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y Story & ETC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세상 모든 아버지들에게 드리는 영상

지난 5월 초. 부산에 가기 힘든 우리 식구들 대신 제 아버지와 어머니가 수원에 오셨습니다. 손주들이 보고 싶으셨기 때문 입니다.


거의 매일 같이 페이스타임(Facetime)으로 손주들 재롱과 얼굴을 보고 계시지만 실제로 손주들을 안아보고 업어보고 만져 보고 싶은 부분은 첨단  디지털 기기로도 어떻게 해결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두 분 모두 이제 많이 늙으셨지만 첫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만 해도 할아버지라 불리기 약간은 어색했던 아버지는 최근 몇년 사이 갑자기 늙으신듯 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날 따라 이상하게 그런 모습이 애잔하고 자꾸 눈에 밟혔습니다.

 

이전 글

부모님댁에 페이스타임 놔 드려야 겠어요~

 

이미지 출처 : http://durandal.tistory.com/

 

제 아버지는 고전적인 옛시대의 표상 같은 아버지입니다. 제 기억속에서 항상 새벽같이 일을 하러 나가셨고 저녁 늦게 얼큰하게 한잔 걸치시고는 술 냄새를 풍기시며 들어오시곤 했습니다. 무뚝뚝하고 두 아들과 놀아줄 줄도 모르고 어떻게 다정한 한 마디 던질 줄도 모르셨지만 그래도 한잔 후 집에 들어 오실때는 잊지 않고 제가 좋아하던 붕어빵이나 호빵 같은것을 사오시곤 했습니다.

 

아들들은 커 가면서 무뚝뚝한 아버지를 어려워하고 피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아버지와 단둘이 있으면 할 말이 없어 서로 어색해지곤 했습니다. 조금 더 커서는 아버지가 던지는 잔소리들에는 드러내 놓지는 못하지만 때로는 마음속으로 반발하고 반항심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제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예외도 있었지만 대개는 아버지에 대한 인상이나 느낌이 비슷했던것 같습니다. 유사 이래 부자지간이 다정하기란 정말 어려운법인가 봅니다.

 

대학생 때 명절에 시골에 갔다가 우연히 동네 어른들이 나누던 이야기에서 아버지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어린시절은 언제나 배가 고팠고 초등학생 때 부터 추운겨울 지게를 지고 나무를 해오고 농사일을 도왔던 시절의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그 가난한 시절에는 아랫동네에 가서 청년들끼리 수박을 서리해서 마을 어른들 몰래 막걸리를 마시는 정도가 큰 일탈이었나 봅니다. 제가 보냈던 신인류라 불리던 청춘의 시기와는 동 떨어진, 늘 일해야 했던 우리네 아버지들의 삶을 한번쯤 생각해 보게 했던 이야기로 기억 합니다.

 

이미지 출처 : Google 이미지

 

뜬금없이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고 또 포스팅하는 이유는 지난 글에서 포스팅했던 "수상한그녀" 영화를 보고 나서부터 얼마전 다녀가신 아버지의 갑작스레 노쇠해진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입니다. "수상한그녀"가 우리네 어머니에게 바쳐진 영화라면 우리 아버지들에게도 무언가를 드리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날 저녁에 동영상을 한번 만들어 보았습니다. 갑작스런 감상에 젖어서 만들고 보니 어쩐지 쑥스러워서 계속 묻어 두려고도 했었는데 어쩌면 우리네 아버지들의 마음에 조금의 위안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유해 봅니다. 또 아들들에게는 아버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비록 그리 다정한 부자 지간은 아니기에 제가 아버지와 함께 이 동영상을 같이 볼일은 아마도 앞으로도 없겠지만 어쩌면 그 마음만은 전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전 글

수상한그녀. 웃음 뒤에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

 

이 동영상은 수상한그녀의 OST인 "하얀나비"가 꽤 중요한 역활을 하는 동영상 입니다. 심은경의 구슬픈 노래에 맞추어서 동영상을 만들었습니다. 꼭 이어폰을 끼시거나 볼륨을 올리고 동영상을 보시기 바랍니다. 즉흥적으로 제작한 동영상이라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운 시선으로 봐 주셨으면 합니다

 

세상의 아버지들에게 드리는 영상

 

"수상한그녀"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이 동영상이 더 와 닿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강인하고 넓게만 보였던 굽어진 아버지의 등을 보며 모든 아버지들은 건승을 바래 봅니다.

 

뱀다리

간혹 동영상 내에서 중간 광고가 떠서 자막을 가리는 경우는 해당 영상에 사용된 노래인 "하얀나비"의 음원 주관사에서 컨텐츠 사용을 허가하는 대신에 삽입되는 광고임을 알려 드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