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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블로그 1주년 소회(所懷)

2012년 9월 23일은 제 생일이기도 하고 블로그를 제대로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을 먹게 되는 포스팅을 한 날이기도 합니다. 원래는 어제 작성을 하려고 했는데 밀려있는 포스팅에 하루가 늦어졌습니다.

 

그때만 해도 블로그를 1년 넘게 지속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해봤던 것 같습니다.


그 이전부터 운영하던 개인 홈페이지의 호스팅 비용도 아끼고 사진이나 개인 용도의 자료를 보관할 용도로 2010년 즈음에 지인으로부터 티스토리 초대장을 졸라서 받았는데 한 동안은 흔히들 그렇듯 홈페이지를 대신하는 용도 또는 사진이나 자료를 보관하는 창고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그 마저도 곧 바쁜 일상 속에 블로그라는 존재를 잊고 있었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그 창고 용도마저도 어쩌다 자료 하나 올려두고 몇개월씩 잊고 살다가 생각나면 또 자료 하나 올려놓는 정말 한산한 창고 용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1년 전 제 생일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아이폰 관련한 글 두 개를 포스팅하게 됩니다. 지금 다시 보기에는 포스팅이라고 하기에도 조금 부끄러운 글들인데 9월 23일 저녁에 어라 이게 무슨 일이지? 하는 숫자를 보게 됩니다.

 

 

평소에 방문자가 하루 10명~20명 내외이던 블로그에 23일 방문자가 200여명 다녀간 것이었습니다. 거기다 홈페이지 운영할 때 나름 구색을 맞추느라 신청했던 애드센스를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옮겨 왔었는데 애드센스 승인 후 거의 2년 동안 0$이던 침묵을 깨고 무려(?) 0.5$의 수익을 낸 것 아니겠습니까?

 

모두 "아이폰" 키워드로 검색유입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는데 이 단 하루 200명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방문자 숫자가 제가 "블로그를 한 번 제대로 해볼까?" 하는 마음을 먹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 다음날 부터 다시 100명 미만의 방문자 수가 되었지만 이 경험이 블로깅을 시작하는 가장 큰 계기가 된 것은 확실 합니다.

 

흔히들 그리 하듯 ^^;; 생각나는 주제를 닥치는 대로 의욕적으로 포스팅 하기 시작하였고 곧 다음 뷰에도 글을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열심히 발행하다 보니 어느새 하루 방문자가 300 ~ 500명, 월 방문자는 15,000 명 정도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열심히 글을 써도 이 숫자는 더 늘어나지 않고 몇 개월간 정체됩니다. 아마도 이때가 가장 의욕이 꺾이는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역시 내가 무슨 블로깅을  멋지게 해서 다음 뷰 순위 1000등 안에 한번 되어 보겠어?..." 이것은 그 당시의 소원이 다음뷰 전체 순위 1000위 안에 한번 들어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든 생각입니다. 그때 제 블로그는 다음 뷰의 집계 순위 밖으로 아예 순위 표시조차 되지 않던 블로그 였습니다.

 

이러한 시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던 것 역시 다음 뷰의 역할이 컸고 그저 혼자만의 포스팅을 열심히 하던데서 벗어나게 된 계기는 다른 블로거들의 블로그 관련 글들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조금씩 댓 글을 달아주시던 블친들을 나도 방문하기 시작했고 앞서간 블로거 분들이 어떤 글을 쓰고 어떻게 블로그를 운영하는지 벤치마킹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덜컥 글 하나가 당시의 PICK인 다음 뷰 BEST에 선정이 되고 다음 메인에도 노출됨으로써 이른바 트래픽 폭탄으로 그날 하루 방문자가 당시의 한달 방문자에 가까운 1만명을 넘는 일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이해 하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이후 다음 뷰의 베스트가 무엇인지? 어떤 글이 베스트로 선정되는지? 연구의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그런 연구의 결과인지 몰라도 2, 3, 4월은 2~3일 마다 글이 베스트가 되는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음 뷰 순위도 많이 올라가서 당시만 해도 순위별로 지급되던 다음 뷰 애드박스 수익금도 쏠쏠하게 타기 시작하였습니다. 금전적인 부분이 블로그를 하는 동력의 전부는 아니지만 격려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 퇴근 후의 모든 시간을 블로깅에 쏟아 부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직장인으로써 퇴근 후에의 대부분을 블로깅에 투자하던 (정확하게 말하면 다음 BEST와 뷰 순위 목매던) 어느 날 갑자기 회의감이 들기 시작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 뷰 BEST에 선정된 날은 2천~1만명 사이의 방문자가 오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다시 500명 이하 수준으로 떨어져 버리는 일이 반복되었기 때문 입니다. 거기다 당시의 다음 뷰 애드박스 수입의 맛을 보고 나니 BEST를 노리고 뷰 순위를 올리는데 지나친 집착이 생기고, 1일 1포스팅 같은 스스로의 제약에 묶여, 있는 스트레스 없는 스트레스를 다 받고 있는 제 모습을 돌아보고 나니 블로깅이 더 이상 즐거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 입니다. 다만 오해는 마시길 바라는 것은 다음 뷰의 BEST(PICK)는 매우 매력적인 블로그를 알릴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것 입니다.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지나친 PICK 욕심에서 벗어나자는 이야기 입니다.

