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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

지인 돌 스냅 촬영. 아마추어 사진가가 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들

이번 주는 사진을 취미로 즐기는 지후대디에게 또 다른 재미있는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인 요청으로 돌잔치 스냅 촬영을 한 것입니다.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보면 종종 돌 잔치나 결혼식에서 보조로 (때때로 아무도 요청하거나 시키지 않아도) 사진을 담는 경우가 많습니다. 메인을 해달라는 요청이 있는 경우는 아무래도 전문 상업 사진가가 아니다 보니 가능하면 늘 피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혹여 일생에 단 한번 뿐인 행사를 부족한 경험과 실수로 망치기라도 한다면 하는 커다란 마음의 부담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사진 취미를 가지고 있다면 지인의 결혼식 스냅이나 돌 스냅 같은 행사를 1~2번은 부탁받는 일이 숙명처럼 다가옵니다. 이 글은 저 역시 부족한 실력이지만 혹시나 이런 행사 촬영을 부탁받게 되었을때 저와 같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당황하지 않고 미리 대비하시라는 의미로 경험을 통한 팁을 한번 남겨 보겠습니다. 

 

당연히 프로 분들이면 뒤로 가기를 누르셔야 할 글 같습니다. 이 글의 대상자는 저와 같이 카메라를 평소에 들고 있다보니 어쩌다 그런 요청을 받게된 아마추어 사진가들을 위한 경험담에 가깝습니다. 프로 분들이라면 아마도 제 글이 많이 부족하게 느끼실것 같습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이다 보니 혹 부족한 부분이 있거나 틀린 부분이 있으면 가감없는 지적을 부탁드립니다.

저 역시 카메라를 들고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다 보니 이 전에도 몇 번 이런저런 부탁을 받아 메인으로 행사 스냅을 담아보았는데 대부분 당사자 가족들과 함께 하는 20~30명 규모의 비교적 소규모 돌 잔치나 백일 같은 행사였습니다.

 

지인 돌 스냅 촬영

 

그런 경우에 사진을 담고나서 참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제게 의뢰한 경우 대부분의 분들이 사진에 대한 기대감이 아주 크지는 않으셔서 부족한 제 사진에도 만족해 주셨고 사진 취미가 주변에 도움이 될 수도 있구나 하는 약간의 보람도 느낄 수 있었던 경험들 이었습니다.

 

지인 돌 스냅 촬영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전의 돌 스냅 촬영 경험은 주로 야외에서 내 아이들을 주광 아래서 담던 아빠사진사에게는 실내 촬영의 어려움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준 경험들이 되었습니다. 

 

조리개 우선모드로 촬영 하면서 실내에서 셔터스피드 확보를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해 사진이 흔들리기 일수였고 오막삼(5D Mark 3)이 아무리 고감도에도 좋은 바디라고 하지만 ISO를 제한하지 않았더니 제멋대로 치솟은 고 ISO는 자세히 보면 자글 자글한 노이즈를 꽤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익숙치 않은 스트로브 사용은 많은 사진에서 동굴현상이 나오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많은 사진이 멋을 위해서가 아닌 도저히 보정할 길이 없을 때의 선택지인 흑백보정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장비의 힘으로 그나마 건진 사진들이 있어 체면치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면서 실내 촬영 테크닉에도 좀 관심이 있어서 사진에 빠진 몇몇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그러하듯 결혼식에 참석하거나 돌 잔치등에 가게되면 부탁 받지 않아도 메인 스냅작가 뒤쪽에서 스트로브 사용하는 방식을 슬쩍 훔쳐보거나 구도를 담는 모습들을 따라하며 같이 사진을 담아 봅니다. 때로는 동선에 방해되지 않을 만큼 다가가서 사진을 같이 담는척 하면서 메인작가의 카메라 상단 다이얼과 LCD를 부러 줌해서 촬영해 본 적도 있습니다. 카메라 상단 LCD에서는 조리개 값과 여러 설정값들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업으로 사진을 찍을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어두운 실내와 같은 환경의 사진에서 이른바 망사(망한 사진)을 양산했던 경험상 이러한 프로들의 노하우가 궁금했기 때문 입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제 글이나 사진에 대한 지적은 괜찮지만 사진 사용을 흔쾌히 허락해주신 모델분들에 대해서는 지켜야 할 예의를 꼭 지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진 도용등의 문제로 일부 사진을 삭제 하였습니다

 

촬영 환경을 미리 파악하자

 

지인 돌 스냅 촬영

 

돌 스냅을 촬영할때 대부분의 프로들도 아직 손님이 없을때 미리와서 이곳 저곳을 보고 미리 배경만 사진으로 담아보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돌 잔치 주변의 분위기와 모습도 담고 잔치가 시작하기전 해당 장소에서 사진을 담기 좋은 배경이나 장소를 탐색하면서 겸사겸사로 사진을 담는것 같습니다.

 

또 돌 잔치에 소품이나 주변 모습들도 몇장 정도 미리 담아두면 좋습니다. 돌 잔치를 하는 곳의 분위기 같은 것을 몇장의 사진이 잘 나타내 주고 양념적인 성격으로 나중에 사진 동영상을 만들거나 할때 넣을 수 있어 좋습니다.

