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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성균관대 앞 율전동 한옥카페 일구오삼

겨울날 딸아이의 초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했다가 지인들과 함께 가까운 카페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비가 오고 추운 겨울날 따스한 차 한 잔을 음미하기 딱 좋은 곳을 들린 것 같습니다. 카페 이름이 독특하게도 일구오삼입니다.

 

한옥 카페인 이곳의 터는 원래 집 주인의 조상이 십오 대 이상을 살았던 집이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파괴되었고 참전을 했다 고향에 돌아온 주인분의 조부가 이웃과 함께 1953년도에 지은 집터라고 합니다. 가족의 추억과 애환이 있는 이 집을 2018년 말에 카페로 리모델링 하면서 카페 이름을 집이 처음 지어졌던 1953년을 기려 일구오삼이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사진으로 보시겠지만 카페 정원에 커다란 연자방아 돌이 있는데 주인의 조상들이 사용하던 도구였다가 정미소가 생기면서 무용지물이 되어 1950년에 마당에 묻어 놓았던 것을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꺼내어 전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구오삼

 

사실 저는 수원에 오면서 바로 이집터 바로 앞에 있는 아파트에 2011년부터 2년 간 살았었기에 마치 폐가 같은 느낌이었던 이 터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이곳이 이렇게 멋진 카페로 변신해서 차 한잔 즐길 여유를 즐기는 곳이 된 것이 무척 기꺼운 마음도 듭니다.

 

카페1953 담벼락

 

예전의 그 을씨년스럽던 집터가 이렇게 변신한 것이 조금 놀랍기도 합니다.

 

수원 성균관대 앞 율전동 한옥카페 일구오삼

 

이곳이 카페 정문인데 보통은 이 문을 지나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게 됩니다. 같이 방문한 지인과 아이들 및 우리는 7명이다 보니 단체가 빌릴 수 있는 단체실을 쓸 수 있었습니다.

 

수원 성균관대 앞 율전동 한옥카페 일구오삼

 

수원 성균관대 앞 율전동 한옥카페 일구오삼

 

카페 내부인데 원래의 집 구조를 잘 살려서 멋진 카페로 리모델링 되어있습니다. 제가 어릴 적 자주 가던 시골 할아버지 댁도 이런 천장의 서까래가 다 보이는 구조였는지라 그 천장을 그대로 살린 카페 천장을 보니 반가운 마음도 문득 듭니다.

 

수원 성균관대 앞 율전동 한옥카페 일구오삼

 

일구오삼 카페 턴 테이블과 LP판

 

카페 한편에는 실제로 턴테이블로 틀어볼 수도 있다는 LP 판들 이 잔뜩 진열되어 있어서 카페의 고풍스러운 멋을 한층 더해주는 것만 같습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 때문인지 좀 더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카페 내부입니다.

 

일구오삼 카페 LP판들

 

카페 안에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LP를 틀어놓은 것인지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서는 주문만 하고 바로 단체실로 이동해서 물어볼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일구오삼 카페 내부

 

카페 안 모습

 

이곳에 커피빵과 과자들이 꽤 맛있다고 잘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카페 유래 액자

 

앞서 짧게 소개해드린 이 카페 터의 역사가 붓글씨로 곱게 적혀있는 액자도 보입니다. 곳곳에 멋진 예쁜 작품들이 여기저기 걸려있었습니다.

 

카페 화장실

 

화장실도 원래 있던 화장실을 그대로 개조한 것 같습니다. 겉은 저래도 내부는 깔끔한 현대식 수세식 화장실입니다.

 

정원 입구

 

지인 가족과 단체실로 이동했는데 카페 정면을 보고 왼쪽으로 돌아 들어갔습니다.

 

카페 정원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정원이 있고 정원 중간에 조상들이 사용하다가 마당에 파묻어 놓았단 연자방아 돌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일구오삼 카페 정원

 

한옥카페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묘하게 어울리기도 합니다. 밤에 와도 또 색다른 분위기가 있을 것만 같습니다.

 

일구오삼 카페 크리스마스 장식

 

일구오삼 카페 정원 크리스마스 장식

 

일구오삼 카페 연자방아

 

멋 옛날에 저리 큰 돌을 어찌 저리 둥글게 깍고 방아로 사용했을까요?

 

카페일구오삼 한옥 창문

 

곳곳의 옛 한옥의 구조를 그대로 살린 모습이 일구오삼 한옥 카페라는 이 장소의 정체성을 잘 나타내주는 느낌입니다. 나이가 들어가서인지 이런 작은 옛날식 문이 너무 좋네요.

 

제가 어릴 적 놀러 갔던 외할아버지 댁에도 바로 이런 모양의 여닫이 창문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1년 만에 명절에 찾아갔더니 공사를 해서 기와지붕이 다 플라스틱으로 바뀌고 리모델링을 하면서 진짜 창문으로 변하고 사라져버린 게 아쉬웠던 기억이 납니다.

 

카페 일구오삼 풍경

 

일구오삼 단체실

 

단체실 내부의 모습인데 안에서 창을 통해 비 내리는 정원을 보며 차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특이하게 테이블을 오래된 자개장을 쓰고 있었습니다.

 

자개가 떨어져 나간 이런 장이 제 할아버지 댁, 외할아버지 댁에서도 있었던 것 같은데 세월이 흐르면서 모두 내다버려서 이제는 보기 힘들어진 장이다 보니 이렇게 옛 장을 버리지 않고 살려서 카페의 탁자로 쓰는것이 운치를 더해줍니다.

 

카페 일구오삼 단체실에서 바라본 정원

 

비가 내리는 정원을 차를 마시며 멍하니 내다보다 문득 낮 시간도 좋지만 가끔 한번은 해 질 무렵 들려서 차를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페 일구오삼 연자방아

 

단체실 2

 

바로 옆 또 다른 단체실도 이때는 손님이 없어 살짝 구경을 해봤습니다.

 

단체실 2

 

카페 일구오삼 벽시계

 

단체실 벽에 걸린 시계도 정말 독특한 멋이 있습니다.

 

단체실 천장

 

이곳 단체실의 천장도 서까래 모양이 그대로 노출된 옛 한옥집의 천장을 그대로 살린 지붕인데 조명과 잘 어우러져 보기에 좋습니다.

 

낡은 자개장

 

카페 단체실에 탁자로 쓰이는 자개장의 자개가 떨어져나간 낡은 모습 마저도 옛스러움을 더해줍니다.

 

대추차

 

마실 것으로는 우리는 대추차와 커피, 아포카토, 아이들을 위한 코코아, 고구마 라떼를 주문했습니다.

 

아포카토

 

고구마 라떼

 

딸기 라떼는 딸아이가 시켰는데 색도 예쁘고 살짝 맛을 봤는데 달고 아이들도 좋아할 맛입니다.

 

커피

 

커피

 

카페 일구오삼에 가시면 커피 빵은 꼭 맛을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커피랑 궁합이 딱 좋은 맛이고 너무 달지도 너무 밋밋하지도 않는 딱 균형이 잡힌 적당한 맛입니다.

 

커피빵

 

집과 가까운 거리라서 알게 되었으니 자주 찾게 될 것 같습니다. 비 오는 평일 오후인데도 사람들이 어떻게 이 곳을 알고 찾아오는지 손님이 꽤 있었습니다. 나름 근처에서 유명한 카페가 된 것 같습니다.

 

성균관대 근처에 있는 한옥 카페 일구오삼, 기존 카페와는 색다른 정취와 맛있는 차, 그리고 커피 빵을 즐기고 싶다면 한번 쯤 들러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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