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글 글래스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도 한번쯤은 접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필자 역시 IT기기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구글 글래스에 대해 접하지 않을래야 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안경 형태의 웨어링 컴퓨터 기기로 볼 수 있는 구글 글래스에는 도무지 관심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구글 글래스의 이야기가 한창이고 쓸모있다 or 쓸모없다 또는 성공한다 or 실패한다는 논쟁이 한창일때도 어느쪽이라도 상관 없다는 철저한 무관심에 가까운 상태였습니다.
스마트기기의 연장선으로 바라본 제게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길거리에서 이런기기를 쓰고 다닌다는 것도 우스꽝스러울듯하고 관련기기의 효용성을 다룬글이나 기사 자료등을 봐도 제마음에 흥미를 불러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IOS7에 더 흥미가 있었습니다.
TED Talks
구글 글래스를 착용한 세르게이 브린
이런 제 마음을 변하게 만들고 없던 흥미를 일으킨것은 세르게이 브린이 한 TED 강연이었습니다. TED 강연을 좋아해서 시간이 날때마다 자주 보고 있었는데 우연히 세르게이 브린의 TED 강연이 있는 것을 보게되었습니다.
구글을 만든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에 대해서는 사실 너무들 잘 알고들 계실듯해서 따로 설명을 드릴 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제 생각을 변하게 한것은 그의 TED 강연이 너무 멋지거나 뛰어나서가 아닙니다. 마치 마력을 지닌듯한 스티브 잡스의 키노트와 달리 그는 그저 동영상 하나를 보여주고 자신이 왜 구글 글래스를 만들게 되었는지를 초반 약간의 유머를 시도하긴 했으나 대체로 소박하고 담담하게 설명했는데 그가 혹 지루하고 길게 기능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면 요즘 참을성이 없어진 저는 아마 빨리 넘기기로 넘겨 버렸을듯 합니다.
결국 제 마음을 움직인것은 몇분짜리 짧은 동영상과 그의 소박하고 진정성 있게 보였던 짧은 스피치 때문 입니다. 혹은 제귀가 팔랑귀여서 일 수도 있습니다.
카메라로써의 가능성
이전 글들에서 언급하였듯이 제가 카메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은 역시 아이들의 사진을 찍으면서 부터입니다.
생동감 있는 아이들의 사진을 남겨두고 싶어지다 보니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때때로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들고 있으면 사진촬영에 정신이 팔리고 손의 자유를 빼았겨서 정작 주인공이자 아직 손길이 많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신경쓰기가 힘든 경우들이 많다는 것을 종종 느끼고 있었습니다. 동영상을 찍다가 아이가 넘어지려거나 하는 경우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챙기느라 아이들을 잡아 주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소개 동영상의 예시 동영상들은 당연하겠지만 대부분 촬영하는 이의 시선에서 촬영되어 있었고 실제로 촬영자의 손이 종종 등장하여 무엇인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손이 자유로운 상태라는게 저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과거의 헬멧이나 밴드로 머리에 달던 스포츠용 카메라 처럼 촬영하기 위해 손의 자유를 뺐을 필요가 없습니다.
곡예사가 그네를 거꾸로 탄채로 양손으로 공중 그네로 날아 넘어온 동료를 잡아 주기도 합니다.
롤러코스트등을 탈때에 맨정신을 유지하며 카메라를 꽉 잡고 촬영하기란 어려운 일이지요
얼음을 호랑이 모양으로 조각하면서 호랑이 사진을 참조하는데 역시 두손이 자유롭고 사진을 보기 위해서 디스플레이 장치를 들어서 보거나 할 필요가 없습니다.
운전을 할때도 손과 시야가 자유롭다는 사실은 큰 장점 입니다. 구글 글래스가 운전시 착용 가능 하도록 허가 될지는 물론 또 다른 이야기이긴 합니다. 동영상도 동승자의 시선으로 촬영된걸 보면 아마도 허용되기는 어려운가 봅니다.
명령 방식이 음성 위주가 될것이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음식을 먹기전 따로 카메라를 들이댈 필요가 없고 식사를 하면서도 궁금한 것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 옵니다.
