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네이버의 LINE영어번역 기능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 채팅을 실시간으로 번역해주는 기술을 보면서 문득 예전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1994년 말쯤 인터넷으로 외국의 BBS에 한번 접속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약간의 호기심에서 였는데 당시에는 전화모뎀으로 접속을 했었고 해외통화료가 부가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아주 짧게 구경만 하고 나오려고 했습니다. 접속 속도도 느리고 아주 힘들게 접속을 했는데 화면 가득한 영어의 장벽에 그냥 빠져 나오려는 순간 누군가 채팅을 걸었습니다.
"HI, my name is Daniel. In the early morning hours....anyone talk....블라블라블라...."
미국은 새벽시간 이었을텐데 외로운 한 어메리칸이 말을 걸어온것 입니다. 한참을 망설이던 저는 힙겹게 한마디 말을 남기고 서둘러 접속을 끊었습니다.
"Sorry, I can not speak English... Bye..."
"What?"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해외 통화료가 부가된다는 이야기에 전화비도 걱정되기도 했지만 사실은 영어가 더 두려웠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흘러 빠른 기술의 발전은 얼마전 소개했던것 것처럼 이제는 외국어로 된 웹사이트도 번역기를 통해서 그럭저럭은 볼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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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아직까지도 외국인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눈다는것은 사실 저와 같은 영어 무식자에게는 참 무서운(?)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시일내에 적어도 메신저나 SNS로는 앞으로는 쉽게 외국인과 대화를 하게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네이버 라인 메신저의 공식계정 중에 "LINE 영어통역" 이라는 계정이 있습니다. 이 계정은 채팅방에서 실시간으로 양방향 번역을 제공하는 기능 입니다.
이용 방법은 마치 대화 멤버를 초대하듯 라인의 공식계정인 "LINE영어통역"을 대화방에 초대하면 되는 간단한 방식입니다.
이 계정을 대화에 초대하면 초대 되어진 "LINE영어통역"은 두사람이 주고 받는 말을 자동으로 번역해 줍니다. 즉 만약 영어로 글을 적는다면 한국어로, 한국어로 글을 적는다면 영어로 통역해 줍니다. 마치 채팅방에 실시간 통역사가 등장한것 같습니다.
이 기능은 네이버 라인에 다양한 기능을 접목 시켜주는 공식 계정중 하나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인이 비록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에 밀려 힘을 쓰고 있지는 못하지만 글로벌에서는 특히 일본 및 아시아 지역에서 사실 카카오 톡보다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종종 LINE을 이용하는 경우도 주변에서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네이버의 서비스들은 과거에도 처음에는 다음이나 네이트 같은 다른 포털에 뒤지다가 결국은 앞지르고 쉐어를 빼앗아버린 (블로그, 카페 등등) 서비스들이 많았던것 같습니다.
초대를 하게되면 이처럼 자신의 역활을 먼저 이야기 해주고 대화자가 하고 있는 말들을 영어로 번역해 줍니다. 영어로 말하면 역시 한국어로 번역해주니 원할하게 양쪽에 통역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람이 통역하는 것 보다 빠르기까지 합니다. 물론 잘못된 통역이 없을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대부분의 말들을 알아들을수 있는 수준으로 번역해 줍니다. 쉬운 단어와 문장을 간단하게 하면 번역을 더 매끄럽게 할수 있을듯 합니다.
현재 영어외에도 일본어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과거 양국간의 특수성으로 좋은 취지에서 출발 했지만 결국은 상호비방으로 얼룩져 좋지 않은 인상만을 남기는 계기가 된 인조이재팬 게시판 번역 서비스가 떠오릅니다. 당시 서비스는 일본에서 접속해 일본어로 게시물을 적으며 한국에서 접속한 한국인들에게는 한국어로 보이고 한국에서 쓴 한국어 게시물은 일본에서는 일본어로 번역되어 볼수 있게 되어있던 좀 신기하면서도 특별한 서비스였습니다.
이러한 통역기능을 접해보면 20여년전쯤 누군가가 "영어 공부할 필요없다 미래에는 자동 번역을 하는 기술이 발전해 번역이나 통역을 하는 일이 줄어들것이다" 라고 예측했던 잡지의 기사가 떠오릅니다. 그 기사 때문에 영어 공부를 안한것은 아니지만(?) 제가 영어 무식자가 된것에 일정 부분의 책임이 있는 기사 임은 분명합니다. ^^;; 물론 2014년인 현재도 여전히 영어는 취업이나 글로벌한 생활 환경 때문에 과거보다 더 열심히 배워야할 부분으로 남아있습니다. 앞으로도 번역기가 완전히 사람의 번역이나 통역을 대체해 줄 일은 훨씬 먼 미래의 이야기 일듯 생각 됩니다만 분명 번역기 기술은 느리지만 점차 과거보다 훨씬 쓸만한 기술이 되어가고 있고 미래에는 "시리", "구글음성인식" 등과 같은 음성 인식 기능과 결국은 접목되어 실시간으로 대화를 번역해 주는 모습을 볼수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요즘 "꽃보다 할배", "꽃보다 청춘" 등을 보면서 연예인들이 외국에 나가서 너무도 당연한듯 영어를 구사하는 모습들은 영어 무식자인 저에게 참 많은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예전에 수학에 대한 이야기도 그랬지만 저는 대부분 때늦게 어떤 공부의 소중함을 깨닿게 되는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해외 여행을 가서 유창한 영어로 사람들과 대화하는 상상을 한번 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