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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삶에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2013년 글의 RSS 갱신을 위한 재 발행 글 입니다.

 

오늘은 늘 하던 IT나 역사 이야기 말고 약간은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최근에 아주 오래 전에 근무했던 직장 동료들 소식을 듣거나 만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면 좋으련만 잘 풀린 사람도 있었지만 제가 보기에 삶의 악순환에 빠져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면 저도 이런 저런 삶의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던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참으로 고민도 되고 걱정도 많았던 시기를 저도 보냈었습니다. 비록 아직 나이가 많지 않고 일천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지만 제 경우에는 그래도 운이 좋게도 매번 악순환을 끊고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되어 한번 삶에서 겪은 악순환 3가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삶에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악순환의 고리 1 – 취업의 악순환 –


저도 그랬었고 제 주변에서도 보면 처음 취업 시에 정말 남 부럽지 않은 스펙을 쌓아 두지 못했다면 첫 취업 시에 나쁜 직장에 취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직업의 귀천을 따지려는 게 아니라 직장생활을 해보면 정말 사람의 심신을 소모시키고 미래가 없는 나쁜 직장들이 있습니다.


나쁜 직장의 공통점은 끊임없이 바쁘고 야근에 시달리면서 고생하지만 회사는 돈을 벌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연봉은 동결되거나 삭감되니 괜찮은 인력은 유출되고 다시 회사의 경쟁력이 떨어져서 더욱 더 인건비를 줄이려 하고 그럼으로써 경쟁력은 더 떨어지는, 회사 자체도 악순환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삶에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이런 종류의 악순환은 결국은 스스로를 갉아 먹는 악순환이랄까요


이런 경우에 이 상황을 탈출 하려 하는 사람도 너무 바빠 여유가 없기에 제대로 된 준비나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지를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데 아무래도 첫 경력이 채용의 기준이 되는지 이런 상황의 나를 뽑으려는 회사들도 비슷한 나쁜 직장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면 그런 나쁜 직장들도 역시 끊임없이 사람이 떠나고 다시 사람을 채워 넣어야 하는 악순환 중이거든요. 이런 악 순환에 헤어나오지 못하면 화려한 이직경력을 자랑하지만 여전히 나쁜 직장에서 밤을 새면서 고생한 만큼의 대우는 받지 못하며 마음속에 불만만 쌓이는 내 삶의 악순환을 경험하게 됩니다.

 

제 경우에도 첫 번째 두 번째 직장이 좋은 직장은 아니었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문제로 악순환을 끊기가 어려웠습니다. 떠나기로 마음먹었으나 이력서 한 장 정성 들여 쓸 시간적, 마음의 여유가 없고 몇 군데 면접을 보았는데 연락이 없거나 조건이 다 별로라면 마음이 초조해 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니 나를 오라고 하는 경우가 있으면 처음에 생각했던 최소한의 조건도 망각하고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그래 괜찮은 회사일꺼야 하고 덥썩 이직을 하는데 결국 비슷한 곳이거나 더 나쁜 곳이어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됩니다.

이런 경우에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내가 생각하는 기준이 명확해야 합니다. 밤을 더 많이 새더라도 내가 느끼기에 더 보람된 일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사람도 있고 더 나은 대우를 받는 게 중요할 수도 있고, 연봉보다 시간적인 여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본인이 세운 기준에 부합되는 곳이어야 어느 정도 자신도 만족하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기준은 있었으나 이 고리를 끊지 못할 것 같았던 이유는 이직이나 취업에 실패하면 어떡하지? 라는 “초조함” 이었습니다. 이 “초조함”은 결국 이성적인 판단을 저버리게 하거나 자신이 세운 기준을 포기하게 만들어서 성급한 판단을 내리게 만듭니다. 제 경우에는 다행히 낙천적인 배우자의 말 한마디가 이 초조함을 떨쳐버리는 힘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꼭 원하는 곳에 가게 될 테니 좀더 기다려 봐. 이제 몇 달 지났는데 왜 안달이야?”

