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따라 피곤함에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왔는데 아이들이 뛰어와 마구 안기고 반겨줍니다. 아마도 이런 순간이 직장 생활하는 아빠들의 피로가 확 날아가는 순간이 아닐까 합니다.
세상의 아빠들이 피로와 쌓인 스트레스를 떨치고 계속 일 할수 있게 만드는 자양 강장제가 있다는 바로 이런 아이들을 보는것이겠지요. 물론 현실적으로는 아이들이 항상 기쁨만 주는 존재는 아니라는것은 한국에서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육아 헬을 지나온 분들이라면 아마도 대부분 이해를 하시겠지만 또 이런 순간 순간의 기쁨을 안겨주는것 또한 바로 우리의 아이들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좀더 다른게 있더군요. 제 딸이 직접 만들었다며 가져온 동화책을 보여주는데 딸 바보 아빠 눈에는 완전 잘 만든 동화책이 아닐수 없습니다. 출판사가 아빠 이름으로 되어 있어서 "왜 출판사가 아빠 이름이야?" 물어보니 그냥 아빠는 동화책을 출판 해줄수 있을것 같아서라고 합니다.
상당히 부담되는군요. 꼭 동화책 전문 출판사라도 차려야 할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외신을 보니 공주가 되고 싶어하는 딸을 위해 어느나라 영토도 아닌 지역을 우연히 찾아 왕국을 선언한 아빠도 있다고 하는데 출판사 차릴 힘은 없는 평범한 아빠는 블로그에서라도 꼭 발행을 해줘야 할것 같은 의무감이 듭니다.
딸아~, 비록 아빠는 출판사는 아니지만 발행인(?)은 되었단다,
동화책의 제목은 "우리 엄마가 최고야" 입니다.
제대로 속지까지 만들었군요.
아이 둘을 키우는 집은 항상 겪는 일이지요? 조금 더 큰 아이 보다는 아무래도 더 어린 동생을 이것저것 챙기게 되는데 이럴때 큰 아이들은 사랑을 빼앗긴 듯한 감정을 느끼나 봅니다.
딸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이고 동생은 4살 터울입니다. 동생도 잘 챙기고 평소엔 안 그런듯 하면서도 엄마나 아빠가 아직 어린 동생을 더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 종종 혼자서 잘하던 일도 안하려 하면서 삐치는 모습을 보입니다. 네가 어릴때는 너도 동생처럼 챙겨 주었단다 라고 말해주어도 도무지 안 먹히는 날이 있습니다. 동화책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냈군요.
이 동화책은 딸 아이가 자신이 유치원 다닐때 있었던 일을 기억해서 만든 동화책입니다. 유치원에 가서도 가장 좋아하던 인형놀이가 하루 종일 재미없게 느낄 정도로 마음이 많이 상했었던 걸 기억 한다는게 재미있습니다.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가 된장찌개입니다. 어릴적 몇달 정도 아내가 친정에 가있었는데 외할머니가 된장찌개와 밥을 자주 먹이다 보니 어느새 입맛이 되었나 봅니다. 물론 아이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마음이 상한 딸을 위해서 엄마는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된장찌개를 끓여 두었습니다. 그래서 집에 오면서 된장찌개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풀렸었나 봅니다.
그리하여 결론은 우리 엄마가 최고라는 급진적(?) 결말로 치닫지만 아마도 이책을 가장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보는 사람들은 바로 아이의 엄마와 아빠가 아닌가 합니다. 이상, 딸바보 아빠가 아이가 만든 동화책을 발행(?) 한 이야기 되겠습니다. 내일 아이에게 책을 출판은 못했지만 아빠가 블로그로 발행은 했단다라고 이야기하면 아마도 무슨 뜻인지 잘 몰라도 꽤 좋아 할것은 틀림없을것 같습니다.
이글이 다음 메인에 노출되어 출판은 못했어도 출판한것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갔다고 딸 아이에게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방문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