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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이 국내에 진출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까?

현재 까지는 페이팔이나 해외의 FinTech 기업들의 경우 그 동안은 국내의 규제 장벽에 의해서 정식으로는 진출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견고해 보였던 국내의 규제 장벽과 인증서, ActiveX등도 작년부터 천송이 코트 발 충격으로 금이 가고 있으며 인증서의 경우 30만원 이상 결제시 의무 사용이 사실상 폐기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PG사에는 그동안 허용되지 않던 카드번호 저장도 비교적 높은 기준의 자격 요건을 충족하면 허용이 되도록 변경되었습니다. 그 기준이 높긴 하지만 이제 몇가지 문제점만 해결하면 해외의 PG에 해당하는 페이팔, 알리페이와 같은 업체도 국내에 직접 진출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해외 수준의 간편 결제를 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PG사의 카드번호 저장 허용 기준은 국내의 스타트업들이나 작은 규모의 업체들은 아예 시작도 할 수 없는 높은 장벽이지만 해외 글로벌 업체가 들어오는 문을 오히려 열어준 측면이 있어 역 차별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dontpunchaclock.blogspot.kr/2014_04_01_archive.html

 

사실 국내의 PG라는 개념과 페이팔은 완전히 일치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국내의 기준으로 보면 페이팔도 일종의 PG사 입니다. PG란 Payment Gateway의 약어로 국내에서는 인터넷 쇼핑 초기에 카드사 가맹점 등록 요건을 충족 할 수 없는 중 소형 쇼핑몰들을 자신의 하위 가맹점(하위몰)으로 삼고 카드사에는 자사를 대표 가맹점으로 등록하여 추가로 수수료를 받고 카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의미 했습니다.

 

현재는 충분히 자체 가맹점 등록이 가능한 대형 업체에도 인터넷 카드 결제기술 및 경로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는 과거 부터 있어 왔던 카드 결제 중계 수수료 및 매입 수수료를 받는 VAN과는 또 다른 형태입니다.

PG사와 VAN

이미지 출처 : https://cafe.naver.com/thepublicin/1756

 

 

 

 

적어도 국내는 PG사도 카드사와 직 승인을 할 수는 없으며 VAN을 통해서 승인 및 매입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 입니다.

 

서론이 조금 길었는데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여신금융협회에서 발간한 "PayPal 국내 진출시 영향분석" 이라는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견 하였습니다. 2014년 말쯤에 발간된 보고서 인데 아래의 내용은 위 보고서의 내용을 대부분 참조하였습니다.

 

페이팔

 

이미지 출처 : https://talk-ring.sunnyday.jp/?page_id=221

 

페이팔은 연간 거래액이 $1,800 억 (190조, 2013년 기준) 에 이르는 지불결제 서비스 업체입니다. 신용카드 결제 뿐 아니라 가상계좌, 간편결제, 자금이체, 모바일 금융등의 결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2002년 eBay 에 인수 된 후 유통채널인 eBay의 지불 결제 서비스를 맡으면서 동반 성장한 회사 입니다.

2014년 1억 4800만 유효 계좌, 198개국 26개 화폐로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회사이기도 합니다.

 

국내의 PG사들 중 가장 큰 회사는 회사 규모로는 LG U+ 의 PG 사업부 이지만 실적으로 KG 이니시스 입니다.

eBay와 분사한 페이팔 자체만의 시가총액은 315억 달러(33조 4,850억), LG U+ 의 전체 시가총액은 5조 2천억원, KG 이니시스의 시가총액은 7,518억원입니다, 또한 국내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알리페이의 경우 상장시 600억 달러(67조원)이 예상됩니다. (2015년 2월 현재) 

 

참조 : 아주경제 알리 페이 상장만 하면 대박 시가 총액 67조 예상

 

이처럼 규모면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비교가 어려운 국내 업체들의 경우 해외의 PG 서비스들이 장벽을 모두 걷고 국내에 진출한다면 경쟁 자체가 어려워지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수수료

보고서에서는 페이팔의 정액, 정율과 국내PG의 복잡한 결제 수수료 설명에 몇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는데 블로그에서는 보고서의 결론만을 가져 오자면 단순화에 방해가 되는 예외 사항들을 잘라내고 매출 정보 기반으로 국내 페이팔 진출시의 수수료율을 추정하고 있습니다.

 

국내 적용시 예상 수수료

자료 출처 :  여신협회 보고서

 

페이팔이 일반적으로 미국(본사)과 싱가포르(국제본부) 수수료 체계기반으로 진출국의 수수료 체계를 구성하므로 보고서 역시 이를 기준으로 책정을 했는데 미국 체계 적용시는 평균 2.34%이며 구간은 2.36~3.97% 입니다. 싱가포르 체계 적용시는 평균 3.58% 구간은 3.52~5.32% 입니다. 국내 PG 수수료율이 3.4~4.0% 이므로 수수료는 미국 체계 적용시는 국내 PG보다 저렴해지며 싱가폴 PG 체계 적용시에도 큰 차이를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비록 보고서는 평균치로 국내 PG 수수료율 보다 저렴할 것이다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지만 이는 일반적인 가맹점들에 적용되는 수수료이고 국내에서 대형 가맹점의 경우는 이러한 수수료율을 파괴하는 낮은 수수료도 관행으로 자주 책정되므로 글쓴이가 보기에는 수수료에서는 큰 차이를 가져가기 힘들거라는 예상이 됩니다.

