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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회귀한 열정을 느낀 특집

얼마전 무한도전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가 화제가 되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요즈음 TV를 잘 보지 않다보니 본방 두번을 다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저 역시 90년대에 청춘을 보낸 세대라서 인지 그 방송을 꼭 보고 싶더군요.


그래서 한참 열기도 가라않고 때도 많이 지난 그 다음주 금요일 저 처럼 방송을 보지 못한 90년대를 공유한 동갑내기 아내도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를 보고 싶다고 하길래 저녁 IP TV에서 1,2편 합쳐서 결제하고 방송을 다시보기로 보았습니다.


원래는 1편만 보고 말려고 했는데 보다 보니 너무나 그 시절의 흥과 추억에 빠져들어서 2편까지 다이렉트로 모두 다 보고 말았습니다.

 

  

특히나 그저 이번도 90년대 감성팔이 인가? 하는 조금은 심드렁하게 보기 시작했던 마음은 너무나도 완벽하게 90년대를 재연한 무대 분위기와 카메라 워킹 등에 그만 저도 모르게 빠져들어 시간이 가는줄 모르고 보았습니다. 유난히 댄스곡이 많던 그 시절의 가수들과 노래가 왜 이리 흥겹고 마치 20대로 초반으로 돌아간 듯한 열정을 불러일으키는지요? 여운이 좀 가라앉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들의 노래와 춤에 제 젊은 시절의 추억과 열정이 하나하나 떠오르기 때문인가 봅니다.

 

 

쿨의 노래들에는 20대의 여름날들의 추억들이 하나 하나 다 떠오르는 느낌이었고 터보의 노래들, 특히 피날레의 트위스트킹은 이제는 사라져 버린 락 카페라는 장소에서 어울리던 친구들과 서로 얼굴을 보며 웃고 땀 흘리며 너무나도 즐겁게 발바닥을 비비던 추억을 떠올려 주었습니다. 김현정의 노래들과 소찬휘, 엄정화의 노래들은 수많은 노래방에서 들었던 기억과 많은 밤을 지새던 맥주와 대학가, 뿌연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어린 시절의 설익은 실연을 당한 친구의 아픔을 위로해주기 위해 벤치에서 밤새 대화를 나누던 추억들도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은 동문회 MT 후 뒤풀이로 나이트에 10시에 입장해 다음날 새벽 5시에 퇴장했던 지금은 믿기 어려운 체력과 열정이 돌아오는 듯한 착각을, 조성모의 노래에서는 풋풋한 그 시절의 사랑도 되지 못했던 연애 감정들과 불면의 밤을 떠오르게 만드는 군요.

 

 

이정현은 예술가 같은 독특한 느낌에 마치 방부 처리라도 한 듯 늙지 않는 동안의 그 시절 그대로의 모습이라 반가움이 일었고, 지누션의 "말해줘"는 태풍처럼 그 때를 휩쓸었던 모르는 사람이 없는 히트곡 이었습니다. 특히 SES는, 이걸 좋은 기억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군대에서 막 일병을 달고 있던 시절 내무반의 TV에서 SES가 가요프로에 나오면 세면장으로 달려가 "SES 지금 나오지 말입니다." 라고 씻고 있던 고참들에게 통보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를 맡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혹 실수로 SES 출연을 놓치면 놓치면 밤새 말뚝 보초를 설수도 있었던 좀 위험한(?) 임무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군 생활 동안 저 역시 SES의 TV 출연은 놓치고 싶지 않은 유일한 볼거리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출연한 가수들이 자신들이 너무나 행복하게 즐기는 모습이 보여서 더 좋아 보이는 방송이었습니다. 주 5일이 아닌 그 시절, 금요일이 아닌 불타는 토요일밤의 열기를 내뿜던 그 시절, 그 토요일 저녁 가요프로의 MC이던 이본도 어찌 그리 반가운지요?

 

90년대를 공유하는 저와 아내는 너무나 흥겨움에 노래도 따라 부르고 몸도 들썩들썩 하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아내는 간혹 눈물이 날것 같다는 이야기도 하더군요. 정준하와 박명수의 기획은 정말 대박이었던것 같습니다. 한번으로 끝내지 말고 명절때 한번씩이라도 또 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까지 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토록 저와 아내를 흥겹고 신나고, 어느 순간 아련한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찡한 눈물이 흐를듯한 감정을 느끼게 한 것일까요? 아마도 그것은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아름답던 시절의 추억속에서 그 시절 가수들의 노래, 춤이 함께 묻어 있고 그 시절의 열정과 추억을 되돌려 주는 매개가 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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