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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개 이야기 에피소드로 보는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생각

1주일 동안 교육을 다녀오느라 그 동안 포스팅을 하지 못했습니다.


교육중에 본 동영상 중에 제게 인상적이었던 동영상이 있어 한번 소개와 생각을 정리 해보려 합니다.

 

해당 동영상은 나중에 찾아보니 2005년 작인 일본 영화 "우리개 이야기"의 에피소드 중 일부를 발췌한 내용인데 멀쩡하게 기획되었던 광고가 어떻게 망가지는지를 코믹하고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극중의 야마다라는 광고 기획자가 만든 광고 시안에 이 사람 저 사람의 의견이 들어가면서 한국 속담에 나오는 말처럼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는 이야기가 동영상의 주 흐름이고 일반적으로 광고 기획자가 부딛치는 어려움과 많은 클라이언트들에 치여 주관을 갖고 일하기 어려운 분야의 애환을 코믹하게 비꼬고 있어서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우리개 이야기 에피소드 중 애견 광고에 대한 부분

 

조금 내용이 길기는 하지만 코믹하고 재미있으니 한번 끝까지 보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강사분이 이 이야기를 보여준 목적은 기업이나 일상에서 발생하는 엉뚱한 결과물과 그 과정에 대해 시사해 주기위해 택한 동영상 인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때때로 보았던 불합리한 결과물을 가져오는 모습의 일부를 과장하여 웃음을 주도록 만든것으로 생각됩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일반적인 그런 사례보다 영상에서 광고주인 애견 사료 회사의 높은 분의 말 한마디, 주로 사장님은 어떻다와 같은 말 한마디에 모두들 입장을 바꾸는 모습, 점점 괴이하게 변해가는 광고 컨셉을 보면서 약간은 다른 방향에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던 초기에 순진하던 저는 어떤 일에 대한 결정은 전문성을 가진 여러 사람이 참여하여 검토하고 분석하며 신중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결정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런 의사 결정은 의외로 영향력 있는 한 두 사람의 말 한마디, 또는 이른바 사전작업이라고 불리는 흔히들 회사에서 "정치"라고 부정적인 의미로 불리는 활동에 좌우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물론 요즘은 지나치지 않고 윤활유, 즉 기름을 쳐 둔다는 덜 부정적인 의미의 "정치"도 사람살아가는 세상에 필요한 부분이구나 생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것은 제가 이미 과거의 환경에서 얻은 "때"가 묻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회사에서 내 목을 쥐고 있는 사람의 의견에 반론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경험상 때때로 CEO나 고위 임원의 말 한마디로 그 이하 구성원들이 모두 불합리하거나 문제가 있는줄 뻔히 알면서, 또는 깊은 고려나 고민 없이 높은 분이 시키니까! 하고 진행되는 일들을 가끔 봅니다. 특히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않는 대부분의 동양적인 풍토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또는 그저 높은 분이 던진 말 한마디를 아랫사람들이 확대 해석하는 경우도 많은것 같습니다.

 

군 생활에서 많이 겪으셨을듯 한데 제 경우에는 영관급 장교 한분이 사석에서 그저 본인의 바람인 "이 공터에 낚시를 다녀와 낚은 물고기들을 풀어서 키우면 좋겠다" 라는 말 한마디에 큰 고려 없이 삽 한자루씩 든 대대원이 동원되어 연못을 파서 만들었다가 낙엽은 많이 쌓이고 잡아온 물고기들은 자꾸 죽어서 떠오르고, 물 순환은 잘 되지 않아 여름에 썩은 냄새가 나는등 흉물이 되어가자 다시 대대원을 동원해서 산에서 흙을 파와서 연못을 묻어 없애야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중국이 공산화된 후의 대약진 운동중에 농촌을 방문한 마오쩌둥이 곡식을 쪼아먹는 참새를 보고 "해로운 새"라고 말한 이후 중국 전국에서 "참새 박멸본부"가 설치되어 국가적으로 총력을 기울여 참새를 소탕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결과로 4년 동안 약 2억 1천 마리의 참새가 희생되었고 진행중 경과의 보고를 받은 마오쩌둥은 만족해 하며 참새로 인해 사라지는 식량이 줄어들어 중국인민이 풍족해 지리라 예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참새는 곡식뿐 아니라 먹이사슬에서 곡식에 해를 끼치는 해충의 주요 천적이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참새가 사라지자 곡식의 성장을 방해하는 해충이 창궐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끔찍한 대재앙으로 1958년 한해에만 기근으로 172만명, 1962년까지 비공식 집계로 5000만명이라는 현재의 한국인구와 비견되는 엄청난 사람들이 굶어죽는 참사를 가져왔습니다. 결국 당시의 소비에트연방(러시아)로 부터 연해주 참새를 20만마리 수입해 와야 하는 일까지 벌어졌지만 상황을 돌리기에 역부족이었다고 합니다. 더구나 마오쩌둥은 참새박멸이 진행회는 4년동안 이러한 대기근을 막을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있었으나 문제 상황을 보고하는 간부들의 의견을 반박하면서 끝까지 이 정책을 지키려 했는데 그 이유는 자신이 주장 하였던 정책이 잘못되면 그 사이 약해진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입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최고권력자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음으로 발생한 결과는 전대미문의 대참사였습니다.

 

인간 세상에서는 의사결정을 잘못내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한 국가나 기업의 시스템에서는 그것을 발견하거나 반론을 검토하여 바로잡는 언론이나 구성원의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바로 잡을 수 있는 제도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반면 실패한 시스템에서는 그것이 아예 허용되지 않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의 환경은 과연 정치에서 부터 기업, 작게는 가정에 이르기까지 그런 잘못된 정책이나 결정을 바로잡을 수 있는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번 해보게 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및 내용 참조

http://bin_7404.blog.me/14020022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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