 

결국 마음을 편히 먹고 남이 보는 기준이 아닌 자신의 명확한 기준에 맞는 곳을 시간을 들여서 찾아보는 것이 악순환을 끊는 방법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그 전의 준비와 노력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 합니다.

 

그럼 지금의 직장은 그 악순환을 끊은 거냐구요? 노코멘트 입니다. 다만 올해 6월이면 지금의 직장에서 9년을 근속한게 됩니다.

(현재는 더 좋은 조건으로 다른 회사로 이직하였습니다.)

 

악순환의 고리 2 – 재정적 어려움의 악순환 –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았을 때 많은 연봉을 받는 것처럼 보이거나 수입이 많은 사람들 조차도 가계가 재정적으로 마이너스에 시달리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제 경우는 수입도 많은 편이 아니라서 매달 마이너스가 누적되는 어려운 시기를 겪었습니다.

특히 첫 아이가 태어났을 즈음 정말 출구 없는 만성적인 적자를 겪었습니다. 저축도 없고 마이너스는 쌓여가는데 남들만큼 여유 있게 쓰는 것도 아닌데, 그런데도 매달 마이너스가 되고 카드 값뿐만 아니라 공과금이 연체되고 한다면 정말 앞으로 남은 인생이 걱정되고 불안해지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삶에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따지고 보면 국가의 재정 위기나 가계의 재정 위기나 그 근본은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chjzr624?Redirect=Log&logNo=70146671446

 

한번 가계 재정에 마이너스가 생겨나면 그 마이너스를 신용카드나 마이너스통장 또는 대출 등으로 막게 되고 다음달 역시 지출이 줄지 않기 때문에 역시 지난달 마이너스 + 이번 달 마이너스가 더 쌓이게 됩니다. 여기에 목돈이 나갈 일이 생긴다면 마이너스 폭이 급격히 커지면서 도저히 메울 수 없는 적자의 악순환이 시작 됩니다.

 

부부 사이의 다툼의 70% 이상이 돈 문제라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지인 중에 이런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다툼이 커져서 이혼까지 가는 안타까운 경우를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내 가정을 지키려면 이 악순환의 고리는 반드시 끊어야 할 대상 입니다.

제 경우에는 이런 적자의 심각성이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때때로 부부간의 다툼으로까지 이어지자 모종의 결단을 내렸습니다.

 

아내에게만 맡겨두고 잔소리만 하던 돈 관리를 제가 하기로 하였고 큰 마이너스는 사는 곳도 옮기고 보험을 해지해서 일부 메우고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지출을 대부분 없애 버렸으며 모두 체크카드로 대체하였습니다. 부득이 하게 써야 할 할부금 등은 철저하게 인지해서 그 달에 나갈 지출로 카드결제계좌에 미리 입금시켜 두었습니다. 월급을 받으면 아내에게 주는 생활비, 제 용돈, 나갈 공과금, 보험금, 카드할부금, 예비비 등을 각각 통장을 쪼개어 산정한 금액을 미리 입금시켜 버리고 모자라면 모자라는 대로 쓰지 않고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그 동안 아무리 가계부를 여러 차례 봐도 줄일 것 없어 보이던 지출이 서서히 줄어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동안 누적되었던 마이너스를 완전히 벗어나는 데는 반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서서히 마이너스를 벗어나고 예비비가 생겨나고 저축이 생기자 갑작스레 목돈이 나가는 일이 생겨도 대응할 수 있었고 오랜 꿈이었던 집을 구입하는 결실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물론 대출을 많이 끼다 보니 저를 하우스푸어 라고 보시는 분들이 많지만 자발적이고 계획 있는 하우스푸어라고 변명해 봅니다.


관련글 : 2013/03/17 - [Etc] - 모든 하우스푸어가 불행하지는 않아

 

제 생각에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핵심은 지출규모를 급여나 수입이 생기자 마자 미리 정해 두고 통제하는 것 입니다. 사람이 참 신기한 것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금액이 아닌 이상 이번 달 내가 쓸 수 있는 돈은 딱 100만원이야 라고 정해져 있으면 또 그 범위 안에서 어떻든 살아 갈수가 있는것 같습니다.

