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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 Delicious

제주도 흑돼지 구이집 난드르 깡통구이

지난가을 제주도 여행은 비와 함께한 제주도 여행이었습니다. 맑은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흐리거나 비가 왔었거든요. 저녁에 근처의 불빛 축제를 가려 했는데 비가 와서 그날 운영이 쉬어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대신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곳곳에 유명하지 않지만 알음알음 알려진 맛집들을 많이 찾았었는데 난드르 깡통구이도 그중에 하나였습니다.


아주 유명하거나 맛이 정말 특별해서 육즙이 입안에서 넘치도록 감돌고 혀가 육즙 안에서 수중 발레를하는... 같은 묘사까지 동원해야 하는 그런 일부러 찾아가야 할 만큼의 유명한 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주도를 여행하는 경로에 난드르 깡통구이가 있다면 들러보라고 권하고 싶은 집입니다.


연탄으로 굽는 두툼한 흑돼지 삼겹살과 독특한 생선 젓갈 고기 장에 찍어 먹는 맛이 여행 다녀온 지 몇 달이 지났건만 아직도 가끔 떠오릅니다.


아참 난드르는 난들이라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들판"을 의미하는 단어의 제주도 방언이라고 합니다.


난드르 깡통 흑돼지 삼겹살


난드르 깡통구이


제가 제주 여행 기간 쭉 머물렀던 숙소와 거리도 아주 가까운 곳이었고 검색을 통해서 이미 여행 경로에 넣어두었던 곳 중 하나였습니다. 취소된 빛 축제의 아쉬움 대신 순서를 조금 바꾸어 배고픔을 먼저 달래기로 했습니다.


이전 글 링크 :

제주 올레풍차펜션 및 게스트하우스, 제주도 여행 숙소


난드르 깡통구이


사실 엄청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집은 아니고 인테리어만 보면 주변에 흔히 보던 연탄구이 집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모습입니다.


연탄 구이


흑돼지 삼겹살


그런데 모습과는 달리 이곳을 특별하게 하는 요소는 역시 엄청나게 두툼한 흑돼지 삼겹살입니다. 인테리어나 양념, 뭐 이런 것보다 고기 그 자체가 특별하다고 해야 할까요?


사실 제주도가 아니라도 주변에도 제주 흑돼지 구이 집이 있지만 제주도에서 먹은 흑돼지 삼겹살들은 어느 집을 가던 실패가 없었습니다.

흑돼지 삼겹


비오는 날 고기집


저를 닮아서 육식 습관을 가진 아들입니다. 특이하게 소고기보다 삼겹살을 좋아하는데 키 키운다고 신경 써서 매일 억지로 먹이던 질긴 소고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부산 출신인 제가 회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과 유사한 경우가 아닐까요? 뭐든 자주 먹던 음식은 확실히 별로거든요.

콩나물 국


시원한 콩나물국과 공깃밥만 먹었는데 들러본 분의 추천으로는 여기에 김치찌게가 있으면 더 좋다고 합니다. 두툼한 돼지고기가 쑹쑹 썰려 들어간 김치찌개 맛이 탁월하다고 합니다.


흑돼지 삼겹살


난드르 깡통구이 흑돼지 삽겹살


난드르 깡통 흑돼지 삼겹살


사실 삼겹살은 일반적인 상황에 언제나 옳지만 이렇게 두툼한 삼겹살은 특별히 더 옳습니다. 주인아저씨가 직접 구워주시니 먹어도 된다고 할 때까지 잘 참아봅시다.


흑돼지 삼겹살


흑돼지 삼겹살 젓갈 장


특이하게 생선 or 새우 젓갈에 무언가와 희석한 고기장을 나중에 불판 위에 같이 올려주는데 소금이나 다른 것을 찍어 먹는 것보다 독특한 풍미를 줍니다. 이집만의 특별한 비법인지 이 지역 전체가 이렇게 먹는지 모르겠는데 여행 중 들린 다른 흑돼지 구이집에서는 보지 못했습니다.


짭짤함과 시큼함이 두툼한 삼겹살로 입안에 터지는 기름 육즙을 중화해서 고소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랄까요?

고기먹는 아들


역시나 만족스러운 표정의 아들입니다. 아내와 딸도 정말 맛있어하며 먹었습니다.


만족스러운 식사는 여행 중의 약간 지친 심신과 비가 와서 일정이 꼬인 스트레스를 휙 날려주었습니다.

난드르 깡통구이 흑돼지 삼겹살


실내가 아닌 입구 쪽 야외에서 구워 먹었는데, 이 또한 주룩주룩 내리는 비가 처마를 때리는 소리와 삼겹살이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 입안에서 터지는 삼겹살의 육즙, 짭짤한 젓갈 장이 합쳐져서 잠시 동안 행복한 여행의 기억을 심어준 난드르 깡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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