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ND4 필터를 주문하였습니다. 그런데 ND4 필터를 주문 했는데 ND8 필터가 배송되어 왔습니다 무엇인가 배송 업체에서 착오가 있었나 봅니다.. 결국 원하는 ND4를 배송 받기 위해 조금 귀찮지만 교환 요청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ND필터와 같이 카메라 렌즈를 어둡게 하는 필터는 도대체 왜 이용 하는 것일까요?
사실 워낙 카메라에 초보인 저는 왜 저렇게 시커먼 ND 필터를 카메라에 씌워서 일부러 광량을 줄이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이전에 사용하던 미러리스 카메라의 경우 주력으로 사용하던 망원렌즈는 조리개 값이 최저가 F4.5였고 기본 줌은 F3.5, 22mm 단렌즈가 F2.0 이었기 때문에 거의 노출 오버를 겪을 일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여름 강렬한 주광 아래서는 가끔은 노출이 오버된 사진이 찍혔는데 EOS M의 최대 셔터 속도가 1/4000초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캐논 풀프레임 기종인 6D 사용자가 올린 글에서 만투로 조리개 F1.2 최대 개방시 셔터 속도가 1/4000 초로 노출을 오버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ND8 정도의 필터가 필수라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사실 그때에는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일단은 사용중이던 미러리스 EOS M의 렌즈들은 조리개 값이 높다보니 노출 오버보다는 흐린날 셔터 속도가 느려지는 일이 더 잦았기 때문입니다.
85mm F1.2 셔터 속도 1/6400 초, ISO 100
위의 사진은 비교적 햇빛이 약한 겨울철 낮인데도 만투의 조리개를 F1.2로 최대 개방하니 셔터속도가 1/6400 초가 되어서야 노출이 맞아졌습니다. 오막삼(5d Mark 3)은 1/8000 초 까지는 셔터 속도가 지원되기 때문인데 1/4000초 까지 지원하는 6D 나 미러리스 EOS M 이였다면 노출 오버가 날게 분명한 상황 입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우선 조리개와 셔터 속도의 상관 관계(ISO는 예시를 단순화 하기 위해 잠시 제외)를 이해해야 합니다.
조리개를 개방 한다는 것은 빛이 들어오는 범위를 넓혀서 받아들이는 광량이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경우 셔터 속도라는 셔터가 열렸다가 닫히는 시간으로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에 감광되는 빛의 양을 조정하게 됩니다. 즉 1/4000 초 라면 1초를 4000으로 나눈 짧은 시간 동안 셔터가 열렸다 닫히는 것을 말합니다. 조리개 값이 낮으면 조리개가 많이 열린 상태이고 높으면 조리개가 조여진 상태입니다. 조리개를 열면 많은 빛을 받아들이므로 셔터가 열렸다가 닫히는 시간을 줄여야 노출이 지나칠때 생기는 허연 사진이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조리개가 조여져 빛이 들어오는 양이 줄면 반대로 셔터를 좀더 오랫동안 열어 두어서 빛이 충분히 들어오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만투와 같이 F1.2 라는 낮은 조리개 값을 가진 렌즈의 경우 조리개를 최대 개방시 한 여름이나 한 낮의 매우 밝은 주광 아래서는 셔터 속도를 한계치인 1/4000 초가 되어도 적절한 노출로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개인적으로 오막삼은 1/8000 초로 노출 오버가 일어나는 경우가 훨씬 적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1/8000초가 뜨는 경우가 종종 발생 하였습니다.
완벽하게 노출이 오버된 사진, 조리개를 조이거나 ISO를 50으로 낮추어 보거나 ND 필터를 썼어야 되는 경우
85mm F1.2 셔터 속도 1/8000 초, ISO 100
이제야 만투에는 최대 개방 F1.2로 촬영을 주로 한다면 6D보다 오막삼이 잘 맞는다고 누군가 쓴 글에서 왜 셔터 속도 이야기를 했는지 이해 했습니다.
사실 캐논, 니콘을 통틀어 조리개 값이 가장 낮다는 F1.2 대의 만투라는 렌즈를 쓰는 이유는 아래 사진 처럼 심도가 얕은 사진을 통해 특유의 감성을 느끼기 위해서 입니다. 심도가 얕다는 의미는 흔히 말하는 아웃포커스가 강해진다는 의미로 아래 사진처럼 피사체 주변만 선명하고 배경등이 흐려지는 것을 말합니다. 심도는 조리개 값이 낮을 수록 피사체와 배경의 거리가 멀 수록, 망원일수록 더 강해 집니다.
특히 인물 사진에서 인물과 배경 사이의 공간감이란 것을 얻기 위해 많이 이용하는데 만투의 경우 최근에 밝은 대낮에 조리개를 F1.2로 최대 개방해서 촬영하려 시도 해보니 비교적 주광이 약한 계절인 겨울인데도 햇빛이 좋은 날은 간혹 1/8000 초가 뜨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대개의 경우 조리개를 살짝만 더 조이면 셔터 속도는 바로 해결 되지만 밝은 대낮에도 F1.2로 촬영을 하고 싶은 경우가 분명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 마치 사람의 눈에 쓰는 선글래스처럼 광량을 줄여주는 ND필터가 필요해집니다. ND4 정도면 일반적으로 말하는 스탑 단위로는 2스탑 만큼 광량을 줄여줍니다. 만약 셔터 속도가 1/8000 초가 뜬 경우 ND4를 써서 광량을 줄여줌으로 노출 오버를 줄여줄 수가 있습니다. 여러글을 참조해 보니 1/4000 초의 셔터속도를 가진 기종이라면 ND8 정도가 1/8000 초 이상을 지원하는 기종이라면 ND4 정도만 되어도 노출 오버를 막기에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ND 뒤의 수치가 클 수록 더 짙은 농도를 가집니다. 결국은 조리개를 최대 개방한 상태로도 얕은 피사계 심도를 유지한채 촬영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이처럼 노출 오버를 막아주는 경우 외에도 일반적으로 ND 필터를 쓰는 이유는 가끔들 보시는 사진들의 도로의 헤드라이트 궤적을 촬영한다던가 물의 흐름을 아주 부드럽게 표현하기 위해서 1초 나 60초와 같이 매우 긴 시간셔터를 열어두는 이른바 장노출 촬영을 하기 위해서 입니다. 앞서도 말씀 드렸듯이 그런 궤적 같은것을 촬영하기 위해 장시간 셔터를 열어두고 광량을 매우 낮추어 주어야 하는데 그럴때 ND 필터를 쓰게 됩니다.
아직 초보다 보니 장노출 사진은 없어서 무료이미지 사이트등에서 예시 사진을 찾아 보았습니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무료 사진
이미지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File:Russell_Falls_2.jpg
이미지 출처 : pixabay 무료 사진
위와 같은 예시의 사진들을 장노출 촬영시에 ND 필터를 쓰지 않고 셔터만 오랜시간 열어 두었다면 넘치는 빛으로 인해서 아마도 거의 전체가 허연 사진만 보게 되었을것 같습니다. 물론 야간에 충분히 어두운 경우는 ND 필터가 필요 없이 장노출 촬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주간 장노출에는 ND400 정도의 필터가 많이 쓰이고 겹쳐 사용해서 농도를 더 높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ND 필터는 밝은 조리개 값을 가진 렌즈들의 광량을 줄여줌으로써 결과적으로 셔터 속도를 줄이게 되고 이로 인해 노출 오버가 일어나는 상황을 막아주는 용도와 독특한 사진 효과를 얻기 위한 장노출에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