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아내는 수 백만 년 전 연애시절에 같이 포켓볼을 치러 다녔던 적이 있습니다. 둘 다 잘 치지는 못해도 생각보다 포켓볼 당구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세월이 많이 흐르고 아이들 키우면서 잊고 살다가 작년에 미니 테이블 당구 장난감을 가지고 한참 재미있게 놀면서 다시 포켓볼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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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테이블 당구(Billardbord pool table), 미니 볼링
미니 테이블 당구는 젓가락 사이즈 큐대와 아주 작은 당구공들이 약간의 재미도 주었지만 너무 작다 보니 무언가 감질맛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사이즈는 작아도 실제 포켓볼 치는 느낌이 나는 미니 당구대를 검색해 보고 구입할까 말까 망설였습니다. 종류가 참 다양했는데 다소 저 퀄리티로 무릎 꿇고 치는 3만 원 대 부터 10만 원 대까지 아주 다양한 가격대로 다양한 모델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5종 스포츠 5in1 멀티게임 콤보 플레이어를 약 9만 원 정도에 구입했습니다. 얼마나 퀄리티가 나올지 걱정도 되긴 했는데 휴일 집에서 아이들과 놀기에도 좋은 선택으로 생각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질렀습니다.
스포츠 5in1 멀티게임 콤보 플레이어에 포함된 당구대는 원래의 당구대의 1/4 쯤 되는 크기입니다.
그에 따라서 공의 크기도 작고 큐대도 크기가 작지만 당구를 치는 느낌은 거의 그대로라서 미니 테이블 당구 장난감에 비할 바는 아니었습니다.
주문을 하고는 휴일이 끼어있어서 배송은 4일 만에 받았습니다.
택배 사이즈가 커서 살짝 놀랐습니다. 진짜 당구대보다는 훨씬 작지만 상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큰 크기입니다.
주요 구성품은 당구대와 추가적인 게임이 가능한 상판 이렇게 두 개가 들어있습니다.
당구대 자체는 합판으로 만들어져있고 철제로 된 접이식 다리가 있습니다. 다리를 다 펴면 어른 허리쯤 높이가 됩니다.
당구대 천도 팽팽하고 표면도 깔끔합니다. 솔직히 저렴한 가격에 비해 생각보다 퀄리티가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역시 맛쎄이는 금지 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구성품은 메인 게임 아이템인 나인볼과 사진에는 없지만 당구 큐대 2개가 기본으로 들어 있습니다. 큐대 2개로는 아이들이 큐대로 서로 다툴까 봐 큐대 1개를 추가로 구입했습니다. 아이들은 각각 1개씩 어른은 1개로 돌려쓰는 방식으로 가족 4명이 놀기 위해서입니다.
그 외에는 테이블 하키를 위한 칩과 손잡이 2개, 탁구대 2개, 탁구 네트, 탁구공 1개, 컬링 구슬 8개, 컬링 손잡이 4개, 빗자루(컬링용?), 볼링핀 과 볼링공 2개, 상판 연결 클립 등이 들어 있습니다.
주목적인 당구는 즐기는데 아무 불편이나 무리가 없습니다. 작아진 당구대에 맞추어 당구공도 작아졌지만 공이 제대로 잘 구르고 콤비네이션을 칠 때도 각도가 정확하게 들어가서 나인볼을 즐기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사이즈만 축소된 포켓볼 당구대 그대로였습니다.
포켓이 다소 저렴한 제품은 포켓 구멍이 그물로 되어있어서 오래 사용하면 종종 포켓 그물이 자주 찢어지거나 터진다고도 들었습니다.
다행히 해당 제품은 포켓 그물이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서 파손될 걱정이 훨씬 덜 합니다.
택배가 밤에 도착하다 보니 잠옷 바람 가족 당구 대회가 열렸습니다.
다음날이 토요일이어서 엄마와 아빠에 각각 편을 먹고 점심 짜장면 내기로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상판 클립을 끼우고 그 위에 상판을 놓으면 바로 탁구대로도 변신합니다. 다만 탁구대는 즐기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가족 중에 탁구를 제대로 쳐 본 사람도 없고 생각보다 탁구대가 협소해서 공을 주고받기가 꽤 어려웠습니다. 이건 좁은 탁구대에 적응을 좀 해야 해결될 것 같습니다.
비록 앞에 이야기한 문제 때문에 대부분 2번 이상 공을 못 주고받지만 그래도 가족이 하하 호호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는 충분합니다.
그리고 3번째 게임인 테이블 하키, 이건 오락실 같은 데서 많이 해 보셨을 듯합니다. 재미는 있는데 골대에 칩이 빠르게 들어갔다가 튕겨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골인 판정 시비가 좀 많습니다.
그리고 4번째 게임인 컬링입니다. "영미!!!"
사실 얼음판이 아니라서 빗자루질 할 필요는 별로 없는데 재미 삼아 빗자루질 해 봅니다.
요 컬링이 제게는 어릴 적 구슬치기 같은 느낌도 주면서 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마지막 5번째는 볼링입니다. 굴려서 핀을 맞추기만 하면 되어서 단순합니다. 점수를 손으로 일일이 종이에 적으며 게임을 즐겨보았습니다.
이 외에도 저는 구입을 하진 않았는데 옵션으로 오락실 같은 곳에서 많이 보는 농구대도 옵션 구매가 가능합니다. 농구대까지 구매하면 6in1 멀티게임이 되겠네요.
그래도 가장 많은 시간 즐기는 건 역시 포켓볼 당구입니다. 애초에 구입 목적의 90% 정도가 이걸 즐기기 위해서였습니다. 그걸 생각하면 목적에 충실하게 부합하는 아이템입니다.
포켓볼은 아이들과도 번갈아 치고 4명 가족이 2개 편으로 갈라서 치기도 하고, 생각보다 꽤 즐겁게 즐긴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점점 자라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있다 보니 어느새 4가족 보두 손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들고 고객 숙이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종종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작은 미니 당구 테이블 하나 놓았을 뿐인데 4가족이 2시간 넘게 깔깔거리면서 포켓볼을 즐겼습니다. 다른 게임도 간간이 즐깁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9만 원을 투자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구입하고 며칠이 지나서 이제는 처음만큼 많이 치고 즐기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가한 주말 추운 날씨에 집에 있노라면 가끔 아이들이 와서 한 게임 치자고 하기도 하고 저와 아내도 내기를 걸고 당구를 칩니다. 단순한 당구 게임이라기 보다 가족 화합 게임 세트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