제 경우는 행사 장소에 도착하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조명과 천장의 높이와 색 입니다. 천장이 흰색이고 높이가 높지 않다면 그날 촬영은 아주 쉬워집니다. 그럴때는 걱정 없이 스트로브를 사용하고 바운스로 주로 촬영을 합니다. 실패가 적은 가장 해피한 경우가 되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메인 사진들을 스트로브 직광을 쳐야할지 스트로브를 끄고 낮은 조리개 값과 ISO를 좀 높여서 노스트로브 촬영으로 갈지를 미리 결정해 두고 시험 촬영도 해봅니다.

 

스트로브를 사용할 경우에는 스트로브는 ETTL, 바디는 M 모드로 설정하고 미리 스트로브도 터트려 보면서 이런 저런 설정을 달리해서 이쁜색이 나오도록 미리 조정해 두는게 좋습니다. 그동안 유심히 지켜본 프로들 중에도 스트로브 사용이 아주 익숙한 분이 있고 감도를 올려 노스트로브 촬영을 선호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여의치 않게 직광 촬영을 해야 한다면 최대한 뒤로 물러서서 줌으로 당기는게 그나마 동굴효과를 줄여주는 것 같습니다.

 

 

부모들도 돌 잔치의 주인공 들 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것은 도착하자 마자 아이를 담느라 부모들을 전혀 담지 않는 일을 피해야 합니다. 돌 잔치를 하는 날은 아이를 돌까지 무사히 잘 키워낸 부모들의 수고를 축하를 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평소와 달리 멋지고 예쁘게 꾸민 부모들이야 말로 돌 잔치의 또 다른 주인공 입니다. 아이가 준비되기 전 부모들의 사진도 따로 담을 수 있다면 몇 컷 정도 담아두는게 좋습니다.


아이의 시선을 유도할 것들을 준비하자

돌 무렵의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바라보게 하는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많은 돌 스냅작가들이 종종 궁극의 아이템으로 이용하는 도구가 있는데 바로 손바닥 모양으로 생긴 딱따기 입니다.

지인 돌 스냅 촬영

궁극의 아이템 딱따기

 

어차피 지인이 있다면 부탁을 해서 촬영하는 동안 딱따기를 흔들어 시선을 끌어주면 좋습니다. 평소 아이가 가지고 놀던 장남감이나 딱따기를 카메라 뒤편에서 흔들면서 어르고 달래준다면 아이의 시선을 카메라 쪽으로 돌릴수 있어 좋습니다. 비누방울총도 참 좋은 도구가 됩니다. 자연스럽고 예쁜 표정과 자연스런 시선을 유도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웃음이 있으면 다 좋습니다.

 

경험상 아이들이 웃으면 그 사진은 언제나 A컷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기뿐만 아니라 부모님들도 잘 웃으면 그 사진은 언제나 좋았습니다. 보통 경력이 오래된 스냅작가들은 말씀도 잘하고 아빠 어께도 툭치고 아재 개그라도 치시지만 내향적인 제 경우에는 알아도 쉽지 않은 일이긴 했습니다. 특히 한다리 건너 지인이라면 서로 어렵습니다. 정답은 그런걸 내려 놓고 농담도 하고 모델분들 표정이나 미소를 칭찬해 주는게 가장 좋지만 우리 같은 아마추어들이 쉽게 그런 경지에 도달하기는 어려우니 성격상 어렵다면 역시 평소에 원만하고 재미있는 성격의 도와줄 구원군을 찾는게 좋습니다.

 

도우미가 있으면 천군만마


지인 돌 잔치라면 평소 알던 사람들 중 섬세한 여성분들에게 부탁해서 도우미를 부탁하면 좋습니다. 어느정도 사진 촬영을 이해하는 분이면 더 좋습니다. 카메라 뒤에서 딱따기를 흔들어 주거나 비누방울을 불어주거나 사진을 담느라 잘 신경쓰지 못한 아이의 삐뚤어진 모자나 콧물을 닦아주거나 하면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아이들 뿐만 아니라 도움을 주는 분들에게도 잘하면 잘했다고 무한 칭찬을 곁들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A컷은 가능한 한 기본 보정을 해서 전달하자

 

 

보통 지인 촬영이면 보정을 하지 않고 촬영한 원본을 그대로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A컷이라면 몇장 정도는 보정을 해서 준다면 훨씬 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어흠 하고 조금 잘 난체 할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사진 보정을 너무 욕심내서 모든 사진을 보정 하기는 어렵습니다. 보통 전문 업체를 통한 경우도 보정은 20장 내외이고 30장을 넘는 경우가 잘 없습니다. 일반인이자 아마추어인 우리가 그렇게 많은 장수를 보정을 하기는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없고 어렵습니다. 10장 정도에서 시간이 허락한다면 20장 정도 보정을 하면 좋습니다.