강연중 세르게이 브린이 언급한 손의 자유에 대한 부분들이 제게는 가장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아마도 손이 자유롭다면 지금까지 처럼 한발짝 떨어진 관찰자 위치에서 아이들을 촬영하는게 아니라 그 상황에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아이들을 좀더 생동감 있고 그 상황에 일부로서 촬영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각적인 차단도 최소화 하도록 되어있지만 이어폰이 아닌 골전도 방식을 통해 소리를 전달하기 때문에 기존의 주변 소리도 모두 들을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이 소리를 얼마나 만족스럽게 전달해줄지 써보지 않는 이상 모를 일이지만 분명히 귀가 차단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처럼 주변 소리로부터 고립되지는 않을듯 합니다.
구글 글래스의 카메라에 관심이 생기다 보니 제게는 카메라에 대한 언급만 계속 들렸습니다.
세르게이 브린은 초기 시제품에는 카메라가 없었지만 카메라가 추가되면서 얻게된 구글 글래스의 장점에 대해서 이야기 했는데 바로 촬영을 취해서 카메라나 핸드폰 같은 걸 따로 꺼내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에 공감되는게 최근에 제가 느끼기에는 아이들과 같이 즐겁게 놀다가도 이순간을 촬영하고 싶어지면 카메라나 핸드폰을 꺼내야 하고 그 순간 저는 같이 놀아주고 참여하던 플레이어가 아닌 능동적이지 못한 관찰자의 위치에 내려서게 되는것을 요즘에 자주 경험하였기 때문 입니다.
구글 글래스에 무관심하던 저를 돌려 놓은것은 바로 이런 부분들 입니다. .
스마트기기가 만들어 내는 고립
세르게이 브린은 스마트기기를 들여다 보느라 생기는 고립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모 cf에도 등장하듯 멀리있는 사람과의 소통을 위해 우리는 가까운 사람과의 소통을 포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말대로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들에 신경쓰느라 가끔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저로서는 이 이야기도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 였습니다. 물론 구글 글래스도 완전히 고립에서 자유롭게 만들지는 못할것이 분명하지만 시선의 약간 위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는 적어도 허리를 굽히고 시야를 손안의 디스플레이에 완전히 고정하는것 보다는 고립을 조금 완화시킬 수는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프로젝트의 책임자가 그러한 고립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은 그러한 고립에 대한 문제를 고려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맺으며
어쩌면 필자는 그 동안 구글 글래스를 기존의 스마트기기가 안경과 같은 형태로 입력방식이 조금 달라지고 눈앞이라는 위치로 옮겨갔을 뿐이라고 생각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테크 관련 기사들에서도 그런 시각들이 있어 그대로 받아들였던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착용하지만 때때로 결국은 벗어야 하는 기기로 생각해서 너무 거추장스러운 기기가 아닌가 생각했었습니다.
구글 글래스의 다른 기능들도 많겠지만 이번의 TED 강연에서 세르게이 브린은 디스플레이를 보기 위해 허리를 구부정하게하고 고개를 숙여 시선을 손바닥으로 향하는 대신 고개를 들어 세상으로 부터 고립되지 않는 휴대용 스마트기기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했습니다. 필자는 이러한 주제의 TED 를 통해서 구글 글래스에 카메라로써 흥미를 느끼고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부분이 있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저에게는 평소에 착용하기 보다는 아마도 구글 글래스를 아이들과 야외에 놀거나 멋진 경치를 가진 지역을 관광할때 챙겨갈 촬영용 기기가 될것이 분명합니다. 손이 자유롭고, 촬영하기 위해서 관찰자로 고립되지 않는 장비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의 TED 강연에서는 세르게이 브린도 그러한 부분도 강조하고 싶었던듯 합니다.
세르게이 브린의 TED강연은 사람마다 바라보는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이견을 불러올수 있는 부분이지만 적어도 필자 한사람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데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 왜 구글 글래스인가요? via @TEDiSUB
http://www.ted.com/talks/lang/ko/sergey_brin_why_google_glass.html
오랜만에 다음 메인에 올랐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시고 추천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