지경이라는 벽관 고문, 참 사람이 사람에게 저지르는 잔인함은 끝이 없는 걸까요?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복도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수감 시설과 여러 전시물들을 둘러보는 데는 약 1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창밖 풍경


복도의 낡은 창으로도 인접 건물의 벽만 보입니다. 어쩐지 묘한 감상에 젖게 만드는 풍경입니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독방 설명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독방 설명


한 몸 누이기도 좁아 보이는 독방, 일제가 독립운동가들에게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심리적, 정신적 고통도 주어서 탄압하고 전향하게 만들려고 탄압을 자행하던 공간입니다. 특히 항일독립운동가들은 특수범으로 분류하여 우선적으로 이 전기도 변기도 햇빛도 들지 않는 독방에 투옥시켰다고 합니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명언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전시품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복도 풍경


지금 우리가 자유를 억압당하지 않는 환경에서 주말 이곳 박물관을 찾을 수 있는 것조차도 어쩌면 이곳에서 인간성마저 박탈 당한 채 자유를 뺏기고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저항의 의지를 꺾지 않았던 선열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화가 나는 부분은 이런 아픔이 어린 장소에서 광복 이후에도 독재 정권이 이번에는 같은 동포인 재야 정치인, 민주 운동가를 투옥하고 마치 일제가 저질렀던 행위들을 재현하듯 반복해 자행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청사 신축 설계도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건물들 전경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건물들 전경


서대문 형무소 투옥 독립운동가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감방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노역 기록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노역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방사형 건물들 전경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운동시설 격벽장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격벽장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운동시설 격벽장


재소자 운동시설이었다는 격벽장, 투옥자 서로 간의 대화를 막기 위해 방사형으로 벽을 세워 통로를 만들고 걷게 하는 시설이었다 합니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투옥자 운동시설 격벽장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한센병사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한센병사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감시탑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대형 태극기


벽면에 설치된 초대형 태극기는 많은 사람들이 인증샷을 담는 장소입니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건물 전경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유관순 열사가 수감되었던 방


유관순 열사도 투옥되었던 여성 옥사를 끝으로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을 둘러보았습니다.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라 그런지 다 둘러보고 나와서도 조금 마음이 개운치 않았습니다. 무언가 목에 걸린 듯 불편한 느낌이 한동안 있었던 것은 이곳의 역사가 너무 가슴 아픈 우리의 과거사이기 때문이겠지요.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담벼락


역사의 아픔이 서린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관람을 마치고 나왔을 때도 입장을 위한 줄이 여전히 길었습니다.


다시는 이곳에 서린 아픔과 한을 겪지 않기 위해서도 이곳의 역사를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해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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