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산다면 수원화성은 한번쯤은 꼭 들려보는 곳일 것 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낮에 들려서 성벽을 구경하고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나 공원을 보고 가게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주변에 이야기를 듣기를 수원 화성의 성벽들이나 성곽들은 밤에 갔을때 더 볼만하고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특히 종종 버스를 타고 수원시내를 지나다 보면 마치 서울의 남대문 처럼 가끔 보게되는 장안문을 밤에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었습니다.
무더운 여름 주말 저녁 무렵 아이들을 데리고 버스를 타고 장안문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집앞에서 버스를 타면 약 20분 내외로 장안문, 장안공원으로 바로 갈 수 있고 올때도 장안문에서 버스를 타면 바로 집앞에 도착하기 때문 입니다. 차로 가도 좋지만 아이들이 버스를 타는걸 더 재미있어 하기도 해서 이번엔 버스를 타고 들렸습니다.
8월 한 여름이다 보니 해가 길어서 저녁 6시 반쯤에 나섰는데도 7시쯤 도착 해도 여전히 날이 밝았습니다. 그래도 장안문에 도착하니 어슴프레 노을이 집니다. 조금 더 늦게 나올걸 거랬나 했지만 그래도 조금 돌아다니고 나니 금새 해가 지고 하나 둘 성벽의 조명이 켜집니다.
계절은 다르지만 낮의 수원 화성을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의 과거 포스팅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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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아래 사진은 장안문을 돌아보고 나와서 저녁 8시 반쯤 촬영한 사진입니다. 여름은 해가 길어서 7시 반에서 8시는 넘어야 해가 지니 야경을 보려하신다면 7시 반에서 8시쯤 도착하도록 시간을 조정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수원 화성의 장안문은 한 쪽 성벽을 허물어서 그 사이로 차들이 다니고 있습니다. 기존의 도로와 공존해야 하기 때문이지만 조금은 아쉬운 부분들 입니다.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의 엽사 한장 투척합니다. 사진 상으로는 밝아 보이지만 이때는 이미 제법 어스름이 깔리고 있었습니다.
올려다본 장안문의 모습은 어떤 당당함을 느끼게 해주는 위세 입니다. 시내 한 복판에 이런 성이 복원되어 그 형체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인것 같습니다.
조금은 가파른 계단으로 장안문 위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어스름이 깔리면서 장안문에서 내려다 보이는 간판들은 솔직히 아쉬웠습니다. 사진에서 심도를 얕게해서 흐려 버리긴 했지만 너무 무분별하게 설치된 화려한 간판들이 장안문에서 내려다 보이는 경관을 너무 번잡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장안문 성벽의 총안으로 내려다 보면 바로 앞의 도로의 모습이 보입니다.
장안문의 한켠은 이처럼 성벽 한쪽을 헐어서 도로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성벽에 하나 둘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자 아이들이 성문이 너무 예쁘다고 좋아합니다.
장안문위에는 홍이포의 모형이 있습니다. 홍이포는 전장식 대포로써 성곽 또는 포루에 설치되어 사용되던 화포 입니다. 아마도 과거의 수원 화성에도 이 홍이포가 설치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사거리가 약 700m 로 꽤 긴 편 입니다.
수원 화성의 성벽에 하나 둘 조명이 켜지지 시작하자 낮에 보던 성벽과 완전히 다른 탄성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성벽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입니다.
아직까지는 날이 너무 더워서 땀을 많이 흘렸는데 장안문 근처에 예전부터 인절미 빙수로 유명한 가게가 있어서 팥빙수 한 그릇을 먹고 나머지 구경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가게 안에서 성벽과 오가는 사람들을 올려다 볼 수 있습니다. 여성 분이라면 화성 성벽을 걸어야 한다면 짧은 치마 주의 하시길~
너무 더웠던 탓일까요? 사진 안 찍었어~ 라고 말했지만 이미 숟가락들의 공격이..... 개인적으로 먹어본 팥빙수 중 탑 3 안에 들정도로 마음에 드는 팥빙수 였습니다. 쓸데 없이 달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우유를 얼린 빙수와 떡가루가 어우러져 절묘한 맛을 내고 있었습니다.
독특하게 차가운 놋그릇에 담겨 나오는 빙수는 순식간에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이제 더위도 좀 식혔으니 다시 성벽을 걸어봐야 되겠습니다.
삼각대를 가져올까 스트로브를 달고 올까 고민하다 스트로브를 달고 왔는데 동굴효과 까지는 아니라도 좀 과하게 빛이 터져서 스트로브 광량을 최소로 줄였습니다. 역시 야간 직광 촬영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장안문을 정면으로 왼쪽으로 걸으면 방화 수류정과 동북 각루 쪽으로 갈 수 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선선한 바람을 쐬며 걸어가 봐도 좋습니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한참을 걸어다가 적당한 곳에서 다시 돌아왔습니다.
멀리 보이는 곳이 동북각루(방화수류정)와 화홍문 주변 입니다. 밤에는 이곳 주변의 공원도 참 예쁘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성벽 주변에 모 외국의 문화재 주변 관리 정책 처럼 건물 고도 제한을 두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사실 수원 화성 성벽이 수원 중심부에 꽤 길게 늘어서 있기에 성벽이 이처럼 복원되어 관리되고 있는것만 해도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 같습니다.
꽤 많은 거리를 걸었는데 생각보다 아이들도 힘들어 하지 않고 무척 즐거워 합니다. 밤과 조명은 사람을 들뜨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는것 같습니다. 낮에 왔을때 보다 더 신나하는 아이들 입니다.
잠시 아래의 장안문과 그 주변 성벽의 아름다운 경관을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에 온다면 꼭 삼각대를 들고 와야 할 듯 합니다. 손각대다 보니 야간이라 흔들림이 좀 있습니다.
야간에 아름다운 성벽을 볼 수 있는 수원 화성의 장안문과 장안 공원, 낮이 아닌 밤에 꼭 한 번 들려서 그 아름다움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