 

다만 초기 시장 확보를 위해 페이팔은 매우 낮은 수수료의 공습을 펼칠 여력이 충분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글로벌 업체의 규모의 경제는 무시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경우는 틀리지만 국내에서는 그 동안 TV에서 게임 광고가 드물었는데 판도를 바꾸어 놓은 한동안 TV만 틀면 광고 나오는 그 게임 처럼 말입니다.

 

간편결제 기술력

보고서는 PayPal은 2000년대 초반 부터 간편결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왔으므로 국내 PG사 대비 간편결제, 국제결제, 보안 부문에서 앞선 기술력으로 국내 PG사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사실 간편 결제에 대한 기술력 자체는 국내의 기업이 기술이 없어서 구현을 못했던 부분이 아니라 규제에 묶여 해당 방식을 구현하지 못한것이라서 기술력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을듯 합니다. 다만 보안에 대한 부분과 운영 경험에 앞선 부분이 초기 시장을 선점하는데 효과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의외로 그저 만들면 되는 구현 기술력 보다는 완성된 운영 사이클이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규모의 경제

앞서의 수수료에 대한 이야기도 규모의 경제로 인하여 페이팔 국내 진출시에 더 낮은 수준의 수수료 공습이 있을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듯이 규모의 경제로 인한 인하 효과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결제대행 사업은 고정 투자비용이 크지만 한계비용은 낮아서, 가입자 수가 많아질 수록 평균비용은 낮아지고 이익이 높아지는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데 사실 꼭 결제 사업뿐 아니라 대개의 IT 관련 사업이 이런 유형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유독 IT 업계에 승자승, 1위 독식 경향이 많은것도 그런사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조금은 다른 케이스이지만 2000년대 초 국내 CPC 업체들이 자생적으로 발생하던 시기에 구글 애드센스가 이미 완성된 운영 체계를 가지고 규모의 경제에 의한 월등한 광고 단가 및 배분 정책을 가지고 국내에 진출하자 2014년 까지 국내의 포털 자체 운영 CPC 광고를 제외하고는 토종 CPC 업체들은 모두 고사되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구글이 인수한 유튜브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진입하자 국내에서는 꽤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포털들 조차 그 동영상 서비스의 질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한국형 유튜브라는 삽질 프로젝트 소식도 들려옵니다.

 

보고서에서도 이러한 글로벌 IT 공룡들의 규모의 경제에 의한 효과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간편 결제를 추구하면서 PG사도 FDS(이상 긍융거래 탐지 시스템, Fraud Detection System)등 보안을 위한 추가적인 시스템 구축 등, 보안에 추가적인 투자가 수반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미 완성된 시스템에 글로벌한 수익으로 막대한 투자 여력을 가진 PayPal에 비해 결제 수수료율을 더 낮게 유지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국내 간편 결제 춘추 전국 시대

이처럼 막대한 자금력에 완성된 체계까지 갖춘 글로벌 결제 대행 서비스가 일시에 진출한다면 소규모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시장을 분할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모두 간식거리가 될것이 자명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국내는 통합적인 간편결제의 방향보다는 카드사 따로, PG사 따로, 또 다른 IT기업들 따로 간편결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쟁이 시작된것 처럼 보입니다.

 

다음 카카오와 LGCNS(PG)의 합작인 카카오페이, 앰페이, LG U+ 의 페이나우, KG이니시스의 K페이, KCP의 셀프페이, 삼성올엣 간편결제, 네이버가 준비중인 라인페이, 카드사의 간편결제 연합 계획들, NHN엔터테인먼트와 엔씨소프트 같은 게임업체들도 간편 결제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외부의 간섭이 없다면 춘추전국을 돌파한 진나라가 중국 통일을 이루듯 자연스레 국내의 간편 결제 시장을 주도하는 강자가 나타나겠지만 이런 시점에 글로벌 IT 공룡들이 밀어닥친다면 과거의 사례들이 재현될것 처럼 보입니다.

 

결론

보고서의 결론은 국내 PG사의 경쟁력 강화 노력이 없을 경우 페이팔과 같은 해외의 결제 대행사의 진출시 국내 결제 플랫폼 업계가 전반적으로 축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외의 가능성도 기대를 하지만 이 결론에 대개는 동의 하는 편입니다. 이러한 결제 대행사들은 해외에서는 사실상 VAN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해외와 국내는 환경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그 어떤 영향을 받을지 모르는 VAN이라는 결제 업계에 종사하는 제게는 매우 디스토피아적인 미래가 아닐수 없습니다. 

 

어쩌면 엄살 좀 섞어서 제 2의 인생 준비가 빨라져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버 기사에 응모 해볼까요? 아니면 혹시 제게 돌 사진 맡기실 분은 아직 안 계시겠죠? 문제의 사진 실력이 빨리 안 느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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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yPal 국내진출시 영향분석" 여신협회 보고서는 seri.org에서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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