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트에서 과천과학관에서 열리던 거대 곤충의 탄생과 덕후전을 소개했었는데 사실 과천 과학관에 갔던 목적은 요즘 자연사 박물관에 가고 싶다고 하던 아들 때문입니다. 이미 서대문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을 다녀왔는데 다른 곳도 가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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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천과학관 거대 곤충의 탄생(~2019-4-28), 덕후전(~2019-3-31)
그런데 서울 경기 주변에 자연사 박물관이 많지는 않습니다. 아직 차를 오래 타면 몸이 뒤틀리는 나이라 1,2 시간 내 이동으로 반나절 나들이로 다녀올만한 집에서 가까운 곳은 더더욱 찾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다 몇 번 가 본적 있는 과천과학관에도 자연사관이 있다는 걸 검색으로 알게 되어 주말에 들렸습니다.
생각보다 큰 규모로 자연사관은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거기다 마침 특별 전시 프로그램인 거대 곤충의 탄생과 덕후전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전시였습니다.
앞서 거대 곤충전과 덕후전은 소개를 했으니 건너뛰고 자연사관을 보기도 전에 두 곳 전시를 보고 나니 배가 고파져서 일단 2층의 과학관 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2층에 있는 자연사관으로 향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우주와 원자의 탄생, 지구의 탄생을 파노라마 스크린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사실 아이는 공룡과 고대 생물에 더 관심이 있어서 오래 머물지는 않았지만 우주와 그 구성물의 탄생 과정을 잘 압축해서 보여는 전시물입니다.
아이가 아마도 이곳에 오자고 한 이유이자 가장 흥미 있어 할 장소인 "진화의 장" 전시공간입니다.
덕분에 저도 이름을 외우게 된 캄브리아기 바닷속 먹이사슬의 정점이었던 아노말로카리스(이상한 새우)...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에서도 봤었습니다.
입앞의 촉수 부분만을 독립된 생물로 보고 원시적인 새우 형태의 동물로 착각했기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나중에는 전체 몸 구조가 발견되었지만 촉수에서 유래한 이 이름이 그대로 사용되었습니다.
캄브리아기 화석으로 남은, 현대의 생물종들의 선조격들이 대부분이 출현한 생물 대폭발 시기부터 현생까지 모형과 다양한 전시로 한눈에 둘러보며 생물의 진화를 체감할 수 있게 전시관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음에 시간이 허락한다면 제게도 꽤 인상 깊은 캄브리아기 생물 대폭발 관련해서 포스트 하나 정도는 쓰고 싶어집니다. 버제스 세일부터 주변 책들로부터 이야기를 모으면 꽤 재미있는 내용이 될 것 같은데... 아마도 생각만으로 그칠 것 같습니다.
캄브리아기의 대스타이자 누구나 한 번쯤 이름은 들어본 삼엽충도 사진이 아닌 화석으로 보니 실제는 이렇게 컸었군요.
물고기에서 사지가 돋아나 육상 척추 생물인 양서류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었던 아칸토스테가, 최초의 사지가 달린 육상동물로 사람을 포함해 사지가 있는 모든 척추동물의 최초의 선조 중 하나로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이키티오스테가나 더 원시적인 틱타알릭도 이야기할 수 있겠군요.
사실 양서류인 개구리의 생태를 보면 모든 개구리들은 일생 동안 분명 물고기 외형인 올챙이에서 다리가 돋아나고 꼬리가 없어지는 수억 년의 진화를 늘 반복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역시 아들이 눈을 빛내는 곳은 공룡 화석 모형이 있는 곳입니다. 모름지기 자연사 박물관이라면 이런 게 있어야죠~
공룡의 뼈대가 전시된 곳에서는 AR로 실제 공룡이 살아나 움직이는 것 같은 재미있는 스크린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한참 머무는 곳이네요~
공룡의 다리뼈와 키를 재어 봅니다. 아들은 아직 많이 커야겠군요
그리고 공룡만큼 흥미로운 거대 포유류들의 뼈대가 전시되고 있는 곳도 흥미롭습니다.
거대한 옛날의 아르마딜로~
카메라 앞에 서면 얼굴을 고인류의 얼굴로 바꿔주는 AR도 재미를 줍니다.
전시관 곳곳에 이런 증강현실 장치들이 소소한 재미를 주는군요.
개인적인 바람은 아이의 자연사관에 대한 이 흥미가 계속 이어져서 생물학자 나 고생물학자 같은 걸 한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욕심부려봅니다.
자연사관 전시를 구경하고 미래상상SF관 관람을 했습니다. 이곳은 사실 올 때마다 늘 들렸던 곳이긴 하지만 내부의 전시물 업데이트가 자주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늘 새로운 볼거리가 약간씩은 있었습니다.
대기권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로 출발합니다.
거대한 우주괴물 모형, 모형의 묘사가 세밀해서 정면에 서면 모형인 걸 알면서도 절로 뒷걸음질 치게 되는 외모입니다.
이전에 왔을 때는 못 본 것 같은데 마블 히어로들과 SF 영화 속의 캐릭터들도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미래상상SF관의 인기 공연은 역시 로봇 댄스입니다. 다만 공연시간이 3~40 분 남아서 세계 희귀 자전거 전시관을 들렸습니다.
아주 오래된 자전거 부터 다양하고 독특한 자전거들을 구경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과학관 올 때마다 보지만 질리지 않는 모양인 로봇댄스, 요즘 로봇 만들기 방과 후 수업을 듣고 있어서 로봇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역시 과학관은 볼 것도 많고 하루에 다 돌아보기 힘든 곳입니다. 로봇 공연을 보고 나오니 둘 다 좀 지쳤습니다.
이럴 때는 약간의 힐링이 필요한 법... 과학관 기념품 상점에 들렸습니다.
결국 조립식 로봇을 샀습니다. 전 손재주가 없어서 이런 거 조립을 잘 못하는데 집에 와서는 혼자서 뚝딱 금세 조립해 버립니다. 건전지를 넣으면 걸어 다니는 로봇이어서 무척 좋아하는군요.
자연사관과 미래상상SF관 말고도 과천과학관의 다른 전시관들도 볼 것이 풍부합니다. 하루에 다 둘러보지 못할 정도의 과학 놀이동산입니다. 가까이에 이런 곳이 있어서 참 좋군요.
혹시 주말 마땅히 갈 곳이 없다면 아이들과 과학관 나들이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