 

다 그만 두어 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때 쯤 오랜 고민을 하다가 처음 내가 블로그 왜 시작했는지? 올해만 블로그하고 말 건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종교를 가지지 않은 무신론자 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내려 놓음" 에 대한 좋은 책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제목도 사실 기억이 나지 않는 소책자를 나눠 주는걸 지하철을 타다가 받았는데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다 읽어 본 것 같습니다. 기독교적인 책이었지만 종교 보다는 우리가 사는 세상사를 다루는 철학적인 책이었습니다. 그때의 많은 욕심들 방문자 욕심, 다음 뷰 베스트 욕심, 다음 뷰 순위와 뷰 애드 수입에 대한 욕심 (너의 그 욕심 때문에~ 라는 개그 프로가 생각나는 군요)이 블로그를 하는 즐거움을 어느새 밀어내고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날 이후로 저는 다시 처음에 블로깅을 시작하던 때 처럼 베스트가 될 만한 주제에서 벗어나 다시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쓰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반전은 그러고 나서 500명 정도로 정체되어 있던 일 방문자수가 5월 이후로는 다음 뷰 베스트가 거의 없음에도 마침내 그렇게 소원이었던 1000명을 넘어서기 시작했다는 점 입니다. 지금은 시간과 여건이 허락 될때 글을 쓰고 완전히는 아니지만 다음 뷰 순위 욕심에서도 벗어났습니다. 7월 부터 다음 뷰 애드박스가 종료된것도 좋은 약이 된것 같습니다. 아직 떨어버리지 못한건 방문자 수 욕심인데 이것은 블로그 운영에 긍정적인 영향도 있는것 같아서 좋은 방향으로 승화하려 노력중 입니다.

 

지금 시점에 제가 내린 결론은 그냥 내가 블로깅 하고 싶고 좋아하는 주제의 글을 자유롭게 쓴것을 방문자 들도 더 좋아한다는 사실 입니다. 욕심을 버리니 평균 블로그 방문자수가 점차 점차 늘기 시작했다는 점도 이 생각을 지지해 주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방문자 통계인데 2, 3, 4월은 다음 뷰 BEST의 효과로 방문자가 많았지만 5월 이후부터는 우연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음 뷰 BEST가 별로 없는데도 일 평균 방문자수가 늘어난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블로그를 운영한지 1년, 그 동안 누적 방문자는 74만명이고 페이지뷰는 그 이상이 되었습니다. 다음 뷰 수익을 잃은 대신 생각지도 않게 애드센스 수익이 증가하여 매달 수익을 타게 되었습니다.

 

1년 동안의 애드센스 수익, 1년이라는 기간을 생각하면 크게 많은 수익은 아닙니다.

 

블로그의 애드센스 첫 수익을 4월 정도부터 타기 시작했으니 이 1년치의 수익 대부분을 최근에 수령하고 있습니다. 크게 많은 1년 수입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수익이 조금씩 늘다 보니 앞으로가 살짝 기대되긴 합니다.

 

 

 

8월에는 대부분의 상위 블로거들이 휴가 간 기간을 틈타서 IT 분야의 일부 주제에서 3일 천하로 1위를 해보기도 했습니다. 휴가 시즌이 끝나고 상위 블로거들이 귀환하자 지금은 순위가 꾸준히 떨어져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한번 해보았다는 것에 의의가 있는 것 이겠지요 ^^;

지금은 제가 다음 뷰에서 몇 위 하는지는 관심이 사라졌습니다. 따지고 보면 뷰 순위 그다지 중요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 이건 저 포도는 시어 빠졌을거야 같은 여우의 넊두리는 분명 아닙니다. (정말?)

 

조금 두서 없이 1 주년 소회를 쓴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나름대로 정리하자면

"블로그는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쓰는것이 가장 좋다. 즐겁게 블로깅 할 수 있는게 중요하고 방문자수와 같은 나머지 요소들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 같다"  입니다.

 

물론 아직은 방문자 수도 적고 파워 블로거와는 거리가 먼 겨우 1년을 채운 블로거이니 나중에 생각이 또 바뀔 수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수 없이 블로그를 바라보는 생각이 바뀌었으니 앞으로도 당연 하겠지요. 이 글은 블로그가 1년된 시점에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제 생각을 남기기 위한 글 입니다. 부족한 생각을 너무 나무라지 마시고 혹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좋은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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