 

 

악순환의 고리 3 – 가족관계의 악순환 –

 


필자도 어느덧 결혼한지 10년차가 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저희 가족에게도 두 번 정도의 위기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아내와 다툼이 많아졌던 시기 입니다. 서로를 비난하거나 상처 주는 말을 할 때도 있었고 각자의 다른 생활 방식을 비웃기도 했던 시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치약을 끝에서부터 짜느냐 중간을 눌러 짜느냐로 다투고 아파트에 살던 저는 어릴 때부터 화장실 변기에 휴지를 버리고 물은 내리는데 주택에 살았던 아내는 꼭 휴지통을 사용한다든지, 나는 청소를 잠자기 전에만 하고 쉬었으면 하는데 아내는 아침, 점심, 자기 전 하루에 3번씩 계속 청소의 시간을 갖는다든지 서로의 다른 생활습관을 바꾸려 하거나 잔소리 하면서 소모적인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다른 습관을 이해 못해서 잔소리나 상처 주는 말을 하면 아내는 본인이 이해 안 되는 나의 습관을 지적하고 거기에 저는 기분이 상해서 다시 지적하고 결국 둘 다 기분이 상해서 서로 공격할 거리를 찾게 되는 악순환에 빠졌다고나 할까요? 그 시기에는 거의 매일 서로를 상처 주고 헐뜯으며 싸우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삶에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재미로 보는 여자친구가 없음으로 촉발되는 악순환

이미지 출처 : http://cafe.naver.com/gothecebu/8623

 

또 다른 것은 첫째 딸아이에 대해 양육에 대한 생각이 달라서 왔던 갈등입니다.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저는 저도 모르게 아직도 어린 딸에게 엄하게만 대했고 그러다 보니 딸은 아빠가 야단치는 말을 무서워 하다 보니 얼어서 잘 안 듣고 저는 말을 잘 듣지 않는 딸이 훈육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더 야단치고 아내는 양육에 대한 생각이 다르니 끼어들고, 딸은 아내에게 달라 붙고 저는 더 화가 나서 더 엄하게 야단치고 이런 악순환이랄까요?

 

두 가지 모두의 공통적인 해결책은 모두 “이해”와 서로에 대한 약간의 “관용” 이었습니다.
저와 아내는 결국 서로를 이해하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그 까짓 치약 중간에서 짜나 끝에서 짜나 뭐가 그리 대수겠습니까. 휴지요? 그것도 각자 편한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날카로운 대립각이 사라지자, 서로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가 돌아왔고 낯간지러운 애정 섞인 말들도 오고 갑니다. 말하기 조금 송구스럽지만 결혼 10년차인데도 아직도 연예하는 것처럼 산다는 지인의 말을 듣습니다.
서로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한 것도 실마리를 풀어준 중요한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내가 제발 육아에 대해서 공부하라고 해서 억지로 읽어본 육아서적이나 부모60분 같은 TV프로들을 같이 보다 보니 제가 무엇을 잘 못 하고 있나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원래의 성격이나 습관을 완전히 못 버려서 간혹 엄하게 대할 때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가 저를 대할 때 두려움이 사라지고 친근함을 느끼는걸 알 수 있습니다.

 

 

맺으며

원래는 성격상 개인적인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무슨 생각에서인지 블로그에 이런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글을 보시며 블로그 성격이나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봐주시길 바랍니다.

 

삶에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행복을 찾아서" 의 영화속 이야기도 제가 보기에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랄까요?


결국 제가 겪은 삶의 악순환은 모 개그우먼의 “중요한 건 마음 아니겠습니까?” 라는 유행어처럼 마음의 변화로 대부분의 악순환은 끊을 수 있는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혹 제 이야기에 공감이 가시고 삶에서 저런 비슷한 악순환에 빠져 있다면 그 고리를 꼭 끊으시길 기원해 봅니다.

 

삶에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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