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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중앙 박물관 - 돌벽위에서 만난 고구려, 김홍도 풍속도 전

작년 겨울부터 꽤 오랫동안 집콕 생활만 했었던 것 같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와이프도 좀이 쑤셔하고 해서 오랜만에 주말에 국립 중앙 박물관을 들려 보기로 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방문객도 거의 없었고 마스크 착용과 방문 유의 사항을 잘 지켜서 관람을 다녀왔습니다. 와이프와 둘째와 함께 갔는데 둘째도 예전 1학년 무렵 방문했을 때는 이곳을 좀 지루해 했었는데 이번 방문에서는 여러 가지 흥미를 느끼는지 질문도 많이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마침 우리가 방문했을 때 국립 중앙 박물관에서는 특별전으로 "돌벽 위에서 만난 고구려"와 "김홍도 풍속도" 전을 하고 있어서 볼거리도 풍부했고 전 특히 고구려 고분의 구조와 벽화들을 3D로 보여 주는 관람이 인상 깊었는데 아내는 김홍도 풍속도에 관심이 있어서 가보고 싶어 했었던지라 풍속도를 흥미롭게 관람했습니다.

 

고구려 무덤 벽화 청룡

입장 시간 20분쯤 전으로 조금 일찍 도착해서 우선은 기념품 상점에 먼저 들렸습니다.

 

역시 국립 박물관답게 기념품 상점 크기가 어마어마합니다. 이후에 들린 용산 전쟁기념관 기념품 점과 비교하면 최소 4~5배 크기인 것 같습니다. 다양한 팬시 제품과 기념상품이 있는데 몇몇 상품, 예를 들어 모조 금동향로 같은 건 집에다 하나 놓고 싶은 욕심이 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에 손가락을 삐어서 반 깁스가 몸에서 떠날 일 없는 둘째입니다. 왼쪽 다리 삐어서 석고 반 깁스했다가 풀고 한 달도 안 되어서 오른쪽 다리, 마침내 오른쪽 다리도 풀고 나니 이번엔 오른 손가락입니다. 부위가 다 달라서 반 깁스 재 활용도 못하고 그저 생돈만 들이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국립 중앙 박물관은 입장할 때 이 복도와 홀이 너무 좋더라고요. 무언가 정말 박물관 같은 느낌도 들고 해서 이 긴 복도를 늘 사진으로 담습니다. 3년 전 왔을 때도 여기를 많이 촬영했었네요.

 

전에 왔을 때는 없었던 로봇 안내가 있었습니다. 딱히 안내받을 내용이 있지는 않았지만 신기해서 다가가 보았습니다.

 

월광사 원랑선사 탑비
월광사 원랑선사 탑비 설명
경천사 십층 석탑

국립 중앙박물관의 상징처럼 언제나 홀 끝에는 경천사 십층 석탑이 당당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까이서 보면 이렇게 오래전에(1345년 고려 충목왕) 만들어진 석탑이 그 오랜 세월에도 여전히 이렇게 남아 있는 것에 경외감이 생깁니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대리석으로 만든 13.5 미터 규모의 석탑인데 구한말 순종 때 일본 궁내대신에 의해 해체되어 밀반출되었다가 돌아오는 수난을 겪기도 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고구려 고분 벽화를 디지털 실감 영상으로 볼 수 있었던 "돌 벽 위에서 만난 고구려입니다."

 

고구려 고분인 강서대묘의 석실 내부를 실감 나는 3면 영상으로 구현하여 상영하고 있었는데 상당히 인상 깊은 영상 콘텐츠였습니다. 마치 석실 안으로 직접 들어가며 설명을 듣는 것 같은 생생함이 있었습니다.

 

상영관에 들리기 전에 강서대묘의 부장품과 벽화를 보여주는 전시실부터 들렸습니다.

아래 이미지 순서대로 고구려 고분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청룡, 현무, 백호, 주작의 4신도입니다.

 

사실 백호는 처음 보았을 때 저는 청룡인 줄 알았습니다. 그냥 보았을 때는 전혀 호랑이 같지는 않습니다.

 

3D라기 보다 3면에 영상을 비추는 상영관이었는데 영상 자체는 정말 좋았습니다. 정말로 무덤 입구부터 안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실제 무덤 벽화였으면 희미했을 이미지도 디지털 복원으로 더 선명하게 보여주고 자막과 설명을 통해서 고구려 무덤의 구조에 대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희미한 행렬도도 선명하게 되살리고 일상을 그린 무덤의 벽화로나마 고구려 인의 삶을 스냅사진처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고구려 무덤 벽화를 보고 나오면 재 발굴한 백제 서봉총에 대한 전시실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각 장애인을 고려해 만져 볼 수 있게 전시한 모조 금동 대향로, 이건 정말 집에 전시해 둬도 될 만큼 멋진 물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화려함과 정교함이 감탄이 나오게 만듭니다.

 

그 후 가야와 신라 전시실을 지났습니다.

 

역시 신라 하면 금관과 화려한 허리띠입니다. 신라 금관은 오래된 것은 5, 6세기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이렇게 정교하고 화려한 금관을 그 먼 옛날에 만들었다는 게 놀라울 뿐입니다.

 

다양한 전시관을 지나서 마침내 김홍도 풍속도첩 전시관에 도착했습니다. 특히 아내가 보고 싶어 하던 전시관입니다.

전시의 정식 명칭은 명칭은 "손뼉 치며 감탄하네 김홍도의 풍속도첩"입니다.

 

디지털과 디스플레이의 발전은 이제는 박물관의 전시물을 실물이나 모사본 전시보다는 디지털 콘텐츠로 보여주는 추세로 바뀌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변화가 좋은 게 도슨트 같은 것이 없어도 제대로 전시물이나 그림을 더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이라는 생각입니다.

 

"단원풍속도첩은 18세기 후반 조선의 일상사를 담아낸 사진첩과 같네요. 오늘날, 김홍도의 그림이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사람에 대한 화가의 따뜻한 시선 때문이 아닐까요."

 

누구의 언급인지 모르겠지만 딱 제가 느낀 감상을 제대로 표현해 준 말 같습니다.

 

그 외에 저는 민화에 그려진 동물을 주제로 한 "우리가 사랑한 동물 그림" 도 인상 깊었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나니 문득, 막연히 먼 과거의 사람들은 우리와는 조금 다른 사람들일 거라고 여기고 있었는데 그들의 삶을 살짝 엿보니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인지나 생각 면에서 크게 다를 바 없는 똑같은 사람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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