 

사진 보정을 해보신 적이 없으면 최소한 명도 조정이라도 신경을 써서 하면 좋습니다. 요즘은 구글 닉 콜렉션 같이 강력한 무료 보정 도구가 있다보니 과거에 비해 보정을 쉽게 할수 있습니다.

 

지인 촬영의 장점은 빠른 사진 피드백 입니다. 업체나 스냅사진가의 경우 보통 1주일 빨라도 3~4일 후에나 사진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그보다 빠르게 주는 경우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에 비해 우리 같은 아마추어 들은 보정에 골몰하느라 사진을 늦게 주는 것 보다는 기본적인 보정을 하고 최대한 빠르게 사진을 전달해 주는게 강점이 됩니다. 늦어도 다음날은 사진을 전달해 줄 수 있도록 하는게 좋습니다.

 

 

 

 

렌즈

 

결혼 본식 촬영까지 하던 준 프로에 가깝던 분이 행사에는 밝은 단렌즈 하나와 전천후로 사용 가능한 표준 줌 정도가 있으면 된다는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납니다. 제 아이들을 주로 담다보니 제 렌즈 구성이 의도하지 않게 행사에도 딱 맞게 최적화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꼭 아래와 같은 L렌즈를 이용하지 않으셔도 당연히 좋은 사진을 담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유심히 지켜보니 스냅 작가 분들도 대부분 50mm F/1.4 나 F/1.8, 85mm F/1.8 등의 단렌즈로 사진을 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래는 제 렌즈 구성 입니다. 사실 어차피 제 경우에 달랑 렌즈가 2개뿐이라 구성이라 하기도 뭐 합니다만 이런 행사에 의외로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지인 돌 스냅 촬영

EF 85mm F/1.2L II USM 일명 만투

 

때론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인물을 담는 렌즈로 여전히 최고의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는 렌즈 입니다. 만투 렌즈는 돌 행사가 시작되기 전 컨셉 사진이나 포토존에서 사진을 담을때 이용합니다. 여전히 독보적이고 독특한 인물 사진을 뽑아내주는 렌즈 입니다.

 

지인 돌 스냅 촬영

EF 24-70mm F/2.8L II USM 일명 신계륵

 

돌 행사가 시작되면 보통 신계륵으로 렌즈를 교체합니다. 행사와 인물 이모저모를 담기에 다 좋습니다. 캐논의 표준줌이자 막상 있으면 잘 사용하지 않게 된다고 계륵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또 다른 별명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행사의 제왕 입니다.

 

24-105mm를 이용하는 프로들도 많이 보았는데 뒤에 이야기 하겠지만 아주 어두운 장소가 아니라면 F/2.8 조리개 보다 F/4 로 고정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제가 보기에도 24-105mm F/4 나 형아계륵이라 불리는 24-70mm F/4 고정 조리개 정도면 합리적인 렌즈 선택일것 같습니다.

 

조리개

 

노스트로브라면 경우에 따라서 조리개를 열어야 하지만 주변 조명이 충분하고 스트로브를 쓴다면 평소보다 조리개를 조여 두는게 좋습니다. 단체 사진을 담는다면 좀더 더 살짝 조여주어서 심도를 깊게 해주는게 좋습니다. 그래야 사람의 얼굴이 아웃포커스로 날아 가버리는 것을 방지 할 수 있습니다.  저와 같은 아빠 사진사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평소처럼 아웃포커싱을 남발해서 행사에 주변인들 얼굴도 같이 마구 날려버린다는 점 입니다. 돌 스냅과 같은 행사 사진은 기록성의 성격도 있기 때문에 조리개를 살짝 조여주는게 좋습니다.

 

물론 행사전 컨셉 사진을 담거나 한다면 상황에 맞게 적절히 조리개를 열어야 겠지만 행사가 시작되면 가급적 조리개는 F/4 정도로 조여두는게 실패를 막는 방법 입니다.

 

 

여분 메모리 카드와 배터리를 준비하자

 

어떤 촬영이던지 사진을 찍기전에 미리 고려해 두어야 할 일이긴 합니다. 그리고 행사 사진은 생각보다 컷을 많이 찍어야 될 수 있습니다. 여분의 메모리카드와 배터리를 미리 준비해두면 나중에 난감하고 당황스러운 일을 겪을 확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프로의 경우는 투 바디를 가지고 다니면서 만일에 있을 사태에 대비하는 경우도 종종 보았습니다.

 

 

최대한 많이 찍자

 

보통 우리 같은 아마추어들은 한방에 딱딱 원하는대로 찍는 컷 마다 성공적인 사진만 담을 수는 없습니다. 한 장면은 잘 담겼다고 생각이 들어도 꼭 2장 이상을 담고 인물은 최대한 여러장을 담습니다. 컷 수를 아끼지 말고 많이 찍어서 건진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우리 같은 아빠 사진사는 일단은 아마추어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됩니다. 우리가 온갖 노력을 다해도 다년간 전문적으로 촬영해온 경험이 많은 분들과는 어차피 퀄리티 면에서 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어느정도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사진을 담는 마음가짐도 아주 중요한 요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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